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투쟁
  • 세계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International Workers' Memorial Day) : 잘 가라, 세상
  • 조회 수: 4369, 2020-06-25 18:16:24(2020-04-30)
  • [402]shut_the_sites.jpg

    잘 가라, 세상


    우리는 모두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모두 늦잠을 자지 않고 일찍 나온 사람들이다
    우리는 노동으로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사람이다
    전능하신 하느님은 일용할 양식을 날마다 주지 않았다

    다녀올게요
    오늘까지만 일하고 나는 죽었어요
    저녁부터는 쉬어도 돼요
    내일은 일찍 출근하지 않고 늦잠 좀 잘게요
    깨우지 마세요
    시커멓게 타버린 몸을 그냥 놔두세요

    일을 하는 어머니는 일을 하는 나를 낳았어요
    당신 어머니는 대학교수입니까, 변호사입니까
    꿈도 없는 아버지는 나에게 꿈을 묻지 않았어요
    당신 아버지는 꿈이 있습니까, 누구의 편입니까 

    우리는 탈출하지 못했다
    우리는 순식간에 갇혔다
    우리는 한꺼번에 죽었다
    우리들의 시체는 분산되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본 세상은 불덩어리였다

    구급차는 날마다 우리에게 달려온다
    우리를 태우고 떠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린다
    나도 내 얼굴을 알아볼 수 없다
    나도 내가 이렇게 허망하게 죽을 줄 몰랐다
    잘 가라, 세상!

    - 임성용


    #세계산재사망노동자추모의날(International Workers' Memorial Day)
    #우리는_자본의_이윤을_위해_죽지_않겠다!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notice communistleft 311 2024-02-29
notice communistleft 288 2024-02-28
160 communistleft 3365 2017-12-19
159 communistleft 3365 2018-10-20
158 communistleft 3371 2018-10-24
157 communistleft 3387 2020-12-14
156 communistleft 3404 2017-11-30
155 communistleft 3412 2019-08-21
154 communistleft 3418 2015-06-11
153 communistleft 3418 2020-05-27
152 communistleft 3420 2016-04-03
151 communistleft 3420 2016-04-16
150 communistleft 3431 2015-06-24
149 communistleft 3459 2019-04-09
148 communistleft 3464 2018-10-12
147 communistleft 3465 2021-09-23
146 communistleft 3490 2020-05-29
145 communistleft 3492 2018-10-12
144 communistleft 3519 2017-03-23
143 communistleft 3544 2018-04-13
142 communistleft 3572 2018-06-24
141 communistleft 3609 2020-12-06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