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투쟁
  • 위험에 익숙해져 갔다
  • 조회 수: 4378, 2019-06-13 12:12:48(2019-06-13)
  • 위험에 익숙해져 갔다


    끝내 
    그는 한 뼘 남짓한 H빔 위에 모로 누워 버렸다
    그의 등 뒤에는 10미터 허공이 펼쳐졌다 
     
    가장 위험해 보이는 자세가 그래도 용접을 하기엔 최선의 자세
    그는 허공조차 안전지지대로 사용하는 법을 안다  

    몇 차례의 죽음을 넘어 
    오늘 하루분의 일용할 양식을 구하기까지  

    오로지 
    위험에 익숙해져 갔지만 

    그는 이 야만의 세계
    삶의 안전을 위한 최고의 역능을 숙련했는지도 모른다  
     
    난 한 뼘 남짓한 H빔 위에 모로 누운 그의 모습이 
    목숨을 살리는 방법 같고 삶의 안전을 위한 끈질긴 질문 같고
    이판사판 한 번 붙어 보자는 고공농성 같았다
    허공은 모로 누운 그의 모습을 닮아 수평을 이루었다  

    - 조성웅

    60214722_2339039479495719_3677697216148930560_n.jpg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notice communistleft 281 2024-02-29
notice communistleft 265 2024-02-28
190 communistleft 3692 2016-02-13
189 communistleft 4628 2016-03-08
188 communistleft 3687 2016-03-23
187 communistleft 3600 2016-03-23
186 communistleft 3719 2016-03-26
185 communistleft 3316 2016-04-03
184 communistleft 5565 2016-04-11
183 communistleft 4744 2016-04-14
182 communistleft 3285 2016-04-16
181 communistleft 4414 2016-04-22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