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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지 않았습니다.
나는 죽지 않았습니다.
누가 날더러 죽었다고 이야기합니까
한여름 그 무더운 7월의 뙤약볕 아래
서른 다섯 청춘을 잠시 내려놓고...
나는 어디에도 없는 내 이름을 불렀습니다.
아무리 불러도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는 내 이름을 찾아 나는 살아있습니다.
나는 죽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위해서 이날 이때까지 내가 살아왔는지
얼마나 뜨거운 분노의 거리를 내가 달려왔는지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는
파업의 현장에서 노숙농성장 보도블럭에서 여전히 머리띠를 두르고
피켓을 들고
단단한 주먹으로 서 있습니다.
나는 죽지 않았습니다.
50일이 넘게 꽁꽁 얼어붙은 냉동고에서
나는 이렇게 나의 두 발로 걸어나왔습니다.
나를 죽이고자 눈을 부릅뜬 자들 앞에서
내가 죽었다고 하지 마세요.
나보다 먼저 죽어간 친구들 앞에서
내 영정을 놓고 한송이 꽃을 바치지 마세요.
나는 죽지 않았습니다.
내가 지나온 길은 죽음의 길이 아닙니다.
비정규직 철폐투쟁 10년의 길입니다.
대법원 판결이행 정몽구 구속의 길입니다.
저 끝없는 광야의 시간이 멎은 길
빛나는 태양이 가리키는 대지의 길
내가 가혹하게 사랑했던 노동자의 길입니다.
아, 나는 죽지 않았습니다.
나를 위한 눈물은 곧 나의 죽음입니다.
죽어도 결코 이대로는 죽을수 없는 나는
환한 내 웃음이 머물던 자리
정의와 승리가 피를 흘린 자리
그 자리를 내 목숨으로 영원히 지킬 것입니다.
- 임 성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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