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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간특집] 시론 : 사회주의 정치의 실종 - 오세철
  • 조회 수: 3888, 2013-05-05 21:40:16(2012-12-14)
  • ■창간특집 : 코뮤니스트운동을 위하여


    사회주의 정치의 실종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

     

     

    대통령 선거를 향한 부르주아 선거판이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진보·보수를 망라하고 지면과 화면을 도배하고 해외 언론도 한국 정치에 호들갑스러운 관심을 보인다. 모든 모임의 중심 화두는 대선 후보 사이의 경쟁과 찬반 토론이다. 매년 5년마다 부는선거 중독증의 유난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월가점령 1년을 기념하는 대중들의 직접행동이 벌어지고 전 세계 노동자들의 아래로부터 투쟁은 지속되고 확산되고 있다. 무엇이 진정으로 새로운 세상을 바꾸는가? 그것은 부르주아 선거가 아니라 노동대중의 직접행동임을 역사가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인물의 선택이 아니라, 세력의 대체가 필요하다. 혁명적 탈바꿈.

     

    나는 1992년 민중대통령 선거대책위원장이었다. 총선과 대선이 한 해에 치러지는 20년 전 일이다. 군사정권이후 이른바 3김이 각축하는 판에 진정한 제3세력으로 사회주의 강령과 투쟁으로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진정한 사회주의가 아닌 소련과 동구 제국의 몰락을 맑스주의와 사회주의 패배로 몰아세운 전 세계 부르주아지와 사이비 진보세력의 혼란에 맞서, 사회주의의 기치를 다시 들고 그 대리인인 부르주아 정치에 맞서자는 뜻이었다. 그 이후 세 번의 대선이 있었다. 김대중, 노무현의 이른바 민주· 참여 정권 그리고 이명박의 보수 정권을 지나, 지금 부르주아 세력들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선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어쩌자는 것인가?

     

    5년 전 우리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 경제를 살리겠다는 포퓰리즘에 현혹돼서 온갖 정치· 경제·이데올로기적 억압과 고통 속에 살아왔다. 지배세력의 세련된 구호와 대중조작에 영합하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환상인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런데 또 다시 정치의 주체로 나서지 못하고, 그들 세력에게 맞장구치며 환호할 것인가? 정말 눈을 부릅뜨고 냉철하게 따져보자.

    박근혜 세력은 누구인가? 대자본의 세력이며 경제성장과 반공이데올로기로 무참히 민주세력을 탄압하고 그야말로 40년을 잃어버리게 만든 세력이다. 복지와 통합으로 포장된 현대판 자본의 이데올로기는 세련된 유신과 파시즘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면 문재인 세력은 누구인가? 대자본과 중소자본의 연합세력이며 정치·이데올로기 면에서 민주세력으로 스스로를 규정한다. 이명박 세력이 김대중·노무현 계보에 10년을 잃어버렸다면, 노동자세력은 이른바 민주세력 때문에 노동자 정치를 10년 잃어버렸다. 10년 동안 얼마나 가혹한 노동자 탄압과 실질적 민주주의 후퇴가 있었는지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박근혜 세력에 대한 민주· 반민주 대립구도로 세상을 바꿀 수 없음을 인식하고, 우리가 진정으로 잃어버린 10년을 다시 찾기 위해 어떻게 환골탈태할지를 노동자 앞에 밝혀야 한다.

    그러면 안철수 세력은 누구인가? 중소자본의 세력이며 부르주아 양당 정치를 대신할 제3의 시민정치세력으로 스스로 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부르주아 정치의 한 종류일 뿐이다. 이념을 초월한 중도정치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 주장 자체가 제3의 물결과 같은 현대판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이며, 다른 형태의 부르주아 정치를 열망하는 대중 정서의 반영일 뿐이다.

     

    이 모두를 대체할 정치와 세력은 사회주의 정치와 노동자 계급이다. 그런데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자본주의가 인류 참상의 원인이고 이를 넘어서는 자유로운 개인이 연합하는 사회(공산주의)라고 대중적으로 공개적으로 말하고 싸우고 있는가? 고통당하고 억압받는 노동계급과 함께 투쟁하고 그들을 정치의 주체로 내세우고 있는가? 부르주아 정치판에 진보정당의 이름으로 끼어들어 노동계급을 배신하고 부르주아의 한 분파로 행세했음을 반성하고 있는가? 일부에서 노동자 민중후보를 내세우자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지금이 후보전술을 쓸 때인가? 제발 좀 반성하자. 부르주아 정치를 흉내 내지 말자. 선거가 아닌 대중의 직접행동으로 맞서자.

     

    노동자 대중의 열망과 사회주의 정치의 무능력의 틈을 파고드는 것이 파시즘이다. 사회주의(공산주의) 정치의 진정한 복원만이 파시즘을 이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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