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뮤니스트
  • 종교와 혐오, 허위의식을 넘어서는 투쟁
  • 조회 수: 5984, 2020-02-26 11:17:28(2020-02-26)
  • 종교와 혐오, 허위의식을 넘어서는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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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집회 등에서 특정 정당에 대해 지지를 호소한 혐의를 받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구속영장이 24일 발부됐다.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이 총선을 앞두고 대규모의 청중을 상대로 계속적인 사전 선거운동을 한 사안으로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고 전 목사의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지난해 1월 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된 전광훈 목사는 바로 반정부 투쟁에 돌입했다.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정권으로 규정하고, 국가를 북한에 갖다 바치려는 문재인 정권과 한국교회는 함께 갈 수 없다며 하야를 요구했다. 전 목사가 이끄는 퇴진 집회에서는 '반공주의'뿐 아니라 '반동성애', '반이슬람' 구호가 함께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동성애와 이슬람, 차별금지법 반대는 기독자유당 공약이기도 하다. 

    그들은 "기독자유당이 국회에 입성하면 '동성애자들을 격리하는 법을 만들겠다', '동성애를 국가 질병으로 분류하고, 메르스나 한센병처럼 격리 치료하겠다'는 등 혐오 발언을 종교의자유로 포장해 더 많이 내뱉을 것이다"고 했다.

    이들에 대해<바른미디어> 조믿음 대표는 "전광훈 씨의 극단적인 발언은 정치적 극우 성향을 가진 이들을 결집시키는 동력이 된다. 사탄, 영적 전쟁 등 종교적 용어를 사용해 기독교인에게는 이질감을 줄이고, 적군을 명확하게 설정해 함께 싸우자고 선동한다" 면서 "종교적 진리에 정치적 신념이 합쳐져 신앙화가 이뤄진 것이다. 정치 문제를 진리로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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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뮤니스트는 종교 문제를 종교 내부의 '이단·사이비' 문제로 접근하지 않고, 보다 근본적인 체제 문제로 접근한다.

    맑스는 「헤겔 법철학 비판 서문」 에서 이렇게 말했다.

    "종교상의 비참은 현실의 비참의 표현이자 현실의 비참에 대한 항의이다.
    종교는 불쌍한 사람들의 한숨이며 무정한 세상의 인정이고 또 정신을 상실한 세상의 정신이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종교에 대한 맑스의 이러한 표현은 맑스만의 독창적 창작물이라기보다는 당시 시대의 언어를 빌려 쓴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종교는 인민을 환상으로 중독시킬 뿐 어떠한 실질적인 구원도 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사이에서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을 효과적으로 착취하기 위한 허위의식을 갖게 하는 장치로서의 종교를 아편에 비유한 것이다.

    맑스 시대를 훨씬 지난 지금에도 일부 종교와 정치 세력은 '아편'을 넘어 소수자, 약자에 대한 혐오와 배제의 선봉대가 되고 있다. 종교상의 비참과 아무것도 구원하지 못하는 허위를 덮고 자기 세력을 결집하기 위해 적(敵)을 만들어 소수자, 다양성에 기반한 공동체에 대한 공격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혐오에 맞서 또 다른 혐오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혐오는 지배계급이 만든 허위의식의 일부일 뿐이고, 그것을 넘어서는 투쟁은 인간의 자유로운 사고를 억압하는 허위의식과의 투쟁이자 현실 체제와의 투쟁이기 때문이다.

    인민을 기만하는 종교적 행복(구원)을 허위의식으로 규정한 맑스의 문제의식은, 현실에서 인민의 비참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이러한 허위의식(환상)을 필요로 하는 상황까지 타파하는 실천을 의미한다.

    혐오와 배제에 맞선 우리의 투쟁은 다양성과 인권을 지키는 투쟁이다. 동시에 종교상의 비참에 맞선 투쟁, 현실의 비참에 맞선 투쟁, 정신을 상실한 세상의 정신에 맞선 투쟁이어야 한다. 

    코뮤니스트(공산주의) 사회는 자유로운 사고를 억압하는 종교와 이데올로기, 낡은 전통과 윤리로부터 자유로운 사회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사유재산과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에 기반 했다. 하지만 코뮤니스트 사회는 계급 없는 사회이다.

    이러한 코뮤니스트 사회 건설은 자본주의 사회를 혁명을 통해 전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자본주의 낡은 잔재를 개조해서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모조리 없애버리고 전혀 다른 세상을 건설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자본주의 법, 제도, 기구에 의탁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일소할 수 있는 독립적인 조직과 무기로 투쟁해야 한다. 일상의 문제,  인권의 문제, 생활 수준의 문제로 싸우더라도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 코뮤니스트 사회를 목표로 싸워야 한다.

    코뮤니스트 사회를 위한 투쟁은 코뮤니스트 혁명을 위한 투쟁이며, 자본주의를 개조하는 투쟁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자본주의를 개조하는 투쟁에서 시작했을지라도 그것을 뛰어넘어 최종의 목표로 향해야 한다.

    부르주아적 인권을 넘어 코뮤니스트 사회의 기본권리인 '인간적인 삶과 행복 추구'를 위해 근본적으로 투쟁해야 한다.
    현실 투쟁에서도 모든 사람이 신체와 정신에 있어 어떠한 침해를 받지 않고, 사회에서 보편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물품을 얻고 안전한 생활을 유지할 권리를 갖는 세상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의료와 건강권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거주 장소를 선택할 권리와 주택을 무상으로 사용할 권리를 갖는 세상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무상교육과 평생교육의 권리를 갖는 사회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노동할 권리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노동에 필요한 교육과 평등한 환경을 제공하는 사회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

    또한,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형식적 평등을 넘어 코뮤니스트 사회의 기본원리인 ‘인간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투쟁해야 한다.
    성, 직업, 국적, 종교, 인종, 신념, 지위, 신체조건, 장애, 학력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정치, 경제, 사회적 권리와 기회를 평등하게 보장하는 세상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어떠한 차별도 존재하지 않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를 모두 인정하고 함께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투쟁만이 현실을 타파하고, 허위의식을 필요로 하는 상황을 타파할 수 있다.  코뮤니스트 사회를 위한 투쟁만이 혐오와 차별이 일상화되어 있는 사회 체제, 자본주의 체제를 타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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