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투쟁
  • 노동자가 열사가 될 때 - 임성용
  • 조회 수: 1113, 2016-09-26 12:25:04(2016-04-03)
  • 노동자가 열사가 될 때


    개나리 목련 진달래 벚꽃 
    봄날은 이리 환한데
    한 노동자가 목숨을 놓았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하는데
    아닙니다 아닙니다
    강요당한 죽음은 자살이 아닙니다
    죽게 만든 죽음은 타살입니다

    누가 죽였습니까?
    노조파괴 주범 유성기업과 현대차 자본입니다
    이들이 살인자입니다
    이들이 죽이니까 죽었습니다
    죽어서라도 외치려고 죽었습니다
    저 세상 먼저 보내야할 것들에게 맞서 싸우다
    저 세상 먼저 가서 그들의 죽음을 기다리겠다고
    영원한 결의를 다짐하러 떠났습니다

    1995년 유성기업 영동공장 입사
    스물 둘,
    2016년 3월 17일 자결
    마흔 셋,
    스물 두 살에 노동자가 되어
    스물 두 해를 노동자로 살다
    짧은 생을 내건 한광호 열사여
    한 목숨이 질 때
    눈 앞에 다가오는 사람들
    이지테크 양우권, 하이디스 배제형
    금호타이어 김재기, 버스노동자 진기승
    비정규직 노동자 최종범, 염호석, 박정식, 윤주형
    열 명, 스무 명 넘게 죽어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한 목숨이 질 때
    다시, 또다시 살아오는 목숨들

    탄압과 폭력
    감시와 파괴
    해고와 처벌,
    싸늘하게 식은 핏줄을 타고
    한 목숨이 질 때
    끊임없이 지고야 마는 목숨 끝으로
    흐르지 않고 목 맨 세월이 흐릅니다
    기어이 한 목숨이 질 때
    풀리지 않고 묶인 분노가 터집니다

    마지막, 체온이 단단한 돌이 될 때
    마지막, 고통이 저항의 숨결이 될 때
    마지막, 그립고 슬픈 사람의 얼굴이 지워질 때
    이렇게 봄이 올 때
    이렇게 꽃이 필 때
    이렇게 한 목숨이 질 때
    목숨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피어나야 하는가
    노동의 기억이 눈을 감을 때
    노동자가 열사가 될 때
    피맺힌 목숨의 노동자들은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임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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