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투쟁
  • 정부는 장애인건강권법 실효성 확보하여 장애인의 죽음을 방치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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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건강권위원회 성명서]

    정부는 장애인건강권법 실효성 확보하여 장애인의 죽음을 방치하지 말라!
    - 대한의사협회는 파업보다 사회적 약자와 전국민 공공의료 보장에 함께 하자! -

    다가오는 14일, 대한의사협회는 파업을 예고했다. 우리는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 고래싸움에 본질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놓치고 새우등이 터져나가는 심각한 상황을 우려하고 규탄한다. 장애인들은 새우등이 터져 ‘끽’소리 없이 죽어갔다.


    코로나19로 인한 첫 번째 죽음은 청도대남병원의 정신장애인에게 찾아왔고, 그와 함께 청도대남병원의 폐쇄병동에서 지내던 정신장애인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그들은 서울에 위치한 국립정신건강센터로 이송된 뒤에야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송이 완료된 것은 첫 확진자가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난 뒤였다. 이조차 장애계가 청도대남병원의 코호트 격리에 대해 인권위 긴급구제를 진정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조치였다. 그사이 일곱 명이 죽었고, 이송이 완료된 이후로 사망자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공공병원이 충분해서 코호트 격리 조치를 내리는 대신 한시라도 빨리 이들을 이송할 수 있었다면 사망자가 이렇게까지 나왔을까?


    이후 발생한 대구 성보재활원 집단감염 사례에서도 코로나19 확진 장애인 거주인은 서울의료원으로 이송 후 치료받을 수 있었다. 시설 입소 중증장애인 확진자는 민간병원에서 입원을 거부당한 후 장애계의 투쟁 끝에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되어서야 적절한 의료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장애인이 치료받지 못해 타 지역으로 이송되거나, 입원 가능한 병원을 근처 지자체에서 찾지 못해 사망하거나, 병원을 찾다가 생명이 위독해진 사례가 지역 곳곳에서 보고되었다.


    공공병원이 부족했기 때문에 장애인 확진자는 즉시 적절한 의료적 처치를 받을 수 없었고, 장애인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정기진료 및 처방이 필요한 장애인은 의료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지역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지원할 수 있는 의료공급체계가 있었다면 시설에서 정신장애인이 단체로 감염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장애인주치의가 충분히 있었다면 감염에 취약해 입원하기 어려운 재가 장애인에게 별도의 검진 체계를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투석 및 의료관리가 필요한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메르스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장애인 감염병 대책은 비장애인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만일 1차 장애인주치의 시범사업으로 인해 드러난 의료기관 내 편의시설 부족, 의료진의 장애 인식 부족, 의사소통 수단 부재, 응급의료이송수단 부재 등 의료접근성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했다면 장애인은 의료 공백 상황에 놓이지 않았을 것이다. 시범사업 사업 대상자는 전체 중증장애인의 0.09%에 불과했다. 허나 명백히 문제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로 장애인의 건강권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장애를 손상으로 규정해 오직 예방과 재활을 목적으로 하는 정부의 태도는 그 누구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는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 문제는 외면한 채, 장애인이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를 ‘장애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원격의료를 도입해 의료영리화를 부추기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회에서 장애인이 건강하게 살 수 없는 이유는 ‘장애 때문’이 아니라 장애인의 건강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구멍 난 사회안전망 때문’이다. 의료급여에서 부양의무자기준을 지금 당장 폐지하는 것과 함께 구멍 난 사회안전망을 고쳐나가야 한다.


    장애인건강권및의료접근성보장에관한법률(이하 장애인건강권법)은 2015년말에 제정되어 2017년 말에 시행되었다. 장애인건강권법은 장애인들에게 법이 아니었다. 보여주는 전시물이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장애인에게 닥친 의료공백과 돌봄공백 어느 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그 법은 코로나19의 재난 상황에 빠진 장애인들에게 지푸라기도 되지 못했다. 법에 규정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책무’, ;장애인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수립‘, ‘장애인의 의료기관등 접근 및 이용보장 등’, ‘장애인 건강주치의’ 등 어느 하나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다. 전시물도 이런 초라한 전시물이 따로 없다.


    우리는 코로나19의 재난 시대 ‘장애인건강권법’ 개정을 통해 상황에 빠진 장애인에게 지푸라기라도 되어줄 근거를 만들어 내고, 장애인주치의 등 공공의료 강화를 통한 장애인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장애인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투쟁을 시작할 것이다.


    20년만의 전국의사총파업이 의료계의 ‘밥그릇 지키기’에 불과한 현실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고래싸움을 그만 멈추고 정부와 의료계는 새우등 터지는 장애인들의 건강권과 전국민의 공공의료 보장부터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2020년 8월 1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건강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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