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뮤니스트
  • [코뮤니스트 12호] 나에게 돈은 목숨이다
  • 조회 수: 3750, 2020-12-08 18:45:56(2020-12-08)
  • 김용균 동지 2주기


    l_2018121301001510700116932 (1).jpg


    나에게 돈은 목숨이다

    고 김용균 노동자 추모시

     

     

     

    컨베이어벨트 위 석탄으로 실려 가 본 적 있는가

     

           분진을 나르며 굉음을 내는 컨베이어벨트는 죽음을 운반하지 낙탄이 됐다가 삽이 됐다가 나는 찰리채플린처럼 시커매져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지

     

    가까이 왔다가 멀어지는 별처럼 아득해지는 눈

     

         스물네 살의 눈빛은 영롱하지 아니 참혹하지 누가 날 멈추지 않는 기계 속으로 떠밀었나 나에게 감성팔이를 하지 말라 하청과 비정규직이란 말은 나도 안다

     

    열심히 일한 것이 죄인가

     

          부릅뜬 눈으로 벨트와 함께 돌다가 속도에 휘말려보라 숨통을 틀어막다가 숨이 헐떡거리다가 먼지의 뽀얀 사막 속에서 길을 잃어 보았는가

     

    컵라면 하나가 나의 유일한 위안거리다

     

    나의 일터는 목숨을 거는 전쟁터다 엄마가 말했지 용균아 오늘도 무사히 일하고 와야 해 컨베이어벨트는 엄마 말을 집어 삼켰지

     

    컨베이어벨트는 키득키득 지금도 누군가의 목숨을 돌리고 있을 것이다

     

    | 봉윤숙


    작가회의.jpg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notice communistleft 285 2024-02-23
notice communistleft 218 2024-02-14
notice communistleft 218 2024-02-08
notice communistleft 212 2024-02-03
notice communistleft 237 2024-01-29
notice communistleft 242 2024-01-17
notice communistleft 243 2023-12-22
notice communistleft 281 2023-11-14
notice communistleft 1074 2023-04-24
141 communistleft 16178 2018-07-16
140 communistleft 7082 2018-07-14
139 communistleft 5386 2018-07-14
138 communistleft 15932 2018-07-13
137 communistleft 9182 2018-07-10
136 communistleft 21775 2018-07-06
135 communistleft 6576 2018-07-05
134 communistleft 5485 2018-07-04
133 communistleft 5609 2018-07-03
132 communistleft 4702 2018-06-07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