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투쟁
  • 세계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International Workers' Memorial Day) : 잘 가라, 세상
  • 조회 수: 4323, 2020-06-25 18:16:24(2020-04-30)
  • [402]shut_the_sites.jpg

    잘 가라, 세상


    우리는 모두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모두 늦잠을 자지 않고 일찍 나온 사람들이다
    우리는 노동으로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사람이다
    전능하신 하느님은 일용할 양식을 날마다 주지 않았다

    다녀올게요
    오늘까지만 일하고 나는 죽었어요
    저녁부터는 쉬어도 돼요
    내일은 일찍 출근하지 않고 늦잠 좀 잘게요
    깨우지 마세요
    시커멓게 타버린 몸을 그냥 놔두세요

    일을 하는 어머니는 일을 하는 나를 낳았어요
    당신 어머니는 대학교수입니까, 변호사입니까
    꿈도 없는 아버지는 나에게 꿈을 묻지 않았어요
    당신 아버지는 꿈이 있습니까, 누구의 편입니까 

    우리는 탈출하지 못했다
    우리는 순식간에 갇혔다
    우리는 한꺼번에 죽었다
    우리들의 시체는 분산되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본 세상은 불덩어리였다

    구급차는 날마다 우리에게 달려온다
    우리를 태우고 떠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린다
    나도 내 얼굴을 알아볼 수 없다
    나도 내가 이렇게 허망하게 죽을 줄 몰랐다
    잘 가라, 세상!

    - 임성용


    #세계산재사망노동자추모의날(International Workers' Memorial Day)
    #우리는_자본의_이윤을_위해_죽지_않겠다!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notice communistleft 308 2024-02-29
notice communistleft 284 2024-02-28
200 communistleft 2797 2020-04-03
199 communistleft 2817 2019-07-14
198 communistleft 2818 2018-10-07
197 communistleft 2823 2018-12-15
196 communistleft 2825 2015-03-10
195 communistleft 2834 2017-09-19
194 communistleft 2877 2017-12-11
193 communistleft 2892 2017-02-27
192 communistleft 2893 2019-04-04
191 communistleft 2894 2018-04-04
190 communistleft 2900 2019-06-26
189 communistleft 2915 2019-05-14
188 communistleft 2920 2018-03-11
187 communistleft 2921 2018-04-05
186 communistleft 2943 2020-07-09
185 communistleft 3001 2018-04-11
184 communistleft 3009 2019-05-13
183 communistleft 3023 2017-05-12
182 communistleft 3033 2019-08-15
181 communistleft 3035 2018-08-25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