• 1917~2017 승리와 실패의 교훈 그리고 혁명적 소수의 복원 4
    • 1917~2017 승리와 실패의 교훈 그리고 혁명적 소수의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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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혁명적 소수의 복원을 위해

     

    우리는 한 시대, 한 계급의 혁명을 언급할 때 한편의 무용담이나 화석화된 경전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한다. 그것은 혁명의 기억을 지우거나 왜곡하는 자들이 바라는 것이다. 역사는 일어날 것 같은 상상이 아니다. 그것은 '실제 일어난 일'에 대한 이야기다. 러시아혁명은 실제 일어난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역사이자, 계승해야 할 혁명 전통이다.

     

    100년 전 혁명을 돌아보며 필자는, ‘혁명의 기억’이 지워지는 과정과 현재도 계속되는 지배계급의 ‘거짓 환상’ 공세가 같은 맥락임을 지적했다. 이러한 공세는 너무 오랜 기간 지속되었고 지금의 노동계급은 자신의 유일한 혁명의 기억, 미래에도 필요한 혁명적 전통까지 망각할 위험에 처해있다. 그래서 과거 투쟁에서 교훈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금과 같은 계급투쟁과 혁명운동의 극심한 침체기에 그것은 더욱 혁명적/계급적 소수의 책무이자 책임이다.

    혁명적 소수의 복원도 바로 여기에서 시작해야 한다. 혁명적 실천의 복원은 지배계급의 의도대로 과거를 지우고 혁명적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왜곡되고 지워졌어도 과거 혁명으로부터 교훈을 찾고, 혁명적 전통을 복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의 기억에서 러시아혁명이 지워진 것은 지배계급의 공세 때문이지만, 혁명적 소수의 책임도 크다. 부르주아 지배계급의 ‘거짓 환상’과 다른 한 편의 ‘가짜 사회주의’와 철저히 단절시키지 못했고, 계급투쟁에서 ‘세계혁명과 코뮤니즘’이라는 최종목표를 분명히 하면서 전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간의 후퇴와 패배의 연속은 혁명적 소수를 계급투쟁과 계급의식 발전에 어떠한 영향도 줄 수 없는 작은 점으로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프롤레타리아트의 미래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지금의 극심한 침체는 낡은 운동의 몰락과정에서 겪어야 할 필연적 고통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미래를 바라보며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 이제는 실패의 유산을 반복하지 말고 새로운 승리를 준비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1919년 코뮤니스트 인터내셔널이 낡은 운동인 ‘사회-애국주의 반역자와의 단호한 단절’로부터 시작했듯이, 낡은 운동과 지금 당장 단절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필자는 낡은 운동과 단절한 혁명적 소수의 운동을 혁명적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과거 운동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코뮤니스트 운동’이라 규정했다.

     

    첫째, 새로운 코뮤니스트 운동은 총체적이어야 한다. 모든 것을 정치사상의 문제로 환원하지 않고 여러 운동과 다양한 대중행동과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더욱 창조적이고 풍부하게 발전해야 한다. 코뮤니스트 운동은 정치뿐만이 아니라 생산과 소비, 문화와 심리 등 인류의 삶을 규정하는 모든 영역으로 문제의식을 확장하여, 자본주의 가치법칙과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를 넘어설 수 있는 총체적 운동이어야 한다.

    둘째, 코뮤니스트 운동은 혁명적 계급의식의 집단적이고 역사적인 산물이다. 따라서 개별 활동의 연합이 아니라 ‘집단적 활동’, ‘지속성’, ‘실현 가능성’을 가져야 한다. 혁명 강령과 코뮤니스트 노동자의 집단적 존재가 이를 가능케 해주며, 이것은 코뮤니스트 조직의 생존 기반이자 물질적 힘이다.

    셋째, 코뮤니스트 운동은 조직에서도 코뮤니즘 원리가 실현되어야 한다. ‘각자의 능력에 따라 모두가 기여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코뮤니스트조직은 과거 왜곡된 전위당 노선이나 스탈린주의 공산당들과 같이 일방적 지도체제와 획일적 성원 규정을 갖는 것이 아니라, ‘정치의식의 균질화’에 기반을 두고 성원들의 자발성, 다양성, 창조성을 극대화하는 조직체계를 가져야 한다. 또한, 모든 조직 운영은 총회에 책임을 지는 직접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며, 내부 소통에서는 이론과 지식, 정보에 대한 정직한 표현과 전달, 그리고 토론에서 상호 존중과 모욕 금지, 차별금지를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혁명적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반성과 코뮤니스트 운동의 전망>>, 이형로, (코뮤니스트 5호, 2017 . 4)

     

    여기에 더해, 그동안 계급 운동을 왜곡하고 새로운 운동과 주체의 성장을 가로막아온 운동 사회 내부 모순과의 단호하고 전면적인 투쟁과 그것의 기본인 고통과 차별에 대한 ‘집단적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피억압 계급은 생산과 생존의 현장에서만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다양한 차별과 억압구조 아래 고통받고 있고, 새로운 주체와 운동은 바로 이러한 공감과 투쟁을 통해 내부모순을 극복하면서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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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명적 소수의 기본임무는 분파 활동

     

    노동자운동과 계급을 위한 교훈은 레닌이 말한 것처럼, “노동자운동의 역사가 조직의 역사”라는 것이다. 오늘날 아무런 원칙 없이 ‘계급정당’을 선언하거나 퇴행적 강령(정치원칙)에 기반을 둔 ‘사회주의/혁명조직’을 자임하는 것이 유행이다. 하지만, 이것은 실패한 과거의 반복이거나 퇴행하는 노동자운동을 추종한 결과이다. 러시아혁명과 코민테른의 역사에서 우리는 혁명적 소수의 진정한 태도를 볼 수 있다.

    제 2 인터내셔널의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 자본주의 체계 속으로 통합(자본주의와의 어떠한 혁명적인 단절 없이도 사회주의를 향해 평화적으로 진화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개혁주의적 흐름)되어 갈 때, 프롤레타리아 투쟁의 새로운 조건들을 최초로 인지했던 "좌파" 흐름들(분파)이 그것이다. 러시아의 레닌, 독일의 로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의 판네쿡, 이탈리아의 보르디가는 러시아의 볼셰비키, 네덜란드의 트리뷴그룹 등으로 활동해야 했지만, 이들 중 누구도 고립되어 활동하지 않았다. 기회주의 흐름이 제2 인터내셔널 전역으로 확산되자 그들은 각각의 정당들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조직된 분파로써 활동했다. 1920년대에는 타락해가는 제3 인터내셔널로부터 분리해 나왔던 코뮤니스트좌파들의 국제적인 분파 활동이 있었고, 1928년 이후 스탈린주의 반혁명세력에 맞서 투쟁해 온 수많은 코뮤니스트들의 공헌이 있었기에, 소수이지만 오늘날 진정한 맑스주의의 살아있는 연속성이자, 미래의 인터내셔널(세계혁명당) 형성에 기여할 혁명세력이 존재하는 것이다.

     

    “분파의 역할은 무엇보다 살아있는 사건을 통해 간부를 교육하고 이러한 사건의 의미와 철저하게 대면하는 것이다.··· 분파의 역할 없이 러시아 혁명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분파 없이 레닌 자신도 책벌레로 남아 혁명지도자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분파는 계급조직을 위해 계속해서 일하는 유일한 역사적 장소이다.” << 4/3 인터내셔널을 향하여>>, Bilan(빌랑), (1933. 11)

     

    그러므로 혁명적 소수는 여기서 후퇴를 멈추어야 한다. 모든 낡은 실천과 조직을 멈추고 다시 ‘혁명’으로 돌아가야 한다. 낡은 운동의 복원이 아니라 혁명적 전통의 복원을 통해 다시 한번 제대로 된 운동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그것의 시작은 혁명적 분파 형성과 활동이다.

     

    현실에서 원칙을 지키며 ‘투쟁하는 노동자’, 계급의식을 갖고 실천하는 ‘의식적 노동자들과 함께 다시 한번 소수파 운동, 그 고난의 길로!

     

    노동계급 자기해방의 최종목표, 세계혁명과 공산주의의 목표를 분명히 하는 혁명적 분파 운동으로!

     

    혁명 강령, 프롤레타리아 민주주의, 혁명적 실천에 기반을 둔 분파 형성, 혁명조직 건설로!

     


    2017.11


    국제코뮤니스트전망 ㅣ 이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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