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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뮤니스트 정치원칙 - 4. 이른바 ‘사회주의’ 국가들과 우리가 건설할 코뮤니즘
  • 4. 이른바 ‘사회주의’ 국가들과 우리가 건설할 코뮤니즘


     

     1917년 러시아혁명을 통해 탄생한 노동자국가는 1920년대 후반까지는 노동자권력 아래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위한 시도들이 수행되었지만, 스탈린주의 반혁명 이후 1930년대부터는 노동자계급에게 권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는 러시아 혁명 이후 몇 달 안에 이루어진 소비에트(노동자평의회)의 제도적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 1917년 신분제 폐지, 철도노동자 노동시간 1일 8시간 실시, 군대 계급 폐지, 1,886개 전략회사 몰수, 종교의식을 하지 않는 결혼제도 실시, 낙태법 제정, 모자보호 연구소 개소, 1918년 소비에트 연방 러시아 공화국 선포, 사회주의 적군의 창설을 위한 법령 선포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법적, 제도적인 혁명적 조치에도 불구하고 소련의 노동자계급은 소비에트 생산의 주체, 권력의 주체가 되지 못했다. 최초의 프롤레타리아 혁명인 러시아의 10월 혁명이 주요 유럽 국가들에서 프롤레타리아 투쟁의 물결이 패배하고 소비에트 러시아가 고립되면서 사회주의로의 이행이 실패하게 된 것이다. 1918년 봄 테일러주의의 재도입과 1인 경영의 강제 그리고 혁명의 성과를 방어하려는 임시조치들, 즉 정치반대의 분쇄, 짜르 관료의 재고용, 자본주의 생산방식과 인센티브 재부과는 러시아 노동자계급의 실질적 권력을 깨뜨리고 ‘노동자정부’와 노동자 사이의 틈새를 벌여놓고 말았다. 이 과정은 3년간의 내전 동안 혁명적 노동자계급의 죽음으로 더욱 굳어졌고, 세계혁명의 연이은 실패는 볼셰비키를 고립시켰다.

     

    결과적으로, 당시의 러시아는 1차 대전의 패배와 내전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세계분업 내의 후진적이고 종속적 지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부 자본주의적 이행 형식을 들여와 이행을 추구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이어받은 스탈린은 5개년 계획의 도입과 농업의 집산화로 소련이 사회주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지만, 오히려 일국사회주의와 반노동자계급적인 당 독재의 강화를 가져왔다. 당이 곧 계급이라는 잘못된 판단 속에 당이 모든 권력을 장악했고, 당이 노동자계급을 대신하는 사회가 시작된 것이다.

     

    레닌의 죽음과 세계혁명의 명백한 침체에 힘입은 스탈린의 일국사회주의 선언은 국제주의와의 공개적 단절이었으며 세계 제국주의 권력으로 러시아를 건설하는 약속이었다. 이것은 사회주의가 승리한 세계혁명의 열매임을 주장한 1917년의 볼셰비즘과 완전한 대조를 이루었다. 그러나 볼셰비키가 러시아의 국가와 경제ㆍ경영에서 엉키면 엉킬수록 고립되고 낙후한 상황에서라도 성취할 수 있는 사회주의를 향한 단계를 더욱 더 이론화하기 시작했고, 그 중 하나인 원시적 사회주의 축적이론은 산업성장을 노동계급의 이해와 사회주의와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산업성장은 노동계급의 착취를 통해서만 이루어졌다. 한마디로, 원시적 사회주의 축적은 본질적으로 자본축적을 의미했다. 유럽 혁명운동의 패배와 러시아에서의 반혁명의 과정은 코민테른을 구성하는 당들에게 러시아 국가를 방어할 필요성을 부과하고, 동시에 그 당들이 사회민주주의 전략과 전술로 후퇴하도록 하면서 코민테른에 반영되었다.

     

    이러한 러시아의 일국사회주의는 생산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법률상의 소유형식만을 바꾸어 놓았다. 그것들은 생산수단의 사적소유의 진정한 성격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개인 소유의 법률상의 측면만을 폐지한다. 노동자는 생산수단의 사용에 있어서 어떤 진정한 통제력도 소유하지 않으며, 생산수단들은 그들로부터 분리되어 있다. 결국 생산수단들은, 그것들을 소유하고 공동으로 관할하는 관료 조직을 위해 단지 집산 화되었을 뿐이다.

     

    자본주의 생산양식은 일반화된 상품생산 체제이며, 자본주의 생산의 목적은 잉여가치의 획득과 축적이다. 여기서 자본주의가 단순히 상품생산과 시장의 무정부성에 기반 한 이윤추구 체제라는 기본인식을 넘어, 자본주의의 핵심이 자본의 사회적 관계의 지배이며, 자본은 본질적으로 소외된 노동의 자기 확장임을 인식해야 한다. 소련의 노동자들은 임금을 위한 교환을 위해 일했으며, 그들은 자신의 노동을 소외시켰고 자본을 생산했다. 소련에서 잉여가치는 사적 자본주의에서와 같이 새로운 잉여가치를 추출하기 위하여 생산과정에 재투자되었다. 소련은 이러한 자본과 임노동의 사회관계가 생산수단과 생존수단의 국가소유 제도로는 근본적으로 변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으며, 스탈린주의 옹호자들의 생산수단의 국가소유(국유화)가 전체인구에 의한 소유를 의미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임이 밝혀졌고, 이것은 단지 소유형태의 법적인 형식이었을 뿐 전혀 노동자계급의 소유가 아니었다. 결국, 국가와 그 관료조직에 의한 자본주의적 생산의 집중화와 계획화는 소유의 폐지를 향한 한 걸음 진전이 아니라, 단지 이것을 더 효과적으로 성형하기 위한, 착취강화를 위한 한 수단에 불과했다. 따라서 사회주의는 생산 수단의 사적 소유와 양립할 수 없지만, 사적 소유의 부재(사회주의 경제의 창조를 위한 필요 불가결한 전제조건임에도)는 그것 자체로 사회주의와 동의어가 아니다.

     

    러시아에서의 반혁명은 국가가 주도하고 명령하는 특수한 형식을 취했고, 이것은 10월 혁명의 이행과 사회주의의 건설이라는 핑계로 민족경제의 재조직화로 나타났다. 이 과정은 그 후 중국, 동유럽, 쿠바, 북한 등등에서 추진되었고, 이들 모든 국가들은 사회주의적인 요소는 말할 것도 없고 노동자계급적인 그 어떤 것도 찾아볼 수 없다. 사회주의라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회를 참칭하며 타도해야 할 대상인 자본과 관료의 독재가 가장 쇠퇴한 형식으로 지배할 뿐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제국주의 동맹체제 안에서 세계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는 국가자본주의 체제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와 다르게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한 적이 없고, 따라서 단 한 번도 프롤레타리아가 권력을 가진 적이 없어 현재의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와 과거의 마오주의 이데올로기 모두 자국자본의 이익을 위해 프롤레타리아를 희생시키면서, 오히려 그들을 탄압하는 것에 사용되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소련의 경험은 첫째, 일국사회주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국가의 이름으로 자본을 축적함으로써 소련에서의 국가는,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소유가 폐지되고 부르주아지가 축출되었다는 환상을 만들어냈다. 일국 사회주의의 가능성에 대한 스탈린주의 이론 및 소위 사회주의 국가들이나 노동자 국가에 대한 환상은 이러한 은폐에 모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둘째, 명령경제는 사회주의가 아니며, 사적소유 철폐와 국가소유로의 전환만이 아니라, 생산수단의 사회화와 국가 권력이 노동자계급의 지배 아래 존재하는 노동자평의회 체제이어야 한다. 셋째, 러시아 혁명의 교훈은 국가기구가 반혁명의 도구가 되었다는 사실이며, 이행기에 계급과 국가 사이의 관계 문제의 복잡성과 난해성을 명료하게 보여주었다. 앞으로도 프롤레타리아와 혁명가들은 이 문제를 우회할 수 없으며, 이것을 해결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넷째, 어떠한 노동자혁명도, 사회주의적인 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중국, 북한 같은 착취체제는 부르주아 체제와 똑같이 노동자혁명에 의해 타도해야할 체제일 뿐이다.

     

    코뮤니즘은 노동자계급의 자기해방으로, 아래로부터의 노동자평의회 권력의 창출과 강화를 통해 가능하다. 코뮤니스트 혁명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당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당이 노동자평의회를 대신할 수 없으며, 노동자계급의 집단적 권력을 당이 가질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건설할 코뮤니즘은 혁명의 시작과 함께 사회의 모든 권력을 노동자계급이 집단적으로 행사하는 노동자평의회 권력을 수립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다. 노동자평의회가 모든 정치와 경제와 산업을 장악하고 노동자평의회가 전 사회에 걸쳐 모든 권력을 행사할 것이다. 코뮤니즘 생산관계는 생산수단의 국유화, 사적소유의 철폐를 넘는 생산수단의 사회화이며, 생산수단의 사회화는 노동자평의회의 전 사회적 권력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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