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뮤니스트
  • [코뮤니스트 5호] 코뮤니스트 정치원칙을 제안하며
  • 조회 수: 4843, 2018-10-30 17:10:16(2017-05-08)
  • 코뮤니스트 정치원칙을 제안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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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7~1921년 세계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투쟁이 패배한 이후 노동자계급은 오랜기간 암흑의 침체와 반혁명 시대를 거쳐 1968년 역사의 무대에 다시 등장하였다. 노동자계급은 1970년대 초 제국주의적 긴장과 격렬함이 세계전쟁으로 확산하는 것을 멈추게 할 만큼 세계 곳곳을 휩쓸며 광범위하고 강력하게 부활하였다. 하지만 수십 년간 볼 수 없었던 전투적 투쟁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계급은 자기해방의 전망인 코뮤니스트(공산주의) 혁명으로까지 나아갈 수는 없었다.

     

    1차 세계대전으로 자본주의는 진보적인 생산양식이기를 멈추고, 인류에게 두 차례에 걸친 위기와 세계전쟁 그리고 파괴와 재건, 다시 새로운 위기를 반복하면서 이제는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자본주의는 전 세계적으로 1차 대전까지 계속 확장되었고, 그 이후 파괴의 시기(1914-1945)를 지나 더 높은 생산 수준으로의 재건의 시기가 있었으나, 다시 새로운 위기가 발생했고 세계적 축적조건을 재구축하려는 시기를 거쳐 왔다. 세계 자본주의는 영국이 주도하던 축적국면을 지나, 미국이 세계자본주의를 주도하면서 80년대 이후 30년 넘게 쇠퇴의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2007~2008년의 금융위기로 촉발된 최대의 자본의 위기는 단순한 ‘주기적’, ‘순환적’ 의미의 경기침체를 넘어서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모순으로부터 생겨난 피할 수 없는 ‘위기와 파국’을 맞이했음을 보여주었다. 한편으로 자본가계급의 무능과 끝 모를 혼란을 보여주는 현재의 위기는, 아프리카의 프롤레타리아 투쟁에서 유럽과 남미의 노동자투쟁, 북미와 아시아의 노동자투쟁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강타하며, 노동자계급에 1차 대전 이후 가장 거대한 계급투쟁의 장을 열어놓고 있다.

     

    오늘날 세계자본주의를 뒤흔들고 있는 이 위기는,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시작과 더불어 우연히 출현한 것이 아니다. 이미 쇠퇴에 빠진 자본주의 경기침체가 30여 년 전부터 1974, 1981, 1991, 2001년에 차례로 있었다. 수십 년간 실업은 사회의 지속적인 현상의 하나가 되었고, 그동안 노동자계급은 생활 수준과 생존 자체에 대한 공격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을 경험해왔다. 이는 자본주의가 인간사회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장과 이윤을 위해서 생산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만일 자본주의가 위기에 처해 수많은 사람들이 견딜 수 없는 빈곤에 빠지고 기아에 직면하게 된다면, 그것은 자본주의 체제가 충분히 생산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판매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들은 넘쳐나지만, 세계인구의 절대다수는 생산된 상품을 살 구매력이 없다. 그동안 자본은 이러한 위기 상황을 인위적인 시장의 창출을 통해 잠시 비껴 나가곤 했으나, 부채에 의지한 위기의 탈출은 신용의 대대적인 상환의 시기가 오자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고 있다.

     

    현재의 자본주의 세계 경제의 위기상황은 자본가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관리, 또는 금융자본의 투기, 은행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이 아니다. 자본주의 수호자인 이들 모두는 단지 자본주의의 법칙에 충실해 왔을 뿐이다. 문제는 이러한 자본주의 법칙이 바로 체제의 재앙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모든 국가와 중앙은행들이 쏟아부은 천문학적 자금들은 위기상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빚더미만 키워 놓았다. 더욱이 자본은 이러한 구제계획들의 실패를 오히려 노동자계급에 전가하며 더욱 깊은 공황의 나락으로 향하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 체제가 치명적인 불치의 병에 걸려 진정한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의 노동자 계급은 쇠퇴하는 자본주의 아래에서 심각한 경제적 고통에 짓눌리고 제국주의 전쟁의 위협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아직 이에 맞서 대대적 투쟁에 나서지 못하는 계급 역관계의 커다란 불균형 상태에 머물러 있다. 생산과 분배에 대한 자본의 실질적 지배는 전체 사회정치적 관계로 넓어져 총체적 지배를 심화시키고 있다.

     

    불행하게도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는 자본가계급뿐 아니라 그들과 자본주의 국가를 함께 구성하고 있는 사민주의(진보, 좌파, 노동) 정당과 노동조합 기구들을 통해서도 노동자계급에 이미 깊숙이 스며든 상태이다. 이들은 그동안 자본주의에 비판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자본가계급이 노동자들의 투쟁을 억누르는데 실질적 도움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제 자본은 자신들이 만든 위기를 노동자계급에 전가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그에 맞서 저항하는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싹부터 잘라내려 하고 있다. 하지만 쇠퇴기에 접어든 자본주의 절체절명의 위기는 노동자계급에게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를 깨고, 자본주의를 혁명적으로 타도할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열어주고 있다. 이것은 대대적인 계급투쟁의 파고가 갑작스럽게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이며, 혁명조직(당)은 이에 대해 준비를 해야 한다. 노동자계급이 다시 계급투쟁의 주도권을 잡고 자본가계급에 맞서 전면전을 시작할 때, 혁명조직은 모든 자본주의 수호 세력에 맞서 정치적, 조직적 전투를 벌일 위치에 서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 모순은 코뮤니스트 혁명 이전에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또한, 자본주의 모순이 사라지지 않은 한 억압받는 계급의 저항과 투쟁의 물결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자본에 맞선 모든 투쟁은 코뮤니스트 강령이 계급 속에 깊이 뿌리내릴 때만 비로소 혁명을 향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자본주의 아래서 노동자들이 일상적 투쟁의 과정에서 얻게 된 계급의식은 혁명적 의식으로 진전될 수도 있지만, 투쟁의 시기가 지나면 다시 되돌아가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노동자계급에게는 계급의 모든 역사적·이론적인 성과들을 온전히 담아내는 강령을 가진 혁명조직이 필요하다.

     

    혁명 강령과 혁명조직은 계급투쟁으로부터 창출된 경험과 성과물이 실천적으로 강화되어야만 건설될 수 있으며, 계급투쟁의 역사적 경험은 이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노동자계급에게 과거의 경험들로부터 교훈들을 얻어낼 수 있게 하고, 미래의 혁명적 투쟁을 준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혁명(코뮤니스트)조직의 과업이다. 혁명가(코뮤니스트)는 계급의식을 발전시키고 일반화하는 일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또한, 혁명가들의 개입은 노동자계급이 자신들의 정치적 전망을 설정하고 혁명적 무장을 준비하는 데 필수적이다.

     

    코뮤니스트 혁명이 모든 투쟁의 순간에 구체적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투쟁하는 노동자계급이 계급적으로 부활하고, 세계적으로 새로운 계급투쟁의 장이 열리고 있는 것은, 코뮤니스트 혁명의 실재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혁명가들은 전 세계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통일을 위해 반드시 혁명조직을 건설해야 한다. 이것은 세계혁명을 위해 세계적 수준에서 개입하여 전 세계의 혁명진영을 재규합하는 혁명적 인터내셔널의 건설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코뮤니스트들은 새로운 인터내셔널(세계혁명당) 건설을 위해 투쟁하며, 노동자계급의 자기해방을 위한 혁명조직을 건설하고자 한다. 우리는 모든 혁명적 사회주의자/코뮤니스트들과 전투적 노동자 동지들에게 코뮤니스트 정치원칙을 제안하고, 코뮤니스트 혁명의 길에 함께 할 것을 호소한다.

     

     

    국제코뮤니스트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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