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시리자는 곤경에 빠진 "유럽" 자본주의에서 우리를 구원할 것인가?
  • 조회 수: 4840, 2015-01-25 17:18:13(2015-01-25)
  • 시리자는 곤경에 빠진 "유럽" 자본주의에서 우리를 구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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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29일, 1월 25일 총선을 실시한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예상대로 아테네 주식시장은 4% 급락했다. 앞서 12월 9일 그리스 주가는 12.7% 급락해 유럽 전체 주가를 떨어뜨렸다.


    이는 그리스 의회가 대통령 선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현행 헌법 상 조기 총선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시장"의 우려와 불안은 급진좌파(?) 정당 시리자가 다수당이 되어 차기 정부를 구성하게 될 가능성이 극히 높기 때문이다. 시리자의 지지율은 여전히 27%에 이르지만 최근 들어 약간 떨어지고 있다. 때문에 현총리 사마라스의 소속당인 중도 우파 정당 신민주당은 충격에 빠지기 보다는 재기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리자와 지도자 알렉시스 치프라스에 대한 언론의 비방 캠페인은 이미 시작되었다. 치프라스는 유럽과 "시장"에 적대적인 정치경제 정책 때문에 그리스 국민의 희생을 무로 돌리고 나라를 다시 혼돈에 빠뜨릴 인물로 비난받고 있다. EU 집행위원장 융커조차 그리스 국민들에게 총선에 "책임감"을 갖고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치프라스를 찍지 말라는 말이다. 하지만 시리자의 강령이 정말 그렇게 무시무시한 것인가? 정말 유럽연합, 혹은 나아가 구대륙의 자본주의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는 것인가? 이에 답하기 전에 좀 더 큰 그림을 보기 위해 한 발 물러서 보는 게 유용할 것이다.


    다 알다시피 그리스는 유럽 "신자유주의"의 선봉으로 여겨졌다. 아테네 올림픽은 그래서 "시장"이라는 종교에 대한 맹신이 이 나라에 가져다 준 번영을 기념하는 축제로 인식되었다. 서브프라임 위기가 경제 "발전"의 약점을 드러낼 때까지 만사형통인 것처럼 보였다. 그것은 결국 우리가 실물경제라고 부르는 생산과정을 망각하고 (히틀러의 경제장관 얄마르 샤하트가 말한 대로) 돈이 더 많은 돈을 낳을 수 있다고 기대하며 빚과 금융투기(와 노동력에 대한 더 큰 착취) 위에 쌓은 사상누각에 불과했다. 이것이 현 자본주의 체제에 일반적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자. 하지만 (지금까지 적어도) 일부 국가들의 경우 그 메카니즘의 파행이 그들을 둘러싼 특수한 환경 덕분에 더욱 극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물론 그러한 극적인 결과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단지" 인구의 대다수만이 영향을 받을 뿐이다. 프롤레타리아트, 무수한 노동자들과 쁘티 부르주아의 일부, 심지어 소규모 사업자로 구성된 부르주아 중간층까지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은 이미 파산했거나 파산직전에 있다. 현재 50인 미만 고용 사업장의 반이 매출 부진과 세금과 은행 빛 때문에 폐업의 위기에 처해있다. (Il Fatto Quotidiano, 2014년 4월 23일)
    부르주아 하층의 일부에게는 웃을 일이 없는 정도겠지만, 프롤레타리아트는 끝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어야 할 판이다. 2008년에서 지금까지 정부통계는 생활수준의 급격한 악화만을 보여주었다. 디폴트와 국가 파산을 막기 위한 지원의 댓가로 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IMF라는 악명높은 삼총사는 비참함과 고통과 눈물을 퍼뜨리는 긴축정책(구제금융 조건)을 강제하고 있다. 임금과 예산 삭감은 대중의 소비능력을 축소시켜 위기를 심화시키고 크고 작은 많은 사업체를 문닫게 할 뿐이었다. GDP는 25% 떨어졌고, 실업률은 27%에 이른다. (청년실업률은 57%이다.) 얼마 안 되는 임금조차 몇 달씩 (심하면 1년까지) 체불되거나 식량이나 수퍼마켓 상품권으로 지불되기 일쑤이다.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는 영양실조가 늘어나고 있으며, 심각한 질병과 자살도 증가하고 있다. 범죄를 양상하는 자본주의의 범죄적 본성이 여기서 실체를 드러낸다. 유럽(주로 프랑스와 독일) 금융자본의 파산을 막기 위해 적어도 2400억 유로에 이르는 보조금을 주는 댓가로 강요받는 삼총사의 악명높은 조건 때문에 너무나 많은 고통과 절망이 생겨나고 있다. 자본은 연쇄살인마가 되었다. 12월에만 부가가치세와 정년을 늘이는 조건으로 25억 유로가 (같은 나라들에게) 추가 지원되었다. 한 마디로 정말 익숙한 노랫가락이다.


    부르주아는 말한다. "자, 우리는 카뷰레타에 모래를 집어넣고 회복의 동력을 방해하고 있는 '채무불이행' 위에 드라마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 몇이 과자를 못 사먹게 되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죽을 지도 모른다. (미안하지만 그들은 사실 더 일찍 죽었어야 했다.) 대대손손 내려오는 집안의 가보(섬, 공항, 기타 여러 기간시설)를 중국이나 사우디 자본에 팔아야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회복은 시작되고 있다. 2013년 국제수지는 12억4천만의 유로 흑자를 기록했다. 비록 그 사이 부채가 GDP의 175%에 이르렀지만, 우리는 마침내 저 유명한 터널 끝의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자본의 커다란 가치하락은 관광붐을 불러일으켜 약간의 성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것도 오직 자본에게만 그러하며 궁핍화와 임금소득 계급에 대한 갈취는 그것의 기본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그리스 경제가 난관을 극복했다고 주장한다면 지나치게 멀리간 결론이다. 그리스 자본주의의 진짜 문제는 유럽 및 세계 자본주의의 문제와 똑같다. 그것은 현재의 유기적 구성으로는 충분히 높은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할, 세계적인 축적의 진정 새로운 순환을 낳는데 요구되는 투자 수준을 불가능하게 하는 낮은 이윤율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리자는 박탈당한 빈곤계층의 광범위한 부분에서 큰 기대를 받으며 득세하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이 당은 긴축정책에 대한 반대 덕분에 4.5%에서 27%로 지지율이 상승했다. 실제로 이 당의 강령은 EU 구제금융 조건 반대, 최소임금과 연금 인상, 국가부채의 7~80% 삭감 등을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잘못 말하듯이 반유럽적 관점을 제기하거나 유로화에서 벗어나기를 원하지 않는다. "단지" "사회적"이고 생태적인 유럽연합으로 변화를 원할 뿐이다. 치프라스는 이 목표가 프랑크푸르트와 브뤼셀과 스트라스부르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을 명확히 알고 있다. 그는 한 손에 유로화로부터 이탈 가능성이라는 최후의 패를 쥐고 반대자들을 혼란시키는 한 편, 다른 한 편으로 금융 기생자들의 본산인 런던 시티에 대표단을 보내 존경을 표하고 있다.


    진정 반자본주의적인 (즉, 혁명적인) 정치 조직이라면 런던 시티의 은행가들과 "차를 마시는" 일 따위는 하지 않으리라는 점은 차치하고, 시리자가 정말 그들의 강령이라는 계란으로 유럽 자본주의와 그 기구들이라는 바위를 쳐볼 생각을 갖고 있다해도 은행가들은 기분좋게 시리자를 초청할 것이 분명하다. 그것들을 부수는 것은 고사하고 흠집이라도 내려면 다른 더 많은 수단들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구제금융 조건 같은 것을 폐지하는 것도 중요한 방편이지만, 유럽 정치구조 전체가 해체되지 않으면 안 된다. 나아가, 유럽 정치구조가 표현하는 자본주의의 현 국면이 낳은 결과들에 공격되고 파괴되어야 하는 원흉은 바로 자본주의 그 자체이다. 치프라스가 직면한 많은 문제들 중에 하나를 예로 들면, 유럽의 "뉴딜"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대체 어디서 조달할 것인가?


    부르주아 체제의 틀 내에서 높은 부유세를 부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외국자본을 빠져나가게 할 것이며, 국내자본과도 엄청난 갈등관계를 조성할 것이다. 융커의 경고/협박은 이런 의미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때 시리자는 부채와 유럽의 정치 경제 구조 전체를 맹력히 비난하며 체제 전체에 맞서 그리스 프롤레타리아트를 총동원하고, 유럽 프롤레타리아트(유럽 주민)에게 자국의 부르주아지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호소하는 정치적 도박을 부려야 할 것이다. 일방적인 채무불이행에 대해 경고한 바 있는 독일재무장관 볼프강 쇼이블레에게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치프라스는 미니잡(월 소득이 400유로를 넘지 않도록 정해놓은 일자리)과 시간당 6유로 이하의 일자리 사이에 끼여있는 1400만 독일 노동계급에게 무장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우리는 그 단어의 가장 나쁜 의미에서도 몽상가가 아니다. 우리는 그 정치조직에 들어가 있는 무기력한 트로츠키주의자들이 아무리 불만을 늘어놓는다해도 시리자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트로츠키주의 입당주의의 무기력함이란!


    연정을 통해서든 독자적으로든 치프라스가 집권한다면, 기껏해야 겉치레적인 몇 가지 조치들과 여기저기 몇가지 개량을 수행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본의 지배를 존중할 것이고 그 선을 넘어서지 않을 것이며 그럴 수도 없을 것이다. 이번만은 "우리는 분배의 시대의 경영이 아니라 긴축과 희생의 시대의 경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V. Da Rold, Il Sole 24 Ore, 2014년 12월 10일)"고 쓴 이탈리아 자본가들의 대변인에게 동의해야겠다. 맞다. 하지만 부르주아지들에게 그 말은 프롤레타리아트가 뒤로 물러나 그들이 말하는 당연한 질서에 유순하게 순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우리에게는 프롤레타리아트는 개량주의자들에게서 오래된 낡은 환상들 이외에는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고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적인 모든 것들처럼 더 나은 다른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인간이 만들어낸 사회질서를 깨부수는 것밖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Cb

    Translated from Battaglia Comunista (January 2015)


    <번역> 사회주의노동자신문

     

    <원문출처> http://www.leftcom.org/en/articles/2015-01-05/will-syriza-save-us-from-the-clutches-of-%E2%80%9Ceuropean%E2%80%9D-capit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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