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투쟁
  • 폐쇄병동 집단감염 사태를 돌아보며 - 완전한 탈원화 대책만이 대안이다
  • 성명서

    죽고 나서야 폐쇄병동을 나온 이들을 애도하며

    청도대남병원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집단수용시설의 본질을 묻다

     

    코로나19,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 최악의 집단감염 사태 발생

    24일 오후 6시 기준코로나19 사망자가 8명으로 늘었다이 중 6명은 모두 청도 대남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해있던 정신장애인 입원자이다병원 내 바이러스 최초 유입경로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는 가운데폐쇄병동 입원자의 경우 전체 102명 중 10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사실상 전원 감염이다이미 2번째 사망자가 지난 11일 경 발열 증상을 보였지만병원 측은 19일 2명의 입원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 8일의 기간 동안병동 내 입원자들은 무방비 상태로 바이러스에 노출되었다우리는 코로나19사태와 같은 재난 상황이 폐쇄병동 입원자와 같은 사회적 소수자 얼마나 폭력적인 재앙을 불러오는지지역사회 의료시스템이 집단격리수용 시설과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를 여실히 확인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격리된 공간 폐쇄병동그곳에 사람이 있다.

    국내 첫 사망자 역시 청도 대남병원에서 발생했다그가 왜 이곳에서 20년 넘게 살아야 했는지왜 사망 당시 그의 몸무게가 42kg밖에 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다만 코로나19의 국내 첫 감염자로악화하는 상황 속 슈퍼 전파지의 첫 사망자로만 불렸을 뿐이다첫 번째 사망자의 지난 20년 장기입원생활의 끝은 바이러스 감염 사망이었다우리는 다시금 한국 사회에서 폐쇄병동에 수용된 정신장애인 인권의 현실을 깨닫는다철저히 고립된 폐쇄병동에서의 시간이이들에게 정말 치료의 시간이었을까병원은 청도군 화양읍 동네 속에 있었지만폐쇄병동 입원자들은 병동 밖을 자유롭게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문은 하루일과가 끝나면 밖에서만 잠겼을 것이고외부에서 누군가 열지 않는 이상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병원 근처 동네 마트골목길의 상가들길 건너 위치한 빌라촌병원 바로 앞에 있던 약국조차 이들과는 다른 세계에 속했다.

     

    지역사회로부터 분리된 집단수용 시스템은 여전히 견고하다.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OECD 회원국 중 조현병 환자의 정신병원 평균 재원기간은 2016년 기준 50일인데 반해우리나라 평균 재원기간은 303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정신건강복지법 개정으로 재원기간이 215일로 약간 감소했지만입원환자 수에는 변화가 없다원하지 않는(비자의=강제)입원율 역시 37.1%에 달한다오히려 선진국이 입원병상을 줄여 지역사회로 전환하는 추세인데 반해 한국은 병상은 늘고 있다법 개정 이후에도정신병원 입원자들은 철저히 지역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있다.

     

    폐쇄병동 집단감염 사태를 돌아보며 완전한 탈원화 대책만이 대안이다

    지난 한 달간 외출도면회기록도 한번 없었다던 그들에게 찾아온 것이 죽음까지 이르게 한 신종 바이러스라는 사실이 애통하다만약 폐쇄병동에 입원된 정신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았더라면그래서 동네 가까운 병원을 일상적으로 이용하고지역사회 통합된 환경에서 적절한 건강상태 점검과 신속한 조치를 받았더라면지금과 같은 초유의 집단감염 사태의 피해자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결국 우리가 마주한 청도 대남병원 폐쇄병동 집단감염 사태의 본질이 여기에 있다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단지 확인되지 않은 우연한 유입경로로 인해 벌어진 비극으로만 다뤄지지 않기를 바란다바이러스가 폐쇄병동 울타리를 넘지 않도록 코호트 격리가 시행된 지금우리는 앞으로 폐쇄된 문을 더 걸어 잠그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이유로 존재 자체를 추방하는 집단격리정책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고강력한 탈원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정신장애인을 위험한 사람으로 낙인찍고폐쇄병동에 집단수용해왔던 사회의 폭력을 함께 성찰해야 한다.

     

    폐쇄병동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또다시 코호트 격리라는 고립과 싸우고 있는 입원자분들그리고 의료진직원 분들의 안위를 빈다또한 죽고 나서야 폐쇄병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부디 그곳에서는 정신질환자라는 낙인을 거두고 존엄한 한 사람으로소중한 당신의 이름으로 불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20. 2.24.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covid19청도대남병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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