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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붉은글씨 3호] 내부의 적(敵)은 계급의 적
  • 조회 수: 8032, 2015-08-07 19:58:14(2015-08-07)
  • 내부의 적(敵)은 계급의 적


    내부의적.JPG


    빅토르 세르주는  「모든 혁명가가 억압에 대해 알아야 할 것」에서 “의심과 중상모략을 퍼뜨리는 것은 혁명 조직을 파괴하기 위해 부르주아 국가가 사용하는 가장 좋아하는 무기”라고 했다.


    다음에 소개하는 3개의 성명서는 바로 이러한 의심과 중상모략을 퍼뜨리는 행위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이다. 경찰의 방법 사용, 비열한 중상모략 등 상황과 내용은 다르지만, 운동의 내부에서 발생한 반동행위에 대한 규정과 단호한 대응에 관한 성명서이다.


    첫 번째 성명서는 공산주의좌파 경향의 국제조직인 ICC(국제공산주의흐름)에서 발표한 공개입장인데, 최근에 새롭게 결성한 IGCL(공산주의좌파 국제그룹)이 이른바 '경찰의 방법'을 사용해 ICC를 공격한 것에 대한 폭로와 자기조직(ICC) 방어 의지를 담고 있다.


    먼저 이 문제의 당사자인 ICC와 IGCL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ICC는 맑스와 엥겔스의 공산주의연맹과 3개의 인터내셔널, 그리고 1920~30년대에 타락해가는 제3 인터내셔널로부터 분리해 나왔던 공산주의좌파 분파들, 특히 독일, 네덜란드 및 이탈리아의 공산주의좌파 분파들의 연속적인 공헌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국제적 공산주의 조직이다. 1975년 창립한 ICC는 현재 20개의 언어로 조직의 입장을 출판, 배포하고 있으며, 아시아에는 인도와 필리핀 지부가 있다.


    IGCL은 2013년에 결성되었는데, ICC의 내부분파였던 IFICC의 구성원들과 캐나다의 공산주의좌파 소그룹 클라스바탈로(Klasbatalo)의 구성원들이 결합하여 만든 조직이다. 여기서 IFICC는 2001년부터 ICC의 내부분파로 존재했는데, ICC 멕시코 지부(공산주의자들에 대한 탄압과 살해위협이 존재하는 지역)의 내부 회의날짜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ICC 구성원들의 신분이 노출될 수 있는 본명 이니셜을 공개하는 등의 행위로 2003년 ICC로부터 축출된 이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기원과 정치원칙에서 ICC와 거의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IGCL이 결성되자마자 자기 사이트에 이른바 「ICC의 새로운(마지막?) 내적 위기」라는 ICC 반대선전을 대대적으로 하면서 시작되었는데, 이들은 ICC 구성원, 동조자들에게도 수차례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서로 대립 또는 경쟁하는 단체 간에 정치적 사안으로 토론하고 비판하고 비난하는 것은 공산주의 조직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ICC가 ICGL의 선전행위를 '경찰의 방법'이라고까지 하면서 비난하는 이유는 이들이 ICC를 공격하는 선전행위를 하면서 ICC의 내부 문서를 인용하고 공개했기 때문이다.


    ICC는 이에 대해 스탈린의 정치경찰이나 슈타지(동독의 비밀경찰)의 방법보다 더한 파괴의 기획이라 비판하고 있다. 이런 행위가 경찰이 공산주의 조직을 파괴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과 같이 ICC 구성원들에게 내부적인 의심과 불신을 심어주려는 행위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혁명조직의 내부문서를 비정상적으로 입수하여 외부에 공개하는 것 자체로도 반혁명적, 반운동적 행위이지만, ICC가 이렇게까지 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40여년 조직의 역사에서 이와 비슷한 일을 이미 수차례 겪었기 때문이다. ICC는 내부문건을 유출한 '첩자'가 내부에 있든, 국가기관의 작업(ICC 컴퓨터 해킹)이든 IGCL의 공격 즉 '비열한 호소'가 공산주의좌파의 위치를 지키고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산주의좌파 조직을 파괴하는 것이라 규정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단호한 대처로 조직과 동지들을 방어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두 번째 성명서는 공산주의좌파 경향의 또 하나의 국제조직 ICT(국제공산주의경향)의 이탈리아 지부인 국제주의 공산주의자당(BattagliaCommunista)에서 발표한 공개입장이다. 그리고 세 번째 성명서는 ICC에서 자신들과 비슷한 일을 당한 ICT의 입장을 지지하면서 발표한 연대 성명이다.


    ICT(국제공산주의경향)은 1943년 이탈리아에서 결성된 국제주의 공산주의자당(Internationalist Communist Party)과 영국의 공산주의노동자조직(CWO)이 ‘공산주의자 국제대회’에서 만나 1983년 혁명당국제서기국(IBRP)을 결성하면서 세계혁명당 건설을 목표로 활동하는 조직이다. IBRP는 2009년 ICT로 이름을 바꾸었고, 현재 6개국(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미국, 캐나다)에 지부를 두고 있다.


    ICT의 성명서도 ICC와 마찬가지로 조직을 떠난 이전의 구성원들이 ICT와 관계를 맺고 있는 여러 동지들에게 ICT의 핵심 구성원들을 중상 모략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앞서 밝힌 대로 공산주의 운동 내부의 정당한 정치적 비판이 아니라 조직의 핵심 구성원 개인에 대한 중상모략과 조작에 대한 반대 입장이다. 이러한 행위에는 공산주의 조직의 정치활동을 파괴하고 구성원 사이를 의심하게 하고 어려움을 겪게 하려는 정치적 도발징후가 포함하어 있다고 하면서 ICT는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ICT는 성명서에서 자신들을 공격하는 이전 구성원들이 누구인지, 어떠한 주장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내용과 이후 진행 상황은 ICT와의 소통을 통해 국제주의자 원칙에 맞게 다음 호에 소개할 예정이다.


    공산주의자들은 위와 같은 반동행위와 그 옹호자들을 ‘내부의 적’이자 ‘계급의 적’이라고 규정하는데, 이들이 공산주의 조직 내부뿐만 아니라 전체 프롤레타리아 진영에서도 불신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소문, 거짓말, 중상모략, 공갈·협박 등은 프롤레타리아의 해방을 위한 투쟁에 완전히 반대되는 수단이다.


    빅토르 세르주는 이와 같은 부르주아 국가의 억압적 세력에 봉사하는 내부의 적들이 반동 행위를 하게 된 동기가 반드시 물질적 비참함이나 비겁함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 이전의 조직이나 운동에서 상처받은 구성원들이 조직(운동)으로부터 상처받은 자존심과 개인적 분노가 통제할 수 없는 증오로 발전하여, 결국 부르주아 국가에 봉사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ICC는 「ICT와의 연대 성명」에서 ‘내부의 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노동자 운동의 경험은 과거의 구성원들이 그들의 이전 조직에 대한 분노를 드러낼 때, 가장 기본적인 굴욕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들이 그들의 소시민적 관심을 위해 투쟁하기 위해 공산주의 관점으로 투쟁하는 것을 포기할 때 그러하다. 실망, 절망, 상처 입은 자존심, 원한은 곧 그들의 행위의 추동력이 되며, 사회의 부끄러운 착취에 대한 반란은 더는 그들 행위의 추동력이 되지 않는다.


    ICC의 주장에 따르면 그들이 계급의 진정한 적(敵)인 자본주의와 투쟁하기보다, 이전 조직이나 자신들과 대립하는(경쟁) 위치에 있는 동지들에 대한 "증오에 넘치는 공격"에 더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 것은 그들 행위의 추동력이 더 이상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저항이나 반란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주변에서도 언제나 일어날 수 있으므로, 국제주의 공산주의 운동 진영에서는 특별한 문제의식을 갖고 원칙을 세워 대비해야 한다. 공산주의 운동 중 패배의 역사는 ‘내부의 적’에 의해 붕괴되고 타락해버린 운동(조직)의 비극이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엄중한 교훈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의 기획 의도는 여기에 있으며, 다음 호에는 두 사건의 이후 진행 상황과 ‘내부의 적’에 대한 역사적 사례와 교훈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세 문서는 모두 국제코뮤스트전망(ICP)에서 번역했음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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