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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사건에서 '피해자1'과 '피해자2'로 명명되었던, 우리의 동지에게
  • J사건에서 '피해자1'과 '피해자2'로 명명되었던, 우리의 동지에게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예전 어느날 그대도 이 세상이 불평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세상의 변화를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과 인생을 쏟는 일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싸우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동지'를 찾아 사회운동조직에 찾아온 것입니다.

    그러나 사회운동조직이라는 곳도 세상 모순에서 전혀 자유로운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대는 실망할 때가 여러 번 있었을 겁니다.
    그대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동지라는 사람이 당신을 성욕의 대상으로 삼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대는 그자에 대한 그간의 신뢰가,
    사회운동에 대한 애정이,
    사회의 변화에 대한 가치관이,
    세상에 대한 기대가,
    함께 무너지는 것을 경험했을 겁니다.

    그러나 그대는 이때도 싸우기로 결심합니다. 처음에는 불의에 저항하겠다는 결심만이 필요했겠지요.
    그런데 각오했던 것보다 그 길이 너무 멀고 길었던 겁니다. 매우 치졸했고, 그대에게 너무 많은 인내와 외로움을 선사했습니다.

    그는 아직도 사과할 줄 모릅니다. 온갖 뱀의 혓바닥들이 아직도 그대를 비난할 거리를 찾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잘못했고, 그대가 그에게 온전한 사과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오랜 싸움 끝에 남은 것은, 어쩌면 초라한 성과입니다.
    그대는 패배감과 무력감에 삶의 의욕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적어도 당신은 우리 사회에 돌을 던진 사람입니다.
    그 돌은 우리 사회운동조직들에 맞고, 균열을 내고, 충격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크게 흔들렸습니다.
    이것은 변화의 시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부정하고, 누군가는 화를 내고, 누군가는 회피하고, 귀신같이 도망갈 방도들을 찾고자 할 겁니다.
    그러나 끝끝내 외면할 순 없을 겁니다.
    변화는 오고 있습니다.

    계속 생각해 보겠습니다.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아직 정확한 길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찾아 보려는 노력을 계속하겠습니다.

    이것이 그대가 우리에게 선사한 일입니다. 당신의 고통으로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평탄한 길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대는 때로는 넘어지기도 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단지 한번의 승리를 위해 싸우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작은 변화라도 서로 연결해 봅시다. 그런 우리가 하나가 아니라 아홉, 열, 아흔아홉, 백명이 되어가는 모습을 그려 봅시다.

    세상은 그렇게 아주 천천히, 마침내 바뀌어갈 것을 믿습니다
    우리는 그대 곁에 계속 서 있겠습니다.


    2018년 8월 30일
    당신의 동지, 진보네트워크센터 드림

     

    J 성폭력사건해결 공동대책위원회 보고서
    http://communistleft.jinbo.net/xe/index.php?mid=cl_bd_05&document_srl=33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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