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 미 대사 피습사건: 과잉반응과 전망의 부재를 넘어
  • 조회 수: 1819, 2015-08-07 12:19:32(2015-03-09)
  • 미 대사 피습사건: 과잉반응과 전망의 부재를 넘어


     

    지난 3월 5일 벌어진 주한미국대사 피습사건에 대해 정부와 보수 진보를 막론한 정치권 전체가 강도 높은 비판과 ‘테러’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주한 미 대사에 대한 신체적 공격일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으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고, 중동순방에서 귀국하자마자 리퍼트 대사가 입원한 병원으로 달려가 그를 위로하고 한미동맹이 이상 없음을 확인시켜줬다.

     

    이에 발맞춰 여당과 보수단체들은 종북 몰이와 배후세력 규명촉구에 나섰고, 경찰은 사건을 국가보안법으로 엮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술 더 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번 피습사건을 계기로 '테러방지법 입법 촉구'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토록 억지스럽고 과잉된 반응이 나온 것은 위기에 처한 박근혜 정권과 지배계급이 이 사건을 이용해 다시 한 번 보수-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제국주의 지배질서의 한 축인 '한미동맹'을 강화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피습사건은 정부와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테러 일반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과거 정권으로부터 심각한 피해를 당하고 현 체제에 비판적인 민족주의자 개인이 저지른 극단적 분노표출에 가깝다. 따라서 사건의 원인 규명과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정치적으로 악용해 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여당-보수세력과 이번 사건을 테러라고 규정하고 단호히 반대하면서도 일상적으로 자행되는 국가폭력에 대해서는 묵인해 온 야당-진보세력의 모순된 대응 모두 사기극에 불과하다.  

     

    우리는 국가폭력과 테러리즘에 대한 노동자민중의 계급적 관점을 명확히 하는 것으로 전망을 찾고자 한다.

     

    지배세력과 평화주의자들의 모순적이고 이중적인 테러리즘 반대와 다르게 코뮤니스트가 테러리즘을 반대하는 이유는 테러리즘이 결코 코뮤니즘 혁명의 주체인 다수 계급의 정당한 투쟁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테러리즘은 다수 계급의 의식적이고 조직화한 행동에 기반을 둔 정당한 물리력과는 관련이 없으며, 단지 새로운 세계를 건설할 미래가 없는 계층들의 극단적 폭력의 표현일 뿐이다. 또한, 테러리즘은 항상 전쟁을 일으키는 수단이 되거나 지배계급의 조작에 이용당해 노동자민중 운동을 곤경에 처하게 해왔다.

     

    하지만 테러를 빌미로 국가가 저지르는 더 큰 폭력과 모든 억압적 조처야말로 노동자민중이 가장 경계해야 할 '조직적 폭력'이다. 진정한 테러리스트는 바로 자본주의 '국가'이며, 노동자 민중에 대한 국가폭력이야말로 일상적으로 자행되는 '생존위협' 자체이기 때문이다. 노동자 민중의 삶에 대한 폭력, 육체와 정신에 대한 폭력, 생각과 정서에 대한 폭력, 현재의 욕망과 미래의 희망에 대한 폭력, 생존권을 지키려는 저항에 대한 폭력, 소수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 자신들의 삶과 세상을 바꾸려는 투쟁에 대한 모든 폭력은 '자본주의 국가의 조직된 폭력'이다.

     

    테러리즘의 반대는 국가(간)폭력도 평화주의도 아닌 코뮤니즘이다. 코뮤니즘으로 향한 길과 국가폭력-테러리즘을 소멸시키는 길은 다르지 않으며, 그 과정에서 국가권력이 조직된 폭력을 행사한다면 어떠한 평화적인 길도 없다. 현대사회에서 벌어지는 테러는 부패하고 쇠락해가는 자본주의의 산물이자, 야만적 자본주의 사회 위기의 표현이다. 국가폭력을 전제로 한 지배계급의 추악한 '민주주의'로는 테러를 중단시킬 수 없다. 오직, 사회의 다수 계급이 착취와 야만에 기반을 둔 이 체제를 전복함으로써 더는 이윤과 경쟁과 인간에 대한 착취와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인류 공동체로 나아갈 때 모든 테러를 종식할 수 있다. 한반도의 평화 또한 한미동맹의 강화나 또 다른 제국주의와의 동맹이 아니라, 모든 제국주의 세력과 단절하고 군사력을 배경으로 유지되는 착취와 이윤추구의 경쟁 관계,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폐절시켜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번 사건을 악용하고 과잉 반응하는 지배계급과 위선적인 정치에 휩쓸려 박근혜 정권과 자본에 맞선 노동자민중의 정당한 투쟁과 아래로부터의 직접행동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더 과감하게 행동하고 더 강력하게 저항하자!

     

    2015년 3월 9일

     

    국제코뮤니스트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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