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뮤니스트
  • [코뮤니스트 14호] 국제주의 코뮤니스트 포럼을 시작하며
  • 조회 수: 2859, 2022-01-27 18:33:00(2021-12-07)
  • 국제주의 코뮤니스트 포럼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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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0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혁명적 맑스주의자 국제대회가 열렸다. 2년 뒤인 2008년에는 국제주의 원칙과 코뮤니스트혁명을 전망하는 노동자/활동가들이 독자적인 좌익공산주의자 그룹(Left Communist Group, 이하 LCG)을 결성하여 한국 최초로 코뮤니스트 좌파 운동을 시작한다. LCG2000년대 초 과거 운동(1987~2002)에 대한 근본적 반성 속에서 새로운 운동을 시도한 혁명적 사회주의 정치 그룹 사회주의 정치연합과 평의회 운동을 독자적으로 전망하던 노동자민중회의-노동자평의회를 향한 모임성원들이 주축이 되어 한국 사회와 계급운동에 코뮤니스트 정치를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LCG는 국제적 수준의 코뮤니스트 강령 채택 이전부터 코뮤니스트 규약(LCG)을 기반으로 선전 활동, 계급투쟁 개입, 조직 활동을 시작했고, 이는 세계 코뮤니스트 좌파 진영의 일원으로 분파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전 세계 프롤레타리아의 해방과 투쟁을 위해 활동하며, 노동자평의회의 국제적 권력과 인터내셔널 건설을 목적으로 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활동한다. 노동자평의회의 국제적 권력을 향한 운동, 인터내셔널 건설을 향한 혁명세력의 재조직화, 자본주의 사회 관계 폐지(임금노동, 상품생산, 화폐)” (LCG 규약)

     

    이후 LCG는 사노련-사노위-노혁추에 참여하면서 사회주의자/코뮤니스트 세력의 재편을 위해 노력했으며, 그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기본 원칙을 견지해왔다.

     

    혁명적 사회주의와 혁명당 건설을 공개적으로, 대중적으로 선언하고 계급투쟁을 통해 실현하겠다는 이 흐름은 새로운 시도로 한국의 코뮤니스트 운동사에서 획기적인 것이었다. 물론 국가보안법상의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재판 투쟁을 통한 사상 투쟁과 줄기찬 혁명주의 선전·선동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서클연합으로 출범했기 때문에, 결합하지 못한 서클과 혁명주의자, 그리고 중도주의 세력 속의 혁명 인자들이 다시 한번 공동실천을 통해 한 걸음 전진하자는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공동실천위원회결성 제안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으며, 1년 반 동안의 공동실천은 결국 강령, 조직, 전술의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며 종지부를 찍는다.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공동실천위원회와 분화된 세력이 노동자혁명당추진모임노동해방으로 각개약진하고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의 잔존그룹은 혁명적노동자당건설현장투쟁위원회로 각각 실천하게 된 것은 혁명 세력의 분열이 아니라, 오히려 독자적인 실천을 하면서 계급으로부터 검증받는 과정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12년 총선 선거 전술 문제로, 노동자혁명당추진모임에서 코뮤니스트 좌파 세력이 분화한 것은, ‘종파적 철수가 아니라정치적 차이의 결과였다. 그 차이는 혁명당 건설을 둘러싼 정치 활동의 전망에 있었다.

     

    우리는 혁명주의 세력의 노선 투쟁을 통한 경쟁과 연대·단결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동안 혁명 세력이 반()혁명적 스탈린주의 세력이나 민족주의 세력, 각종 기회주의 세력과 대적 전선을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해 온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독자적인 사상노선으로 논쟁하고 계급으로부터 검증을 통해 신뢰를 획득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러한 노선투쟁의 역사가 이미 유럽과 러시아 등지에서 100년 전부터 있었음을 상기하고 있다. 세계 혁명당 건설을 목표로 노동자 국제주의를 실현하려는 현 단계 한국의 혁명적 맑스주의(사회주의) 세력은 이제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맑스주의 사상과 실천의 원칙을 분명하게 내세우고 노선투쟁을 해야 하고, 진정한 의미의 정치 원칙·강령의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코뮤니스트 운동의 역사에서 코뮤니스트 좌파의 원칙과 투쟁을 계승· 복원하고, 다른 혁명주의자들과 논쟁하고 토론하며 다시 연대하고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바로 여기가 로두스다.” (코뮤니스트 정치조직을 출범하면서, 201210, 국제코뮤니스트전망)

     

    2011년 노혁추 철수를 마지막으로 LCG는 독자적 코뮤니스트 좌파 운동의 길로 접어들고 2012년에 국제코뮤니스트전망을 설립한다. , 그동안의 연합운동과 공동실천을 통한 당 건설 운동 실패를 겪으며 혁명적 사회주의/코뮤니스트 운동 재편의 과제를 더욱더 무겁게 떠안은 한국의 코뮤니스트 좌파 세력이 코뮤니스트 정치 원칙(강령)을 기반으로 세계혁명과 새로운 인터내셔널을 목표로 하는 혁명조직을 건설하게 된 것이다. 당시의 문제의식은 현재의 코뮤니스트 운동을 독자적이고 전면적으로 수행하게 만든 조건이었다.

     

    계급투쟁의 무기력함에서 오는 비관주의와 조급성, 여러 차례 패배의 자책감 등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미래를 내다보고 활동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무엇보다 자본주의 위기가 눈앞에 진행되고 있으며, 국제적인 프롤레타리아 투쟁의 부흥을 보고 있다. 파업과 거리투쟁을 통해서 동지를 찾아내고, 자본과 노동의 적대적 투쟁을 통해서 새롭게 올라오는 대중의 잠재적 힘을 주목해야 한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다시금 혁명운동의 정치원칙을 강인하게 사고해야 할 때다.” (코뮤니스트 정치조직을 출범하면서, 201210, 국제코뮤니스트전망)

     

    국제코뮤니스트전망은 출범 이전부터 세계적인 국제주의 코뮤니스트 단체와 긴밀히 교류하면서 출발했고, 그동안 코뮤니스트 좌파 진영의 강령에 대한 소개와 토론, 세계 계급투쟁 상황 공유와 개입, 국제주의 원칙과 국제연대 실현을 위한 실천을 해왔다. 최근에는 자본주의 쇠퇴’, ‘역사의 경로’, ‘새로운 인터내셔널(세계혁명당) 건설등 코뮤니스트 좌파 진영 내부논쟁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제시해왔다.

     

    "팬데믹 위기가 자본주의 위기, 제국주의 전쟁의 가능성, 프롤레타리아트 투쟁의 전망, 맑스주의와 코뮤니즘 원칙에 굳건히 서 있는 젊은 코뮤니스트들의 성장과 발전, 계급 정체성을 회복하는 혁명적 노동계급의 복원은 적어도 앞으로 10년은 그 과정을 통해 프롤레타리아트와 코뮤니스트들의 연대, 단결, 통일을 위한 자기반성, 상호비판이 계속될 것이다." (코뮤니스트12, ‘코뮤니스트 좌파 진영 최근 내부 논쟁(3)’, 오세철, 202011)

     

    우리의 국제주의 원칙과 국제 연대, 세계혁명당 건설 기초를 위한 실천은 1915년 찜머발트 좌파의 교훈에서 시작하여, 1977년 혁명적 코뮤니스트 국제대회의 경험과 연결되어 있다.

     

    “1930년대 이후 기나긴 반혁명의 암흑기에도 살아남은 세계의 혁명운동 세력은 68혁명 이후 분출한 계급투쟁의 물결과 함께 유럽을 중심으로 남미, 북미, 아시아 일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새롭게 부활하게 된다. 그리고 각개 약진하던 이들은 1970년대 초부터 일련의 국제대회를 개최하여 국제그룹을 형성하고, 1977년에는 전 세계의 혁명적 코뮤니스트 그룹에 국제대회를 제안하여 이탈리아에서 제1차 대회를 하게 된다. 국제대회 참가 그룹들은 이미 내부강령을 갖고 있거나 여러 가지 쟁점들을 토론한 결과 국제적인 수준의 강령을 정립하게 된다. 국제대회와 이후 과정에서 10년 넘는 지난한 강령토론과 사상투쟁의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국제적 수준의 행동 통일과 혁명적 코뮤니스트 세력의 국제적 재조직화 가능성, 그리고 세계혁명당(인터내셔널) 건설의 전망은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코뮤니스트5, ‘혁명적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반성과 코뮤니스트 운동의 전망’, 이형로, 20174)

     

    15년 전 한국에서의 혁명적 맑스주의자 국제대회도 위와 같은 역사적 흐름에 따른 새로운 시도였으며, 앞으로 세계혁명당 건설을 위한 과정에서 작은 밑거름이 되길 원했다. 우리는 2023~2024년 한국에서 다시 한번 국제대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국제주의 코뮤니스트 포럼은 그 준비과정의 일환이다. 포럼에서는 국제적 토론 주제뿐만 아니라 한국 노동자들이 직면한 현안(대선, 당 건설 등)에 대한 토론도 예정되어 있다. 토론 주제는 계속 추가될 예정이다.

     

    국제주의 코뮤니스트 포럼토론 주제

     

    1. 코뮤니스트 좌파와 세계혁명 : 코뮤니스트 좌파 진영 최근 논쟁, 자본주의 쇠퇴-해체 문제 등)

    2. 코뮤니스트 강령과 당 건설 : 코뮤니스트 정치원칙, 선거강령과 계급의식, 혁명당 건설)

    3. 세계 프롤레타리아트 투쟁과 국제주의: 쿠바, 미얀마 투쟁 등 최근 쟁점, 민족문제와 국제주의 원칙)

    4. 혁명과 반혁명, 프롤레타리아트 운동의 역사적 교훈 : 파리코뮨 150주년, 크론슈타트 봉기 100주년 교훈 등)

    5. 팬데믹과 자본주의, 계급투쟁 전망 <종합토론> : 팬데믹-자본주의 위기와 계급투쟁 전망


     

    지난 108코뮤니스트 좌파 진영 최근 내부 논쟁을 주제로 제1차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에서 우선 위에서 언급한 한국 코뮤니스트 좌파 운동 역사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앞으로의 포럼 진행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다. 다음 포럼은 코뮤니스트 정치 원칙과 국제정세를 주제로 본격적인 토론이 진행될 것이다. 비록 지금은 작게 시작하지만, 근본적인 토론과 혁명적 실천을 준비할 것이다. 이러한 혁명적 포럼에 계급투쟁의 부활과 새로운 운동 주체 형성에 기여할 투쟁하는 노동자, 국제주의 코뮤니스트 원칙을 실천하는 노동자/활동가들이 함께할 것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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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국제주의 코뮤니스트 포럼을 미래의 세계혁명당을 위한 정치적, 조직적 준비의 일부로 생각한다. 또한, 혁명적 실천을 통해 꾸준히 계급에 뿌리내리고 혁명운동의 불씨를 되살릴 것이다. 아래의 전망은 세계 프롤레타리아트 투쟁의 조건이자 국제 코뮤니스트 좌파 진영 공통의 과제이다.

     

    "시간은 더는 노동계급의 편이 아니다. 그러나 그 그림자를 뛰어넘을 수도 없다. 실제로 오늘날에는 1917년 이후뿐만 아니라 1968~89년의 투쟁에서 잃어버렸던 많은 것을 되찾아야만 한다. 이 작업은 혁명가들에게 계급의 실제 운동과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위기로 드러난 전망을 분석하고, 이러한 이론적 노력의 바탕 위에 코뮤니스트로서의 입장의 첨단에 설 사람들에 의해 제기된 문제에 대답을 제공하는 데에는 매우 오랜 시간의 끈질긴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작업의 가장 중요한 측면은, 혁명의 문제를 제기할 객관적이고 주관적인 조건이 다시 한번 갖춰질 때, 미래 당을 위한 정치적, 조직적 준비의 일부로 여겨져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말로, 오늘날 혁명적 조직의 책무는, 1930년대 코뮤니스트 좌파인 이탈리아 분파가 가장 명쾌하게 정교화한, 코뮤니스트 분파의 책무와 유사하다." (코뮤니스트7, ‘국제 계급투쟁에 대한 결의’, 20174, 국제코뮤니스트흐름)

     

    코뮤니스트의 과제는 코뮤니즘을 위한 사례를 주장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조직의 기반을 확장하고, 다른 노동자들과 학습하기 위하여 계급의 모든 투쟁에 참여하는 것을 포함해야 하는데, 그럼으로써 우리는 역사의 새로운 국면, 아직 쓰이지 않은 역사 속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혁명적 이론 없는 혁명적 실천도 없지만, 혁명적 실천 없는 이론의 타당성에 대한 검증도 없다. 과도한 행동주의를 피하는 한편, 이러저러한 요구를 내세우지 않고 즉각적인 투쟁을 미래의 코뮤니스트 사회로 연결하기 위해 코뮤니스트들은 계급투쟁에 참여한다. 우리의 목표는 그 일을 더 넓히고 프롤레타리아 해방의 핵심 도구로서 미래의 국제적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을 우리의 대열에 합류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코뮤니스트13, ‘코로나19 위기 속 코뮤니스트 활동의 틀’, 202012, 국제코뮤니스트경향)

     

    몇 개월 후 문재인 정권이 저물고 누가 집권해도 전혀 새롭지 않은 더 악화된 부르주아 정권이 들어설 것이다, 팬데믹 재앙 이후 세계자본주의 위기는 더욱 심화할 것이고, 노동자의 삶과 인류의 미래는 더욱 위태로워 질 것이다.

     

    문재인 정권 5년과 팬데믹의 경험은, 야만의 자본주의 체제 위기와 고통을 넘어서는 길이 부르주아 정치(선거) 참여와 정권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세계 프롤레타리아트의 의식적이고 집단적인 행동을 통한 코뮤니스트혁명에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 내내 촛불 정권 환상에서 팬데믹 대응까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노동계급의 현실이 암울하다고 자본주의 전복과 코뮤니스트혁명으로 향하는 길에 우회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계급투쟁의 최종 목표를 분명히, 공개적으로, 공세적으로 주장하며 혁명적인 실천을 해 나가야 할 때이다.

     

    계급투쟁의 부활과 계급의식의 발전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더 근본적으로! 더 급진적으로! 더 장기적 전망으로! 자신의 '계급적' 자리를 찾아갈 때 가능하다. 그 길에는 발본적인 토론과 혁명적 실천을 꾸준히 결합하며 전망을 제시하는 동지들이 필요하다. 그 길에 국제주의 코뮤니스트 포럼이 동지들과 함께 할 것이다.

     

    202111

    국제코뮤니스트전망 이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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