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투쟁
  • 위험에 익숙해져 갔다
  • 조회 수: 4297, 2019-06-13 12:12:48(2019-06-13)
  • 위험에 익숙해져 갔다


    끝내 
    그는 한 뼘 남짓한 H빔 위에 모로 누워 버렸다
    그의 등 뒤에는 10미터 허공이 펼쳐졌다 
     
    가장 위험해 보이는 자세가 그래도 용접을 하기엔 최선의 자세
    그는 허공조차 안전지지대로 사용하는 법을 안다  

    몇 차례의 죽음을 넘어 
    오늘 하루분의 일용할 양식을 구하기까지  

    오로지 
    위험에 익숙해져 갔지만 

    그는 이 야만의 세계
    삶의 안전을 위한 최고의 역능을 숙련했는지도 모른다  
     
    난 한 뼘 남짓한 H빔 위에 모로 누운 그의 모습이 
    목숨을 살리는 방법 같고 삶의 안전을 위한 끈질긴 질문 같고
    이판사판 한 번 붙어 보자는 고공농성 같았다
    허공은 모로 누운 그의 모습을 닮아 수평을 이루었다  

    - 조성웅

    60214722_2339039479495719_3677697216148930560_n.jpg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notice communistleft 165 2024-02-29
notice communistleft 161 2024-02-28
150 communistleft 1696 2019-01-27
149 communistleft 4070 2019-01-22
148 communistleft 3452 2019-01-22
147 communistleft 5093 2019-01-10
146 communistleft 3428 2019-01-04
145 communistleft 2378 2018-12-19
144 communistleft 2843 2018-12-17
143 communistleft 4125 2018-12-16
142 communistleft 3708 2018-12-15
141 communistleft 2642 2018-12-15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