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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뮤니스트 6호] 금융 위기 이후 10년 : 교육의 가격은 얼마인가?
  • 조회 수: 5016, 2018-02-07 13:25:46(2018-02-07)
  • 금융 위기 이후 10년 : 교육의 가격은 얼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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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익을 낳는 자본은 언제나 모든 미친 형태의 어머니였다...” 마르크스1)

     

    영국의 졸업생은 선진국에서 학생 부채가 가장 크다. 그래서 어쨌단 말인가?! 정부의 태도는 "대학 학위가 평생 소득을 170,000파운드에서 250,000파운드까지 끌어 올린다."는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영국의 대학 졸업자들이 대학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 예상치는 적게는 23%에서 많게는 50%까지 이를 수 있다) A 레벨2) 결과가 나오기 직전에 조 존슨(Jo Johnson) 장관은 "우리의 학생 금융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 말은 재정연구소(Institute of Fiscal Studies)의 보고서가 영국에서 대학 졸업자들의 75%는 학생 때 진 빚을 50대까지 갚더라도 모두 갚을 수 있는 충분한 소득을 결코 벌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직후였다.

     

    1998년 블레어 총리의 신노동당 정부가 전후의 무상교육원칙을 포기 한 이후, 고등교육비는 가파르게 상승했고 생활비도 급격히 올랐다. 9월에는 신입생과 재학생에게 수업료로 9,250파운드가 부과될 것이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가족이 지원할 수 없거나 가족으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사람은 할 수 없이 생활비보조 대출을 받아야 한다. 당연히, 더 가난한 학생들에게 더 큰 생활비보조 대출금액이 누적되고 있으며, 결국에는 평균 57,000파운드를 넘는 부채를 가지게 된다. ‘평균적인 학생’은 졸업하는 날까지 총 50,800파운드의 부채를 갖게 될 것이며, 여기에는 약 5,000파운드의 이자도 포함되어있다. 이자만 5,000파운드이다.

     

    원래 학자금대출 이자율은 매우 낮았다. 그러나 현재 이자율은 소매물가지수(RPI)에 3%를 가산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9월부터는 6.1%의 이자율이 부과될 것이며, 이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영국중앙은행의 수석제학자인 앤디 할대인(Andy Haldane)은 현재 이자율이 과거 5,00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카레하우스부터 학교, 마을회관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미팅에서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그의 목표는 영국중앙은행과 그의 경제학자(그는 셰필드 대학의 경제학과 졸업생이다)로서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생각하는 신뢰는 이미 10년 전에 있었던 국제금융시스템의 붕괴 과정에서 사라졌다.

     

    영국중앙은행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나타난 것은 2007년 9월 영국중앙은행이 붕괴를 막기 위해 개입한 Northern Rock 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뱅크런(bank run)이었다. 당시 영국중앙은행은 대중에게 다음과 같이 확언하였다 "영국의 금융 시스템은 높은 회복성과 높은 수익성을 지닌 은행과 더불어 회복성이 뛰어나다.”

     

    “은행 입법은 위기 자체를 폐지 할 수 없다.” 마르크스

     

    미국의 금융시스템 붕괴와 아이슬란드의 세 개의 가장 큰 은행들이 파산한 지 일 년 후, 영국 정부는 경제가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영국의 대형 은행들에 대한 긴급구제조치를 시행했다. 그 이후로 경제 성장을 ‘시동 걸기’ 위한 책임은 부유한 나라들의 중앙은행으로 넘어갔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10년간 중앙은행들이 의지해온 '양적 완화 정책'이라고 알려진 속임수를 알게 되었다. 본질에서 이것은 은행들이 자신들의 대차대조표에서 ‘부실 채권’과 ‘미심쩍은 자산’을 꺼내는 대가로 은행들에 새로운 자금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여섯 개의 중앙은행들은 현재 명목상으로 15조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액수는 실제로는 상당히 낮게 평가되어야 한다) 은행들은 단순히 채권들을 사고, 파는 척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사용하는 화폐자본은 가상의 것이다. 채권들이 보여주는 액면가의 가치는 그것들이 거래되는 데 있어서 이용되는 화폐와 그 뒤에 있는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존재할 때만 유지될 수 있을 뿐이다. 은행이 서로 간에 빌려주는 자금의 이자율은 0%에서 1%이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양적 완화에서 탈출하고자 애썼으며, 작년에 금리를 1%로 올렸다) 그들은 진퇴양난의 딜레마 상황에 부닥쳐 있다. 비록 '통화의 양적 완화'가 지금까지는 시스템의 완전한 붕괴를 막아 왔지만, 더욱 많은 기업이 OECD가 ‘좀비기업"이라고 부르는 그룹에 속해 있다. 좀비기업들은 이윤으로 그들이 빌린 돈의 이자도 낼 수 없는 기업들이다. (13개 선진국의 기업 중 좀비기업은 10년 전에는 6%였지만 지금은 10.5%이다) 만약 중앙은행들이 갑작스럽게 금리를 보다 정상수준으로 끌어올리면 좀비기업들은 분명히 파산할 것이다. 반면에, 금리를 0%대로 유지할수록, 차입으로 더 많은 자본이 준비될 것이고 부채도 늘어갈 것이다. 이것이 영국중앙은행의 수석 경제학자가 사는 환상적인 금융 세계, 금리가 결코 더 낮아진 적이 없었던 세계이다.

     

    예금계좌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은행/금융자본을 위한 법률이 있고, 그 법률은 일상생활에서 개인 융자와 관련해서 우리에게 적용되는 법률과는 다르다. 보기를 들어, 얼마나 많은 학생이 0%의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는가? 금융시스템 붕괴 이후 10년간 등록금만 3,000파운드에서 9,000파운드 이상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연간 물가 상승률은 평균 3% 정도였다. 만약 등록금 대출이 ‘물가 상승률에 연동되어’ 올라갔다면 등록금은 현재 4,000파운드 정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고등교육의 실제 비용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을 의미하고, 생활비보조 대출과 대출금에 대한 이자는 고려하지 않은 증가 폭이다. 많은 대학졸업자가 대학교육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에 대하여 의문을 품는 것은 당연하다.

     

    코빈(Corbyn)의 잘못된 희망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의 학생대출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이 다른 어떤 것보다 더 많은 지지를 얻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코빈은 더 넓어진 자본주의 세계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3) 이 세계는 기업의 낮은 이윤율이 생산적인 투자의 범위를 제한하고 금융지원과 금융거래를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어서 부채가 짓누르고 있는 세계이다. 돈으로 돈을 버는 금융자본가에게 부채 거래는 실제 가치를 창출하는 것과 똑같다. 마르크스가 지적했듯이, 실제로 "모든 증권은 미래의 생산에 있어서 아무것도 나타내지 않고 단지 축적된 요구와 법률적 권리를 표현할 뿐이다.” 따라서 임금에서 떼어지는 학생대출금의 상환은 실제로는 졸업생들에게 더욱 높은 소득세율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미 금융 자본가들은 영국 학생의 대출금 장부를 손에 쥐고 풍성한 채집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학생등록금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한 대학은 더욱 많은 학생들(등록금 상한선이 없어서 돈이 되는 유학생을 포함하여)을 유인하기 위하여 경쟁하는 시장의 부분이 되었다. 1960년대 이래로 대학은 가장 확장되었다. 새로운 대규모 강의실, 도서관, 실험실, 기숙사, 완전히 새로운 캠퍼스 등은 학생 등록금과 저리의 장기대출로 자금을 조달하였다. 아마도 이것이 조 존슨 장관이 시스템이 작동한다고 말했을 때 의미하는 것일까?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 전체와 마찬가지로 대학의 부채도 늘어나고 있다. 그들 소득의 더 큰 부분이 부채를 감당하기 위하여 사용될수록 그들의 상황은 더 불안정해진다. 존슨은 이미 일부 소규모 교육기관들이 파산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도전하지 않는 교육제공자들이 있을 수 있다. 그들이 강좌의 일부 또는 전부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딜레마는 이보다 더 심각하다. 대학 전체가 이제는 너무 많은 빚을 져서 그들의 대차대조표는 쉽게 빨간색으로 바뀔 수 있다. 등록금 수입이 감소한 경우가 그렇다. 대학재정 지원기관 HEFCE (영국 고등교육기금위원회)는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없다"고 인정한다.

     

    코빈은 실용적인 정치가가 되려고 노력한다. 그는 현재 1,000억 파운드가 넘는 학생들의 채무를 탕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학생채무 중 상당 부분이 영국 대학의 신용약정에 묶여 있으며, 만약 약정이 파기된다면 보다 광범위한 대학의 재정위기를 불러올지 모른다. 학자금 대출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은 대학의 부채를 증가시키고, 대학의 운영비용을 국가의 재무상태 표에 전가하며, 고등교육의 확장을 끝내고, 직장을 갖지 못한 학교 졸업생을 남길 것이라고 한다. 기존 시스템의 개혁주의자들은 융통성을 강조한다. 시리자(Syriza)가 그리스의 채권단이 요구하는 긴축 조치를 어떻게 시행하고 있는지 보라. 만약 코빈 지지자들이 더욱 진지하게 금융자본과 대결하고 부채를 탕감한다면, 전체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몰락하는 것보다 더 빨리 무너질 것이다. 만약 그들이 NHS4)나 대학 교육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PQE'5)에 착수하기 위해서 ‘돈 찍는 것'을 계속하거나 법인세를 올린다면, 부채 부담은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금융자본은 도망갈 것이고, 바이마르식의 인플레이션 위협이 더 커질 것이다.

     

    반면에 점점 더 많은 수의 대학 졸업자들은 노동계급의 나머지 사람들과 함께 저임금, 불안정한 일자리, 서비스와 삶의 질에서 전반적인 악화를 강요받을 것이다. 빠른 수정은 없다. 자본주의의 문제를 극복하는 유일하고 현실적인 방법은 자본주의를 철폐하기 위해서 조직하고 투쟁하는 것이지, 자본주의 안에서 자본주의 국가메커니즘을 이용하여 어설프게 손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돈이 없는 사회, 국가가 없는 사회, 국경이 없는 사회가 필요하다. 모두가 각자의 능력에 따라 일하고, 각자의 필요에 따라 가져가는 사회가 필요하다. 그것이 우리가 싸우고 있는 이유다. 우리와 함께하자!

     

    2017년 9월 16일

     

    국제코뮤니스트경향(ICT)

     

    번역 ┃ HHS


    <원문 출처>  http://www.leftcom.org/en/articles/2017-09-25/ten-years-since-the-financial-crash-what-price-education


    --------------------------------------------


    <주>


    1) 마르크스로부터의 모든 인용문은 자본론(펭귄 출판사) 3권 30장, Money Capital and Real Capital에서 인용함.

    2) 영국의 대학입학시험(번역자)

    3) 코빈과 노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leftcom.org를 참조.

    4) National Health Service, 영국의 국민건강보험, (번역자)

    5) People's Quantitative Easing, 제레미 코빈이 2015년 노동당 당 대표 경선에서 제시한 것으로, 영국중앙은행이 주택, 대중교통, 공공부문 등에 투자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통화확대정책을 해야 한다는 주장. (번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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