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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철의 내 인생의 책] ②알제리에서의 편지 - 카를 마르크스
  • [오세철의 내 인생의 책] ②알제리에서의 편지 - 카를 마르크스


    오세철 | 코뮤니스트 활동가·연세대 명예교수

    생물학적 죽음과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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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은 맑스의 탄생 200년이 되는 해였다. 맑스가 65세가 되는 1883314일 병마에 고통받던 그는 영원한 혁명 동무인 엥겔스 곁에서 눈을 감았다. 1882년 봄과 여름 알제리와 리비에라에서의 편지를 모은 서한집은 프랑스어로 쓰여졌고 2011년 우리말로 옮겨져 출간되었다. 질베르 바디아는 서한집의 해설에서 끝마쳐야 할 많은 일들에 대한 감정으로 그냥 산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탕탈(Tantal)의 욕망에 의해 고통당한다는 것을 우리의 맑스는 절대 수용하지 않았으리라고 휴양지에서의 맑스의 심경을 적고 있다.


    편지는 딸 예니와 사위 롱게에게도 썼지만, 대부분은 엥겔스에게 쓴 맑스를 볼 때 두 혁명가의 인간적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맑스는 항상 편지를 끝내면서 자네의 늙은 무어인이라고 쓰고 있다. 이 서한집을 내고 맑스주의 운동하는 활동가들에게 맑스의 마지막 서한집을 보라고 권하기도 했는데 이들의 반응은 의외로 냉담했다. 혁명과 코뮤니즘에 관련된 언어에 익숙한 그들에게 건강과 사소한 일상의 기록은 하찮은 잡문으로 보였을 것이다.


    햇볕 때문에 예언자 같은 수염과 모발을 제거했다는 편지(1882428) 그리고 엥겔스에게 쓴 마지막 편지에는 자연스럽게 인간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영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매사에 무관심해진다네라고 적고 있다. (188258) 맑스는 자신을 괴롭히는 병, 죽음 같은 슬픈 상념이나 암시를 딸들에게 하지 않고 오직 둘도 없는 동무 엥겔스에게만 숨기지 않고 토로했다. 엥겔스는 12년을 더 살아 맑스가 남기고 간 저술들을 마무리하고 완성하는 일에 몸과 마음을 바쳤다.


    번영하는 자본주의의 끝자락에서 파리코뮨을 보았던 맑스는 1914년 제국주의 전쟁으로 시작된 쇠퇴하는 자본주의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혁명가나 노동계급이나 자신들의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다. 맑스의 마지막 서한집은 병들어 고통받는 위대한 혁명가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이며, 혁명의 객관적이고 필연적인 과제를 다시 곱씹어보는 계기가 된다.  


    <기사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113223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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