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뮤니스트
  • [코뮤니스트 11호] 4년에 한번 5년에 한번 「빵과 서커스」
  • 4년에 한번 5년에 한번 빵과 서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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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는 로마는 빵과 서커스로 유지된다.”라는 말로 로마 사회를 비판했다. 빵과 서커스(Bread and circuses)는 유베날리스가 고대 로마 사회의 세태를 시편에서 사용한 표현이다. 빵과 게임 (Bread and games) 이라고도 한다.

     

    축제를 변형시킨 형식이 로마의 키르쿠스 (Circus 서커스)’ . 서커스는 로마 황제가 정치적인 불만 세력이 될 농후한 프롤레타리아트(하층 로마시민)에 눈요깃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대형 원형 경기장의 이름이다. 아울러 로마의 시민은 매일 빵도 배급받았다.

     

    로마제정의 우민정책을 빵과 서커스라고 비꼰 사람이 바로 당대의 풍자시인 유베날리스다. 당시 원형 경기장에서 이루어진 구경거리는 벤허의 전차경주, ‘쿼바디스의 사자 (기독교도를 잡아먹는) 검투사의 검투 시합 등이다.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는 44년 동안 재위하면서 총 44번의 대규모 서커스를 열었다.

     

    2002년 월드컵이 열릴 때 나는 붉은 악마의 함성 뒤로 끌려가는 노동자를 보았고, 생존을 철거당하는 노점상도 보았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월드컵과 올림픽이,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2~3년에 한 번씩 번갈아 돌아오는 것을 보면서 저들만의 축제를 보았다. 붉은 악마의 생동감을 느끼기 전에 씁쓸함을 먼저 느낀 것은 그만은 아닐 것이다.

     

    조카와 축구 경기를 보러 간 적이 있다. 나는 그 원형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면서 검투사가 생각이 났다. 신분적으로는 자유롭게 보이나 여전히 자본주의 검투사처럼 느껴졌다. 그냥 축구를 축구로 보면 될 것인데 자꾸 답답하고, 허하다. 며칠 후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난투극을 벌인다. 용감무쌍하다. 검투사 같다.

     

    그래 노래를 만들자. 곰곰이 생각해보고 하고 싶은 말을 노래로 만드는 거야...’

    1집 타이틀곡인 빵과 서커스는 이렇게 만들었다. 아랫글은 나보다 더 이 노래를 잘 설명한 어느 기자의 글이기에 인용해본다. 좀 쑥스럽지만...


    빵과 서커스는 시대 상황에 대한 촌철살인의 풍자곡이면서 권력과 관료화된 운동에 대한 신랄한 비틀기이다. 이 곡에서 우창수는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과 운동의 회절과 변절, 대의주의와 직접민주주의, 노동조합의 관료화와 권력화를 비판하며 혁명과 동학을 연결한다. 그리고 그들의 축제가 아니라 우리의 축제를 벌이자고 말한다. 이 곡의 테마가 된 글을 잠시 빌리면, 그는 월드컵과 수많은 관 주도 축제, 그리고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등을 로마의 풍자 시인이 말했던 그들만의 축제로 보고 21세기 한국사회의 오늘과 실업자, 철거민, 조합에서 해고된 노동자 등을 통해 민중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눈에 대의제 국회는 정략적 이익을 위해 주먹질도 마다하지 않는 21세기의 검투장이며 민중은 대의제 아래 민중 의지와 상관없이 거수기로 전락하고 있음을 경고하며 풍자한다.

     

    이러한 정치적 대안으로 동학의 이 가졌던 소통에 주목하고 사라진 광장정치와 높아만 가는 대중정치판의 단상을 허물어 우리들의 또 다른 축제를 벌이자고 노래한다. 그가 왜 2007년 말미 정치 계절에 음반의 제명을 빵과 서커스로 택했는지 알만하다.”


     

    2020, 코로나19 사태 속에 한국에서는 4년 만에 총선이 치러졌고, 도쿄 올림픽은 연기되었다. 지난 국회에서 난투극을 벌인 몇몇 검투사 의원들은 낙선했고, 직접민주주의는 더욱 멀어졌다.

     

    2020년 4월

    우창수

     

     

     

    빵과 서커스

     

    작사, 작곡, 노래 : 우창수

     

     

    1.

    화려한 불꽃과 미끈한 다리

    웃으며 행진하는 높은 양반들

    쳐다보고 오르려 하지마라 축제를 즐겨라

    달콤한 초콜릿 발렌타인 데이

    코코아를 따러가는 어린 노동자

    거대한 써커스 공을 굴려라 지문 없은 작은 손 헤 -

     

    2.

    지상의 방한칸 포크레인 삽날

    아스팔트 노점상의 불안한 하루

    빚더미 실업자는 멀리 떠나고 술병은 외롭다

    조합에서 쫓겨난 황당한 해고자

    추방당한 블랑카는 소식이 없고

    생존의 벼랑 끝은 농성중이다 날 벼린 방패와 함께 헤 -

     

    3.

    오월의 핏빛 하늘은 맑게 개이고

    877,8,9는 다큐가 되고

    광화문 네거리 촛불 밝혀라 팔려갈 진보를 위해

    우리의 대표를 굳게 믿어라

    의사당 검투사의 빛나는 용맹

    민주의 시대를 굳게 믿어라 우린 모두 거수기 헤 -

     

    4.

    저아래 접들이 기포를 한다

    은밀히 돌고 도는 사발통문이

    혁명의 빨강색 비타민 C 우린모두 메신져

    오늘은 우리들의 축제를 벌이자

    저들의 빵과 총도 꺽어 버리자

    공장의 담장은 헐어버려라 두려워 마라 헤 -

     

    (후렴)

    사년에 한번 이년에 한번 헤이 헤 빵과 써커스

    오늘도 좋고 내일도 좋아 헤이 헤 빵과 써커스

     

    나랏 말싸미 민중과 달라 서로 사맛디 아니할세 헤

    어깨를 걸고 어깨를 걸고 헤이 헤 밥과 자유

    손뼉을 치고 노래를 부르며 헤이 헤 평등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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