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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살 딸이 전한 카네이션…장애인 어머니는 단단한 엄마 꿈꾼다
  • 2살 딸이 전한 카네이션장애인 어머니는 단단한 엄마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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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어린이집에서 선생님과 카네이션을 만들어 온 이라나씨의 딸


    저와 제 아이를 위해 하는 거예요.”

     

    이라나(38·)씨는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지역사회 내 장애인 권리 신장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이씨는 장애인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기에 준비되지 않은 지역사회를 바꾸는 운동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씨에게도 장애가 있다. 그는 특별한 원인이 없이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유전 질환인 골형성부전증을 앓고 있다. 뼈가 약해서 신체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그는 대부분 휠체어를 이용한다. 이씨의 딸(2)도 같은 증상이 있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다리가 휘어있었던 아이는 태어나면서 팔·다리가 부러졌다. 100일 이후로는 크게 다친 적은 없지만 3개월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아야 한다.

     

    선택지 없던 진로 결정

     

    대학 시절 이씨는 막연하게 상담 관련 직업을 꿈꿨다. 그러나 진로는 선택 영역이 아니었다. 장애가 있었기에 하고 싶은 일이 아닌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다. 그가 택한 것은 콜센터 일이었다. 신체를 덜 사용하고 음성으로 하는 일이라 자원했지만, 감정노동에 조금씩 지쳐갔다. 그러던 중 지인 소개로 노란 들판(노들)을 알게 됐다. 노들장애인야학·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을 운영하는 곳이었다. 이씨는 이곳에서 자신을 비롯한 장애인의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했다.

     

    장애인 인권 위해 신혼여행서 든 피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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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이라나씨는 신혼여행 중 남편과 함께 제주도에서 도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피켓을 들었다.


    10년간 이어온 이씨의 외침은 신혼여행지에서도 이어졌다. 20179월 이씨는 남편과 함께 제주도로 향했다. 계획은 시작부터 어그러졌다. 당시 제주도에서는 도민은 하루 최대 4, 비 도민은 하루에 최대 2회만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었다. 제주도를 찾은 장애인은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경우 한 곳만 들른 뒤 숙소나 공항으로 가야 했다.

    이씨는 교통수단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장애인 택시 이용 횟수에 제한을 둔 것이 불합리하다고 느꼈다. 공론화하고 싶었다. 어렵게 장애인 리프트 차량을 빌린 이씨 부부는 명소에 갈 때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었다. 이후 도내 장애인의 민원과 협의활동이 1년여간 이어졌다. 현재는 횟수 제한이 풀렸고 이용을 위해 전날 예약해야 하는 부분도 사라졌다고 한다.

     

    장애인 부모 위한 지원 필요해

     

    꾸준히 장애인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재 이씨는 활동 지원을 받고 있다.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혼자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에게 국가가 제공하는 제도다.

     

    2년 전 이씨는 한 달에 134시간씩 활동 지원을 받았다. 그는 출근하면서 아이를 돌봐야 했고 치료를 위해 주기적으로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야 했다. 비장애인 보호자 중심인 병원에서 아이를 돌보기 어려웠던 이씨는 활동 지원을 활용했다. 아이를 위해 쓴 활동 지원 시간만큼 이씨가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은 줄었다.

    이씨는 지금은 활동 지원 시간이 150시간으로 늘었고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면서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중증 장애인을 돕는 것 외에 아이 양육까지 지원할 활동 지원사는 적다면서 장애인 부모에게는 활동 시간 제공 외에 별도로 아이 양육 부문에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 단단한 엄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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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이라나씨의 딸을 위한 책과 나무블럭


    지난 8일 어버이날. 이씨 부부는 아이로부터 작은 선물을 받았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선생님과 함께 종이컵을 오려 만든 카네이션이다. 요즘 이씨는 아이가 자라면서 겪게 될 삶에 대한 고민이 많다. 아이가 마주할 시간이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은 데서 오는 미안함 때문이다. 하지만 이씨는 그렇기 때문에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더 강한 엄마가 돼야겠다고 매일 다짐한다고 한다.

     

    비장애인이었던 제 부모님과 달리 저는 아이와 같은 장애를 갖고 살아왔기 때문에 아이를 더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아직도 편치 않은 시선이 세상엔 많지만, 아이가 엄마보다는 훨씬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주고 싶습니다

    아이의 병원 진료를 마치고 다시 출근길에 오른 이씨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결연함이 묻어났다.

     

    <출처> 중앙일보. 202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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