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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뮤니스트 3호] 혁명조직(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구조와 기능 - 이형로
  • 조회 수: 2913, 2018-02-01 12:20:24(2013-09-15)

  • 혁명조직(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구조와 기능

    이형로

     

     


    들어가며

     


     우리는 지난 6월 ‘코뮤니스트 조직의 민주주의 문제’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조직 내부 소통 문제와 민주집중제, 그리고 조직체계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9월에 개최될 2차 토론회에서는 혁명조직 전반(조직구조, 역할, 문화)에 관한 심화토론을 할 예정이다.

     

     1980~90년대 비합법 정치조직 과정을 거쳐온 한국의 사회주의 조직들은 볼셰비키(코민테른 포함) 조직노선의 맹신 속에서 수많은 폐해를 겪어왔다.  최근의 사노위 추진 관련된 조직노선 논쟁1)또한, 이것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이글은 현존하는 국제 코뮤니스트 조직들의 구조(형식)를 소개·분석하여, 이후 우리가 건설해야 할 혁명조직에 대한 토론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이다.

     

     이번 호에서는 코뮤니스트좌파 경향의 국제조직인 ICC(국제코뮤니스트흐름, 이하 ICC)의 조직구조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싣는다. 이어서 ICT(국제주의코뮤니스트경향, 이하 ICT)를 소개할 예정이다.

     


    1. 국제 조직

     

    “코민테른 내에서 ‘좌파’의 전투는 특히 노동자운동의 가장 끔찍한 시기, 1920년대 말에 시작한 반혁명의 시기동안 싸웠기 때문에 특별하게 의미가 있다. 이러한 반혁명의 상황 속에서, 노동자운동의 급속한 쇠퇴 속에서 코민테른의 좌파 혁명가는 잊지 못할 투쟁을 수행했다. 당과 코민테른을 바로 세우는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 있었었고 그들도 스탈린주의 철권으로부터 당과 코민테른을 구하려는 것이 그들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이탈리아 좌파는 이것을 실천으로 옮겼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이론적으로 풍부하게 했다. 제국주의 전쟁과 프롤레타리아 혁명에 대한 코민테른의 입장은 계급을 배반하여 되돌릴 수 없게 했다. 조직의 반역이 분명하지 않고, 당이 적 진영에 무기와 짐을 건네주지 않는 한 진정한 혁명가의 역할은 프롤레타리아 진영 내에서 싸우고, 필사적으로 당을 지키는 것이다. 이것이 좌파가 거센 반혁명의 가장 어려운 조건에서, 코민테른에서 했던 일이다.”2)

     

    이러한 이탈리아 좌파를 계승하면서, 1975년 창립한 ICC는 미래 당 자체의 본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당은 계급을 대신하여 권력을 장악하지 않는다. 노동자평의회를 통해 권력을 장악하고 행사하는 것은 전체로서의 프롤레타리아계급이다. 하지만 당은 계급의 의식과 조직의 발전에서 핵심적인 요소이다.

    -당은 국제적이다. 프롤레타리아계급은 수행할 어떤 “민족적 임무”도 더 이상 갖지 않으며 세계적 기초 위에서만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 그래서 당 자체는 국가그룹들이나 정당들의 일종의 연합이 아니라 곧바로 세계적 기초 위에 건설될 것이다.

    -당의 건설은 노동계급 자신의 의식과 투쟁성의 발달에 의존할 것이다. 당이 가능하기 위해서, 노동계급이 그 당을 그 자신의 것으로 인정할 수 있고, 그 정치적 지향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해야 한다. 그러므로 당이라고 할 때, 우리는 사건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하나의 국제적 조직을 의미한다.

    -당의 강령은 코뮤니스트좌파에 의해 이루어진 작업과 입장들에 근거하게 될 것이다.3)

     

    ICC는 강령에서 혁명조직의 구조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프롤레타리아혁명의 불가피하게 세계적인 그리고 중앙화 된 본질은 노동자계급 정당에게도 똑같이 세계적이고 중앙화 된 성격을 부여하며, 당의 건설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들과 단체들은 반드시 세계수준의 중앙화를 목표로 노력하게 된다. 이것은 중앙조직들의 존재를 통해 확실히 드러난다. 그 조직(총회)의 회의체들 회합에서 하나의 중심인 정치적 책임이 중앙조직에게 이양되며, 이러한 회합들이 중앙조직에 대해 책임을 진다.”

     

    ICC는 세계혁명당(인터내셔널) 건설과 세계수준의 중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ICC는 ‘국제적 규모에서의 유기적이고 강령적인 통일’, ‘가입에 엄격한 기준이 있는 한정된 조직’임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적 규모의 통일은 ICC가 제2차 인터내셔널로부터 나온 조직과 유기적인 관계가 없고, 처음부터 국제 조직으로서 바로 출범했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강령토론을 진행해왔던 한국의 사회주의 세력에게 ‘국제적 규모에서의 강령통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그간의 폐쇄적이고 써클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사회주의 정치운동이 공개적이고 직접 대중을 향하고 있는 지금 ‘가입에 엄격한 기준이 있는 한정된 조직’이라는 의미는 가입조건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정치의식의 균질화를 조직전체가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국제조직일 경우 하나의 국가(지역)나 소그룹의 가입과정에서 장기간의 토론과 실천검증을 통한 강령통일과 행동일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한국에서의 사노련, 사노위 실험은 사회주의 운동의 역사적 맥락에서 어느정도 의미있는 운동이었으나, 강령통일 없는 연합운동의 한계를 보여준 실패의 사례이기도 하다.

     

    ICC는 국제적인 수준의 조직건설을 위해서는 각 나라의 코뮤니스트들이 처음부터 국제활동으로의 통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면서, 선전(출판)활동을 중요시하고 있다.

     

    “국제적인 수준에서 조직 건설 전략은 무엇인가? 어떤 새로운 나라에 떠오르는 투사들이 한 명이 있든 백 명이 있든 간에, ‘그 나라에서의 진정한 정치와 사회 투쟁’을 통해서, 그러나 이 새로운 투사들을 즉각 조직의 국제 활동으로 통합하기 위한 우리의 전략은 지역에서 이 동지들이 사는 나라에서 중앙화된 개입의 한 측면을 발전시키는 그룹(일국의 중앙화된 조직)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심지어 우리의 규모가 작다고 할지라도, 우리 조직이 새로운 그룹 동지들의 책임하에서 지역 출판물을 즉각 내려고 노력하는 이유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것이 한편으로 우리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 다른 한편으로는 직접적으로 혁명가 조직의 건설을 진행하는 것에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4)

     

    위와 같은 ICC 전략에 비판적인 IBRP(현 ICT)는 “미래의 인터내셔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조직 건설과 혁명가들을 다시 조직하려면 어떤 정책을 추구해야 할 것인가?” 에 대한 견해 차이로 논쟁을 벌여왔다. IBRP는 ICC를 선전그룹으로 평가하면서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우리는 다른 대회 결의에 기초할 뿐만 아니라 원칙적으로 이미 존재하는 하나의 조직 복제물로서 일국 조직들을 만든다는 생각에 반대한다. 이는 심지어 우리 조직에도 마찬가지이다. 프롤레타리아트 국제당(인터내셔널)의 일국 조직은 매우 인위적인 방식으로 일국 내에서 다른 곳에서, 더군다나 그 나라 자체의 진정한 정치와 사회의 투쟁 바깥에서 편집된 출판물들을 번역하는 중앙조직을 만듦으로써 건설되어서는 안 된다.”5)


    이에 대해 ICC는 “IBRP가 국제 조직의 구성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한다. 그저 일국 수준에서 그 자신의 조직을 통제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라면서, ICC는 필요할 때, 우리 조직이 같은 선전물을 즉시 그리고 동시에 회원이 존재하는 모든 나라와 또한 다른 나라들에서 배포할 수 있으며 그전에도 필요할 때마다 이를 증명해 왔다. ICC는 이 나라, 저 나라에 있는 지부들의 규모에는 상관없이 진정으로 단일한 국제조직이라고 주장했다. (ICC는 현재 20개의 언어로 조직의 입장을 출판, 배포하고 있으며, 아시아에는 인도와 필리핀 지부가 있다.)

     icc.jpg

     

     

     

    ICC는 또한, 조직의 규모와 관계없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한정된 조직임을 강조한다.

     

    “한 조직의 실제 계급 내에서의 ‘뿌리’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얼마나 일시적으로 인기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지 않다. 그것은 모든 것을 당면한 인기로 파악하는 것이자 기회주의의 접근법이다. 실제로 ‘뿌리’를 내리는 것은 역사적 수준에서 판단해야 한다. (그것은 계급의 과거 경험과 앞으로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  ‘뿌리를 내리는 것’의 주요 척도는 강령과 분석 수준의 명확함이며, 이는 다음의 것들을 가능하게 만든다.

     

    *어떠한 혼란이 노동자들에게 있던지 계급의식의 발전에 진정한 공헌을 하는 것

     

    *미래에 대비하여 튼튼하게 조직을 건설하는 것

     

    이것은 레닌과 멘셰비키 사이에 벌어진 논쟁의 핵심 지점이었다. 멘셰비키는 당의 문호를 머뭇거리는 잡다한 분자들에게 개방하여 커다란 영향력을 얻고 싶어했다. 그것은 또한 이탈리아 좌파와 코민테른 다수파 사이에 벌어진 공산당 당헌에 관한 논쟁의 핵심지점이기도 하다. (엄격한 조직인가 아니면 느슨한 조직인가가 코민테른이 가능한 한 빠르게 노동대중 내에서 ‘뿌리’를 내리기를 바란 이래로 이 논쟁의 핵심지점이었다.) 이탈리아 좌파는 1930년대 트로츠키주의자들에 반대하여 같은 입장을 주장했다. 혁명가 조직은 결코 자신의 원칙을 청산하고 적당히 처리하여 ‘뿌리’를 내려서는 안 된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IBRP가 잊어버린 이탈리아 좌파 투쟁의 위대한 교훈이다.”6)

     

    이 논쟁은 앞으로 새로운 인터내셔널의 건설 경로에서 단일한 국제조직 노선과 일국(지역) 조직들의 강령통일 노선 등으로 대립하며 다시 한 번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7)

     

     

    2. 혁명조직의 구조


     

    1) 국제대회

     

    ICC에서 국제조직으로써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국제대회이다. 다수의 지부(국가/지역)를 두고 있는 ICC에서 조직 통일의 결정적 순간은 국제대회(International Congress)이다. ICC의 프로그램이 결정되고, 풍부해지고, 명확해지는 것은 국제대회에서이다. 조직화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하여 더욱 간결해지거나 수정하는 것도, 과거 활동에 대한 대차대조표를 만들고 미래의 과업에 대한 전망을 도출하는 것도 국제대회이다.

     

    이러한 국제대회는 조직 전체에 의해 준비되고 있으며, 전 조직 최대의 관심과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국제대회에서의 정치적 방향설정과 결정들은 지속적으로 조직활동 방향의 기준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하며, 이후에도 조직 전체의 생존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대회는 정기성을 가지며, 지부(국가)별 총회 또는 여러 회의체, 기구에서 위임받은 한정된 멤버들이 참여하여, 충분한 사전토론과 대회의에서의 토론을 거쳐 결정하고, 다시 각 단위에서 토론과 총회를 통해 승인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과거의 민주집중제 형식과는 다른 방식의 중앙화 과정이다.  


    2) 핵심기관

     

    여러 회의(지부총회, 국제대회)에서 조직의 통일과 지속성은 핵심 기관의 존재에 의해 실현 된다. 핵심기관은 총회(국제대회)로부터 지명받으며, 총회에 책임을 지고 있다. 총회는 국제기관이든, 지역에 따른 기관이든 권한이 있는 중심 기관이다. 총회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한다.

     

    -조직을 외부 세계로 안내하는 것.
    -필요하면 언제든지 회의를 거쳐 결정된 기본 방향에 대하여 입장을 취하는 것.
    -조직의 모든 활동을 취합하여 방향을 설정하는 것.
    -외부 세계로의, 특히 언론에서의 ICC의 개입 수준을 관리하는 것.
    -조직 내부 활동에 활기를 불어넣고 이를 자극하는 것. (특히 내부 토론과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필요에 따라 토론에 대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조직의 재정적, 물적 자원을 관리하는 것.
    -조직의 보안을 위해 필요한 모든 역할을 수행하는 것.

     

    핵심 기관은 조직 일부분이다. 보통은 총회(국제대회)의 회의기간에 조직에 대한 책임을 진다. 그러나 이는 일부이며 핵심기관은 전체를 나타낸다. 이로 인해 핵심 기관의 입장과 결정은 개별적으로 취해진 조직의 다른 부분(part)들에 대한 이들 입장보다 항상 먼저 나온다.

     

    특히 소위 '레닌주의자'의 개념과는 반대로 핵심 기관(organ)은 조직의 도구이다. 핵심 기관은 혁명조직의 계급적 관점과 군사적인 관점으로도 피라미드의 정상이 아니다. 조직은 전투성이 가미된 핵심 기관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하게 통일된 네트워크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조직의 모든 구성원은 한 데 뒤섞여 함께 일한다. 핵심기관은 중핵으로 간주한다. 중핵은 유기적 개체인 조직의 신진대사에 관여한다.

     

    운동의 환경과 필요에 따라 핵심 기관은 자신을 소위원회로 임명할 수 있다. 소위원회는 총회에서 채택된 결의안을 시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들 소위원회는 총회에 대한 책임을 가진다. 보다 일반적 수준으로는 전체로서의 조직과 이들 핵심 기관 간의 관계는 핵심 기관과 소위원회의 관계와도 같다.

     

    ICC는 일상적 정치토론과 직접민주주의에 기반한 아래로부터의 평의회 구조와 고도의 정치의식 통일과 행동일치를 이끌어내는 국제적 규모의 중앙화를 지향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구조는 한국에서와 같이 사민주의에서 사회주의 조직을 막론하고 박제화 된 정치조직 구조(총회-대의원/전국위-중앙위-중집/운영위/대표단)를 갖고 있는 곳에서는 생소하다. 특히 조직내 다수파 차지와 핵심 기구의 장악이 전체 조직의 장악으로 연결되는 낡은 민주집중제 구조에 갇혀 있는 현실에서 ICC의 경험은 하나의 해결 단서를 제공해줄 수도 있다.


     

    3. 조직 내부의 차이와 통일

     

     

    ICC는 강령에서 조직 내부의 정치의식 균질화와 민주적 중앙화를 강조하고 있다.

     

    “혁명가조직의 구조는 두 가지 근본적인 요구들을 고려해야 한다.


    - 그것은 조직 내부의 혁명의식의 완전한 발전을 가능케 해야 하고, 그와 더불어 획일화되지 않은 조직이라면 존재하기 마련인 의문들과 의견차이들의 가장 광범위하고 구체적인 토론을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 그것은 동시에 조직의 결집과 행동일치를 보장해야 한다. 이것은 특히, 조직의 모든 부분이 대다수에 의해 선호된 결정들을 수행해야 함을 의미한다.”

     

    동시에 ICC는 만장일치주의를 경계하며, 토론의 중요성, 논쟁과 이견의 불가피성을 강조한다. 보르디가주의자의 주장과는 반대로, 혁명가 조직은 '획일'적일 수 없다. 조직 내부에서 존재하는 서로 다른 견해들은 계급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즉각 적용할 수 없는 살아있는 유기체라는 사실이다. 맑시즘은 도그마도 아니며 교리 문답서도 아니다. 이는 계급에 대한 이론적인 도구이며, 경험을 통하여, 역사적 미래를 향한 관점을 통하여, 이 도구는 점차 진보해나간다. 모든 인간의 사상에 있어서, 프롤레타리아적 의식이 발전하는 과정은 일련의 기계적인 과정이 아닌 모순적이며 비판적인 과정이다.

     

    조직 내부의 분열적 요소와 존재는 조직이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토론 문화는 다양한 정치적 입장들 사이의 격렬한 대립을 절대 배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직을 위험에 처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규칙이 지켜져야 한다. 이러한 규칙의 준수가 조직의 분열 요소에 대한 토론 속에서 조직을 강화시킬 수 있다. ICC의 경험에서 나온 몇 가지 규칙들은 다음과 같다.

     

    -안정적이고 완전한 토론 : 지역에서 정기적인 회합을 하고, 이들 회합의 안건을 조직에서 토론되는 주요 문건에 올릴 것 (어떠한 토론도 절대 억압되어서는 안 된다.)
    -폭넓은 소통 : 적절한 방법을 통해 조직 내부의 여러 입장이 가장 폭넓게 소통되게 할 것
    -음모적 소통 거부 : 비밀적인 당사자 간의 서신 교환에 대한 거부, 토론을 명확하게 해주는 것과 거리가 먼 것에 대한 거부 (이러한 서신 교환은 오해를 일으킬 소지가 있으며, 불신과 조직 내부에서 또 다른 조직을 형성하는 경향으로 나감으로써 조직을 불투명하게 만들 뿐이다)
    -분파 활동의 자유 보장 : 이견을 제시하는 그룹(분파/의견그룹)에 관련된 조직 기구의 징계적, 관리적 기준의 거부
    -결정 과정에 대한 공동책임 : 소수는 어떻게 조직 내부에서 소수가 되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수는 다수가 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전체 조직은 가능한 한 광범위하며, 명확한 논의에 관심을 둔다 (심지어 조직의 분열을 낳는 원칙의 갈래들을 다룰 때에조차도). 이는 소수와 다수 모두가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야 한다는 것에 달려 있다.
    -토론의 공개 : 조직에서 전반적으로 진행 중인 토론은 전체 프롤레타리아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이 나타날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공적 출판과 책임 : 특정한 수의 조직 구성원들로부터의 사적인 주도권에 따라서. 비슷하게 조직 내부에서는 문서를 출판하기 위해 조직 내부의 누구라도 형식적인 '권리'는 없으며 (개인적이든, 경향이든), 이는 책임 있는 기관이 문서가 유용하거나 적절하지 못하다고 여기는 경우이다.

     

    위의 규칙들을 통해서도 ICC가 토론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조직임을 알 수 있다. ICC는 “노동운동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는 대부분 각각의 의견들의 대립에서가 아니라 (물론 이 문제점이 근본적이기는 하지만) 토론하기를 거부하고 사실을 명확히 밝혀내는 과정을 무시하는 데서 왔다.”8) 면서 토론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혁명조직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주요 임무인 계급의식의 발전과 확장을 완수하려면, 집단적이며 국제적이고 우애적인 공개토론 문화의 배양은 필수불가결하다. 물론 이것이 정치적 성숙(좀 더 일반적인 의미에서는 인간적 성숙)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이다.”9)

     

     

     

    나가며


     

    ICC는 국제적 수준의 중앙화와 강령통일을 통한 인터내셔널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혁명조직의 구조는 총회(국제대회)에 기반을 둔 지부와 핵심기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조직 내부의 차이와 통일에 관해서는 토론문화의 중요성과 다수와 소수의 공동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ICC 역시 세대 간의 경험과 문화차이, 계급투쟁에서의 역할과 개입문제10), 그리고 코뮤니스트좌파 그룹 간의 열린토론과 공동작업의 부족11)등 많은 약점과 풀어야 할 과제가 무거워 보인다.

     

    2006년 한국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ICC는 ‘새로운 국제주의 운동’을 언급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점증하는 새로운 국제주의 그룹들의 존재와 그들과의 진지한 접촉을 국제적인 계급투쟁의 새로운 발전의 표현으로 보았다.

     

    그리고 “노동계급은 국제적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확신과 그래서 국제적인 접촉들이 근본적으로 중요하며 세계코뮤니스트당, 즉 이것 없이는 노동계급이 ‘하늘을 휘몰아쳐’서 이 쇠퇴하고 야만적인 자본주의 사회를 전복하고 새로운 세계적인 인류공동체를 창조할 수 없을 그런 새로운 인터내셔널을 미래에 건설하기 위한 조건들을 우리는 단지 우애적이고 열린 논쟁을 통해서만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라 강조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우리가 건설해야 할 혁명조직은 국제 조직을 지향하고 있는가? 국제주의 조직들과의 열린 논쟁을 위한 준비는 되어 있는가?

     

    우리는 현재의 수준에서 온갖 민족주의, 스탈린주의자들의 코뮤니스트좌파에 대한 악선전과 헛된 싸움에서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프롤레타리아 운동내부에 건강한 토론을 이끌어 내고 활성화 시키고자 한다. 자본주의 체제 위기가 심화 될수록, 부르주아지의 무기는 날카로워지고 있다. 사민주의, 개량주의, 조합주의, 민족주의, 인종주의, 성차별,  좌우의 파시즘…. 피해야 할 수많은 함정들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혁명주의 세력의 노선 투쟁을 통한 경쟁과 연대·단결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동안 혁명세력이 반혁명적 스탈린주의 세력이나 민족주의 세력, 각종 기회주의 세력과 대적 전선을 공고히 하는데 주력해 온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독자적인 사상노선으로 논쟁하고 계급으로부터 검증을 통해 신뢰를 획득하는 단계로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러한 노선투쟁의 역사가 이미 유럽과 러시아 등지에서 100년 전부터 있었음을 상기하고 있다. 세계 혁명당 건설을 목표로 노동자 국제주의를 실현하려는 현 단계 한국의 혁명적 맑스주의(사회주의) 세력은 이제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맑스주의 사상과 실천의 원칙을 분명하게 내세우고 노선투쟁을 해야 하고, 진정한 의미의 정치 원칙·강령의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공산주의 운동의 역사에서 「공산주의 좌파」의 원칙과 투쟁을 계승·복원하고, 다른 혁명주의자들과 논쟁하고 토론하며 다시 연대하고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바로 여기가 로두스다.”12)
     

    우리는 늦게 시작한 만큼 기초를 튼튼히 하면서 나아가고자 한다. 많은 시간과 조직적 개인적 성숙이 필요한 만큼 더 열어놓고 토론하고 경험하고, 투쟁속에서 우리의 원칙을 세워나가야 한다. 서두를 이유는 없다. 코뮤니스트 운동에서 적어도 우리는 새로운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동지들, 우리는 우리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우리는 맑스로 되돌아왔으며, 그의 깃발 아래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의 강령에서 선언합니다 ‘프롤레타리아트에게 사회주의를 진실로, 사실로 만들며, 자본주의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파괴하는 것 외에 더욱 긴급한 일은 없습니다.’

     

    프롤레타리아트가 더 이상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조건 아래서 살 수 없기 때문만이 아니라, 프롤레타리아트가 그 계급적 의무를 수행하지 않거나, 사회주의를 실현하지 못하면 소멸한다는 위협을 받아왔기 때문에, 사회주의는 필수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로자 룩셈부르크, ‘우리의 강령과 정치적인 상황’ ; KPD(LS) 창립대회, 1918)

     

     


    <주>

     

    1) 2010년 초에는 사노위를 추진하던 과정에서 조직편제 논의 중 현장 분회의 우선성과 관련된 이견으로 사노련 다수파가 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게 된다. 또한, 사노위 출범 후인 2010년 12월에는 중앙집중제 관철과 조직규율문제로 의견그룹이 형성되어 총회에서 조직노선 논쟁을 벌인다.

     

    2) [인터내셔널의 퇴행에 직면한 혁명가의 책임]. 1997. ICC

     

    3) [혁명역량의 국제적인 재편이 프롤레타리아혁명 승리의 전제조건이다]. 2006. ICC

     

    4) ICC, 「당 건설에 대한 맑스주의와 기회주의 견해: IBRP와의 논쟁」

     

    5) IBRP, 「새로운 인터내셔널을 향하여」

     

    6) ICC, 「당 건설에 대한 맑스주의와 기회주의 견해: IBRP와의 논쟁」

     

    7) 최근에는 국제주의자들 사이에서 이러한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당(인터내셔널)이란 계급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혁명적인 노동자의 연합이다. ICC는 당이 아니다. ICT도 역시 당이 아니다. ICC와 ICT의 결합 역시 당이 아니다. 심지어 ICC와 ICT 그리고 국제주의자 전망(IP)과 반란자 노트(IN) 과 코뮤니스트 운동(MC)과 KpK 그리고 Birov와 x등.. 이러한 조직의 지지자와 동조자 모두가 함께 결합한다고 해도 역시 당은 아니다 (비록 당의 세포가 될 수는 있을지라도) 당은 노동 계급이 실제로 공세적 일 때 만들어진다. 당은 도구, 또는 ICT가 말한 대로 무기, 즉 노동 계급이 구축하는 -계급의식의 무장으로 만들어진 무기"이다.
    [http://en.internationalism.org/forum/1056/jk1921/6985/communism-not-nice-idea-vol-3-part-10-bilan-dutch-left-and-transition-communi]
     

    8) 국제코뮤니스트흐름, 『 인터내셔널 리뷰( International Review)』131호,2007년 11월 [토론문화 : 계급투쟁의 무기], http://en.internationalism.org/ir/131/culture-of-debate

     

    9)  위의 글

     

    10) 선전그룹의 한계와 자기조직화의 수동성 문제

     

    11) 특히,ICC와 ICT의 이탈리아 지부 Battaglia Comunista의 관계는 우리가 직간접적으로 느낀것으로도 불편하고 소원하다.

     

    12) [코뮤니스트 정치조직을 출범하면서], 2012, 국제코뮤니스트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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