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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뮤니스트 4호] 기획특집Ⅰ 새로운 주체와 새로운 운동의 창출을 위해 : 기성 운동을 넘어서는 운동 인터뷰 - 세엣
  • 조회 수: 7191, 2014-07-29 09:47:06(2014-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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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특집Ⅰ ‘새로운 주체와 새로운 운동의 창출을 위해’

    기성 운동을 넘어서는 운동, 비정규, 비주류, 비공인, 소수자, 활동가 인터뷰 - 세엣






    [인터뷰이] 김헌주 - 현재 이주노동자 운동을 하고 있다




    Q. 현재 모든 운동이 잘되지 않은데, 왜 운동이 무너졌다고 생각하십니까?


    A. 운동은 물이 흐르듯이 낮은 곳으로 흘러야 한다. 그러나 작금의 운동은 상층관료들 내지 망명가들이 중간에 보처럼 댐처럼 물의 흐름으 가로막고 있다. 끊임없이 민중의 바다로 흘러가기 위해 우리 모두 각성해야 한다.




    Q. 자본주의 최대의 위기 상황에 생존권 위협과 민주주의 후퇴 속에서도 대중들은 왜 행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십니까?


    A. 대중은 늘 행동할 수 있다. 그러나 먹고사는 문제가 존재를 확보하는 문제가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쥐꼬리만큼 남아있는 생존의 조건을 붙들고 싶은 것이다. 사실 아직은 운동보다 삶이 우선인 우리의 현실을 간과할 수 없다.




    Q. 전반적으로 운동이 퇴조하는 상황에서 동지가 지금 하고 계신 활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지금 하고 있는 곳이 가장 바닥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가 국경을넘나들며 민중을 착취하고 있는 이때, 생존을 위해 이주노동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주노동자들이야말로 계급의식으로 무장할 수 있는 최하층의 노동계급이다.




    Q. 동지가 현재 하는 활동(운동)은 과거 운동의 연속선상에 있습니까? 전혀 새로운 운동입니까?


    A, 철저히 과거의 연장선에 있다. 이 일을 하기 전 생활에서 최하층으로 밀려난 대구의 서구지역 주민들과 함께 빈민운동을 했다. 대구는 계급적으로 최하층에 있는 마찌고바 노동자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주거권확보운동을 했다.




    Q. 만약 과거 운동의 연속이라면 낡은 운동과 새로운 운동이 어디에서 부딪치고 있나요?


    A. 새로운 운동과 부딪치는 지점은 없다고 본다. 다만 더 수많은 대중이 함께 운동에 나서도록 이런저런 접점을 만들어야 된다는 점에서 과거 교조적 혹은 관념적 급진주의에 매몰된 우리의 운동은 반성할 지점이 많다. 우리는 한때 북한과 소련 그리고 중국을 국가자본주의라고 보지 않고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의 다양한 경로라고 강변하는 불행한 시대를 살았다.




    Q. 맑스주의 정신분석학자 빌헬름 라이히는 계급의식이란 무엇인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비밀외교는 반동의 정치다. 혁명의 정치는 항상 대중에게로 향하고 비밀정치를 뿌리 뽑는 것이다. (조직)내 문제들에서도 당은 항상 널리 공개한 채 토의하라. (이것은 물론 합법적인 시기에만 해당한다.) 당내 비밀외교는 해롭다. 자신의 의견을 감추는 사람은 우리에게 속하지 않는다. 반대로 혁명의 대의를 전술의 기여에 복종시키는 사람도 그러하다.”

        

    동지가 활동하는 공간에서 조직(활동가) 내부 문제에 대해 얼마만큼 공개적이고 대중을 향한 토론,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A. 노력하는 데 잘 안 된다 .특히 이주노동자들과는 언어의 소통문제로 더욱 그렇다. 고민이다. 토론, 정치는 고사하고 일상적 소통도 힘든 이 갑갑함을 참 어쩔 수 없다. 본국에 있을 때 그나마 운동 혹은 노동 쪽의 언저리에라도 있었던 이주노동자들하고는 그나마 감정의 소통이라도 가능한데 이주노동자들 대부분이 노동자로 살지 않았던 사람들인지라 노동자성에 대한 상호이해도 힘들다. 그래도 노력하겠다.




    Q. 계급의식은 학교수업, 강좌에서와 같이 명제[교리]체계로서 대중에게 주입되지 않으면, 오히려 대중의 경험에서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재 운동의 퇴조 속에서 대중들이 일상과 투쟁 속에서 경험하는 것들은 오히려 계급의식의 발전에 해로운 경험들이 많은데, 동지가 활동(투쟁)과정에서 경험한 것 중에 계급의식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례와 해로운 사례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이주노동자들은 일상적으로 사장의 폭언과 협박에 시달린다. 또한 노동부나 출입국 경찰 등 국가권력기관의 일상적 폭력 앞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계급의식의 발전이 가능하다. 다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걸 별로 경험하지 않았던 세상에서 살다온 이주노동자들은 이런 상황에 충격을 받기는 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계급적 각성이 어려운 점이 있다. 이는 결국 그런 계기를 만들어야 할 활동가들의 책임이다. 해로운 사례는 코리안 드림이라는 것이 환상을 심어주고 지금 비록 힘들지만 고국으로 돌아가면 나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자기최면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지점이다.




    Q. 혁명의 운명은 항상 광범위한 비정치적 대중이 결정하며, 혁명적 에너지는 일상의 작은 것들 안에도 있다고 하는데, 동지의 활동은 이러한 대중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지금은 영향을 못 미치더라도 이후의 계획은?


    A. 부끄럽다. 이런저런 노력을 해 보지만 아직 영향은 미미하다고 본다. 그래서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이해하고 거기에서 출발하려고 한다. 우선 공장에서 일상적으로 부딪치는 여러가지 문제를 머리로만 혹은 이념으로만 추측하지 않으려고 기회가 되는대로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에서 함께 일해 보는 것. 이것이 소박한 출발점이고 여기서 이후의 계획을 세워보려 한다.




    Q. 지배계급의 탄압과 부르주아 이데올로기가 대중행동의 분출을 억누르고 있지만, 다른 한편 운동사회 내부문제로 운동이 좌절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최근 철도파업과 민주노총 침탈 - 총파업에서와 같이 자본가들의 탄압은 오히려 투쟁 의지를 상승시키는데, 상급단체와 운동사회 내부가 오히려 대중의 투쟁 의지를 꺾어놓고 있다." 라는 말을 하는 노동자들이 많은데, 운동단체(사회)가 대중행동을 억누르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A. 노 코멘트!




    Q. 활동가들의 빈곤과 개인적 갈등들은 종종 활동을 방해할 뿐 아니라, 우울증을 유발하고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는데, 개인 문제로 내버려두지 말고 운동사회(조직)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A. 운동사회도 여전히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있다. 운동사회 안에서라도 코뮨을 이루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Q. 조직이나 개인 모두 운동의 과정에서 실수하는데, 실수할 경우 기본 단위에서뿐만 아니라 중앙 단위에서도 교정이 이루어져야 운동이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실수의 원인을 개인이나 하부단위로만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동지가 중앙단위에서 활동하고 있다면(현재 또는 미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A. 중앙단위에서 활동하겠다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노 코멘트!




    Q. 어려운 질문에 답변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지와 운동의 미래에 대해 간단히 질문하고 마칩니다. 지금 당장 동지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A.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물적 토대의 확보.




    Q. 10년 후 동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A. 이주노동자 혹은 운동은 아니더라도 이주노동자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활동, 또는 이주노동자운동을 하는 동지들을 지원하는 활동.




    PS. 동지는 10년 후에 어떤 동지들과 함께하고 있겠습니까?


    A. 이주노동자 활동가들과 그들과 연대하는 많은 동지들.

    이주노동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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