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투쟁
  • 잘 가라, 세상
  • 조회 수: 2477, 2021-05-03 11:52:23(2021-05-03)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잘 가라, 세상

     


    우리는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죽고 싶어도 사는 사람들
    우리는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사람들이다
    살고 싶어도 죽는 사람들


    다녀올게요
    오늘까지 일하고 나는 죽었어요
    저녁부터는 쉬어도 돼요
    내일은 깨우지 마세요


    어머니는 시커멓게 타버린 나를 낳았어요
    꿈도 없는 아버지는 나에게 꿈을 묻지 않았어요
    당신은 달아나는 꿈을 얼마만큼 쫒고 있습니까?
    당신의 꿈은 누구의 편입니까? 


    우리는 탈출하지 못했다
    우리는 순식간에 갇혔다
    우리는 한꺼번에 죽었다
    우리는 보통 떼죽음을 당했다 
    우리들의 시체는 여기저기 분산되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본 세상은 불덩어리였다


    구급차는 날마다 우리에게 달려온다
    우리를 태우고 떠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린다
    나도 내 얼굴을 알아볼 수 없다
    나는 내가 이렇게 죽을 줄 알았다


    살아있는 눈에 뜨거운 노동의 흔적이 그어진다
    나도 언젠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날이 있으리라
    잘 가라, 세상!

     

    詩 | 임성용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notice communistleft 312 2024-02-29
notice communistleft 289 2024-02-28
160 communistleft 3378 2017-12-19
159 communistleft 3380 2018-10-20
158 communistleft 3390 2018-10-24
157 communistleft 3390 2020-12-14
156 communistleft 3414 2017-11-30
155 communistleft 3421 2019-08-21
154 communistleft 3424 2015-06-11
153 communistleft 3426 2016-04-16
152 communistleft 3427 2020-05-27
151 communistleft 3432 2016-04-03
150 communistleft 3436 2015-06-24
149 communistleft 3467 2021-09-23
148 communistleft 3476 2019-04-09
147 communistleft 3477 2018-10-12
146 communistleft 3506 2020-05-29
145 communistleft 3507 2018-10-12
144 communistleft 3519 2017-03-23
143 communistleft 3551 2018-04-13
142 communistleft 3580 2018-06-24
141 communistleft 3617 2020-12-06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