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투쟁
  • 구의역
  • 1.jpg
    구의역


    피의 스크린 도어

    서울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는
    시인들의 시가 
    너도 나도 적혀 있다
    적혀 있는 게 아니라 장식하고 있다

    시인이 되지 못한 시민들과 시인이 된 시인들이
    스크린 도어에 시를 적어 낼 때
    스크린 도어 하청업체 수리공의 탈출구를 알고 있었을까

    수리공의 월급이 일백사십만 원이고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컵라면을 가방에 넣고 다닌다
    시 한 편이 스크린 도어에서 빛날 때
    노동자의 팔다리는 비명도 없이 절명한다.

    거기 광고판이 년간 20억이란다
    지하철 시는 스크린 도어 게재 작품으로 선정되면
    신사임당 지폐 한 장 오만 원이란다

    오만 원 짜리 시가 떡하니 스크린 도어를 막아서니
    노동자의 입이 자물쇠 구멍으로 보인다
    핏방울이 시에 튀긴다
    피를 피해 달아나는 시가 흘러내린다


    詩 ㅣ 임성용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notice communistleft 9 2020-08-11
notice communistleft 30 2020-08-03
notice communistleft 251 2020-03-21
203 communistleft 40 2020-03-09
202 communistleft 58 2020-07-09
201 communistleft 70 2020-07-16
200 communistleft 74 2020-03-10
199 communistleft 89 2020-06-25
198 communistleft 95 2018-04-05
197 communistleft 103 2020-07-07
196 communistleft 104 2019-03-26
195 communistleft 104 2020-02-25
194 communistleft 104 2020-03-21
193 communistleft 106 2018-04-04
192 communistleft 118 2020-04-03
191 communistleft 139 2020-03-18
190 communistleft 139 2020-04-19
189 communistleft 151 2020-05-27
188 communistleft 158 2018-08-25
187 communistleft 160 2018-12-15
186 communistleft 160 2019-04-15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