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투쟁
  • 위험에 익숙해져 갔다
  • 조회 수: 4338, 2019-06-13 12:12:48(2019-06-13)
  • 위험에 익숙해져 갔다


    끝내 
    그는 한 뼘 남짓한 H빔 위에 모로 누워 버렸다
    그의 등 뒤에는 10미터 허공이 펼쳐졌다 
     
    가장 위험해 보이는 자세가 그래도 용접을 하기엔 최선의 자세
    그는 허공조차 안전지지대로 사용하는 법을 안다  

    몇 차례의 죽음을 넘어 
    오늘 하루분의 일용할 양식을 구하기까지  

    오로지 
    위험에 익숙해져 갔지만 

    그는 이 야만의 세계
    삶의 안전을 위한 최고의 역능을 숙련했는지도 모른다  
     
    난 한 뼘 남짓한 H빔 위에 모로 누운 그의 모습이 
    목숨을 살리는 방법 같고 삶의 안전을 위한 끈질긴 질문 같고
    이판사판 한 번 붙어 보자는 고공농성 같았다
    허공은 모로 누운 그의 모습을 닮아 수평을 이루었다  

    - 조성웅

    60214722_2339039479495719_3677697216148930560_n.jpg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notice communistleft 231 2024-02-29
notice communistleft 223 2024-02-28
200 communistleft 3544 2020-06-25
199 communistleft 3240 2020-05-29
198 communistleft 3766 2020-05-28
197 communistleft 3529 2020-05-27
196 communistleft 3209 2020-05-27
195 communistleft 3956 2020-04-30
194 communistleft 4200 2020-04-30
193 communistleft 3824 2020-04-19
192 communistleft 2630 2020-04-03
191 communistleft 5217 2020-03-27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