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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뮤니스트 4호] 딸에게 보내는 편지 - 마르크스
  • 조회 수: 7598, 2014-08-30 11:57:30(2014-08-30)
  • “”

                                                                              “알제리에서의 편지”1) 에서 발췌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들어가는 말

    인류가 낳은 위대한 사상가이자 혁명가였던 마르크스도 말년에는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식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편지를 마르크스는 딸에게 보냈다. 부모들의 마음이 무너지는 이 시대에 위대한 혁명가의 애정이 담긴 편지 두 편을 소개한다.



    예니 롱게에게

    1882년 3월 27일 월요일


    내 사랑하는 애야2)


    오늘 (3월 27일) 네 편지를 받았다. 네 소식을 접할 때 마다 늘 기뻐한다는 것을 너도 알지. 내 편지는 나쁜 어느 것까지도 너에게 숨기지 않았다. 앞서 너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 건강에 차도가 있다고 너에게 알린 것이 지어낸 말이 아니란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제일 힘들었던 불면증이 사라졌고, 식욕이 다시 돌아왔고, 기침의 발작증세가 완화되면서 기침하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단다. 물론 효험이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은 아직도 발포성 약을 바르고 있다. 결국 왼쪽 켠의 늑막염 (피부 깊숙한 곳에는 약의 효과가 미치지 못한데) 치료는 별로인 것 같아.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계속하는 이 변덕스런 날씨 – 천둥, 무더위, 추위, 비, 아주 드문 화창한 날 –  에서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 한없이 마르고 더운 공기인 계절의 공기란다! 어저께 날씨가 어느 정도 좋아졌어. 하루 종일 따뜻해서 산책을 했었지. 오늘은 잿빛 하늘에서 폭우가 치더니 바람소리가 세차다. 지겨울 정도로 이런 날씨가 계속되니 좋다는 이곳도 이제는 끝난 거지. 12월을 포함한 달부터 알제리에서 이런 날씨를 본 일이 없었다는 거야. 기러기를 사냥하기 전에 반드시 사전조사를 했어야지. 이는 날씨에도 해당되지.


    큰 딸 예니, 둘째 딸 라우라 셋째 딸 엘레노어 그 뒤에선 마르크스와 엥겔스(1864년).jpg


    우리끼리 얘기지만 와이트 섬의 날씨도 그저 그랬으나 내가 런던에 다시 돌아왔을 때 내 건강상태가 좋아진 걸 보고 사람들이 놀랬었지. 그리고 그 섬의 벤트너 마을에 있을 때는 아주 편했어. 반면에 런던에서 엥겔스의 권고 극성이 아빠의 건강을 헤쳐버렸단다. 그리고 라파르그 이 허풍선이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시원한 공기를 마시면서 “걷는 것” 이라고 생각한 거야. 마다 할 수가 없었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런던을 벗어나야 하겠다는 조급함이 앞섰거든. 너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도 너를 파멸 시킬 수 있거든. 이와 같이 환자를 위험에 빠트리는 것이 없다고!


    나의 사랑하는 얘야. 너에게 얘기한 것처럼 접대 잘하고 단순하면서도 친절한 사람들을 만난 것이 나에게는 행운이다. 이 빌라호텔에는 스위스 로망지방의 스위스인들과 프랑스 본토의 프랑스인들이 있는데 독일인이나 영국인은 없단다. 스테판 의사의 지시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모리스 카스텔아즈씨가 있다. 님Nym3) 은 더 이상 친절하지도 신경을 쓰지도 않고 있어. 어쨌든 얘야, 애비에게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모든 사람이 네 애비에게 무관심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돌봐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 “병자” 의 특권은 말하지 않고 구석에 쳐박혀 있는 거란다. 혼자 있을 때는 혼자 있고 더 이상 사람과 사귀기 싫을 때는 그렇게 할 수 있는 특권 말이다.


    엘레노어 마르크스.png


    이제 프랑스나 영국 일간지를 꼼꼼히 보는 것도 내동댕이 쳐버렸어. 속보만 읽고 있지. 읽고 싶은 것은 파업에 관한 롱게의 기사란다. 그의 편지 중 어느 편지에선가 라파르그는 롱게가 잘 썼다4) 고 하더라. 마사르 에밀 마사르5) 의 어리석은 짓거리에 대해서는 네가 알려준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전혀 없어.

    히르쉬6) 에게 그의 “아담-컨트리뷰션” 이라는 기고문을 보내달라고 편지해줘. 여기 날씨가 좋을 때 나르는 융단7) 으로 죠니를 오게 하고 싶네. 내 귀여운 손자인 무어인, 아랍인, 베르베르인, 터키인, 니그로8), 바벨탑과 그들의 의복 (상당히 시적인 면이 있는) 을 보고 놀랄 것이나, “질서” 를 세운 프랑스인들과 슬픈 영국인들이 섞여 있는 이 동양 세계! 내 귀여운 해리, 고상한 월프, 다 큰 파9) 에게 안부를 전해다오.


    나의 친애하는 애야. 잘 지내기를 바라면서 롱게에게도 내 인사를 전해다오.


    너의 올드 닉


    재간10) 때 “자본론” 을 다듬거나 고칠 생각하면 안 된다.




    예니 롱게11) 에게 보낸 우편엽서

    몬테칼로, 러시아 호텔

    1882년 5월 26일


    아주 귀여운 아가,

    너로부터 편지를 받을 때는 언제나 행복하단다. 너의 올드 닉이 너에게서 몇 시간씩 잠을 훔쳐가서 후회스럽기도 하지만 말이다.


    쾌청한 날 때문에 내 건강도 많이 회복되고 있단다. 6월 초 칸느에 가서 한 일주일 머물다 올까한다. 이 모든 계획은 의사의 소견과 초여름 날씨에 달려 있구나.


     둘째 라우라와 남편 라파르그.png


    엘12) 의 신문 (쿠바 사나이의 신문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인 “레갈리테”12) 는 “가능한 한 멀리 가보려는 욕심” 때문에 무지와 유치한 욕망들을 드러내면서 허튼 소리만 늘어놓고 있다.


    “바타이” 라는 칼럼에서 지금까지 특별하게 뛰어난 글을 읽어보지 못했다. 물론 내가 4호 중 첫 호만을 알지만, 그래도 읽어 볼 시간을 가질 거야!


    내 마음은 너와 네 아이들 곁에 있단다. 보고 싶구나. 아주 싫었던 일련의 “의학적 경험” 을 치른 후 전혀 서두를 것이 없어졌다. 어쨌거나 곧 너희들 곁으로 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너의 올드 닉




    - 각주 -


    1) 알제리에서의 편지칼 마르크스 지음, 정준성 옮김, 빛나는전망출판사 2011.

    2) 이 편지는 영어로 되어 있으며 피에르 클랭카르가 번역했다.

    3) Nym : 헬레나 델무트

    4) 로안Roanne : 프랑스 서남쪽 섬유도시. 이 도시의 공장파업에 관한 “라 주스티스” 에 게재된 기사를 말함.

    5) 에밀 마사르Emile Massard : 프랑스 사회주의자. 게드 신문인 “르 시투와엥” 지 기자 편집위원이었으나 편집상 충돌로 상기 신문을 떠남.

    6) 칼 히르쉬 : 파리로 이민 온 독일 사회민주주의 기자. 사회주의 계열 여러 신문에 기사를 썼고, 아담 부인이 발행하는 공화파 출판물인 “누벨 르 뷰” 에도 기고하였다. 이 출판물로 인해 “아담-기부금” 공식이 생긴다. 이 문제의 기사는 “독일의 사회주의” 라는 제목으로 실림.

    7) 일식 표현과 대등. 니벨룽겐Niebelungen의 에피소드에서 암시한 요술 모자 덕분으로”.

    8) 아프리카 흑인. 당시는 경멸의 뜻이 없이 사용하였을 것으로 보고 있음. 현재는 경멸스런 용어이기 때문에 black, 흑인 등을 섞어 사용해야 할 것임.

    9) 마르크스의 다른 손자들. 해리, 애칭 월프의 에드가 그리고 마르셀은 마르크스 가족 거의 모두가 애칭으로 불렀다.

    10) 자본론 독일어 3판은 마르크스 사망 다음해인 1884년에 출간됨.

    11) 마르크스는 파리 근교 아르쟝퇴이시 대로 11번지에 거주하는 샤를 롱게의 부인인 딸에게 이 엽서를 보냄.

    12) L은 마르크스의 둘째 사위로 라파르그(P. Lafargue1842~1911)를 일컬음.

    13) “평등” 을 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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