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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연 강좌] 노동자를 위한 회계Ⅱ
  • 노동자를 위한 회계

     

    한 형 성 | 사실연 회원

     

    연재 순서

    Ⅰ. 노동자에게 회계란 무엇인가?
    Ⅱ. 자본주의 회계에서 기업의 주인은 누구이고 기업이 번 돈은
    어떻게 나뉘나?
    Ⅲ. 노동자도 알아야 할 자본가의 기업 사진 감상법 (1), (2), (3)
    Ⅳ. 노동자도 알아야 할 자본가의 기업 동영상 감상법 (1), (2)
    Ⅴ. 자본가의 몫은 어떻게 증가하나?
    Ⅵ. 자본의 위기와 현금 물신주의
    Ⅶ. 자본의 기업이익 극대화 전략 (1), (2)
    Ⅷ. 자본가를 위한 회계와 노동자를 위한 회계

     

    Ⅱ. 자본주의회계에서 기업의 주인은 누구이고 기업이 번 돈은 어떻게 나뉘나?

     

    지난 호에서 회계(會計)란 글자 뜻 그대로 “돈을 세어 모아서 이해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사회에서 기업회계는 “경영자가 기업의 경영활동을 화폐로 측정해(돈으로 세어서) 일정한 형식의 <표>로 만들어(모아서) 자본가에게 보고(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는 기업의 주인이 누구라고 보고 있으며, 기업이 번 돈은 어떻게 분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재무상태표>란?

     

    <재무상태표>는 “기업이 특정 시점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이러한 자산을 소유하기 위해서 돈을 어떻게 ‘부채’와 ‘자본’을 통하여 조달했는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표”입니다.

     

    여기서 자산이란 “기업이 특정 시점에 보유하고 있는 돈 버는 데 기여하는 재화나 권리”입니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돈 버는 데 기여하는 재화나 권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먼저 어느 용도에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있겠네요. 그리고 원재료, 제품, 토지, 건물, 기계장치, 특허권 등도 자산에 들어갑니다. 부채란 기업이 이러한 자산을 보유하기 위해서 사채를 발행하거나 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빚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자본은 기업의 소유주(주식회사의 경우는 주주)가 자산을 보유하기 위하여 자체적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기업소유주의 몫을 말합니다.

     

     

    여기서 잠깐 일상생활의 사례를 통해서 <재무상태표>의 자산, 부채, 자본이 어떤 의미인가를 살펴볼까요? 호돌이 네와 호순이 네는 최근 동일한 단지에 있는 아파트를 샀습니다. 아파트의 평수와 가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파트만 비교하면 과연 누구네가 부자일까요?

     

    - 호돌이: 50평 아파트 (매입가 10억 원)
    - 호순이: 30평 아파트 (매입가 6억 원)

     

    호돌이 네가 호순이 네보다 크고 비싼 아파트에서 사니 호돌이 네가 부자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위의 정보만 가지고는 누구네 집이 부자라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정보는 호돌이 네와 호순이 네가 가지고 있는 자산(아파트)의 정보만 제공할 뿐이지, 이러한 자산을 마련하기 위해서 어떻게 자금을 마련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 다음과 같은 추가정보가 주어지면, 누구네가 부자일까요?

     

    호돌이: 50평 아파트 (매입가 10억 원: 8억은 은행 대출, 2억은 자체 자금으로 조달)
    호순이: 30평 아파트 (매입가 6억 원: 1억은 은행 대출, 5억은 자체 자금으로 조달)

     

    이제 우리는 호순이 네가 호돌이 네보다 재무 상태가 좋은 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호돌이 네는 50평 아파트를 사기 위하여 구입 자금의 8억을 은행에서 빌리고 자체적으로 조달한 자금은 2억에 불과해서 이 아파트에 대한 실제 지분(몫)은 10평(50평 x 2/10)입니다. 그러나 호순이 네의 30평 아파트에 대한 실제 지분(몫)은 25평(30평 x 5/6)이니 호순이 네가 호돌이 네보다 재무 상태가 좋은 부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재무상태표>는 기업이 특정 시점에 돈을 버는 데 기여하는 자산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자산을 보유하기 위해서 자금조달을 부채와 자본을 통해서 어떻게 조달했는지를 동시에 보여주기 때문에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데 많이 이용됩니다.

     

    이러한 <재무상태표>의 정의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자산 = 부채 + 자본입니다.

     

    2. <손익계산서>란?

     

    <손익계산서>는 “기업의 특정기간의 경영성과를 나타낸 것이며, 기업이 특정 기간에 얼마의 수익, 비용, 손익이 발생했는지를 보여주는 표”입니다.

     

    수익: 기업이 특정기간에 벌어들인 금액

    비용: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지출한 금액

    손익: 수익과 비용의 차이로 이익(흑자) 또는 손실(적자)

     

    <손익계산서>의 수익과 비용을 이해할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현대 회계에서는 특정 기간의 수익을 계산할 때는 현금이 들어올 때만 아니라 외상(신용)으로 제품이나 상품을 판매할 때도 수익에 포함시키며, 비용도 현금을 지출할 때만 아니라 외상(신용)으로 재료 등을 살 때도 비용에 포함시킨다는 것입니다. 회계에서는 이러한 수익과 비용의 계산 방법을 ‘발생주의’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앞으로 연재될 내용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손익계산서의 정의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수익 – 비용 = 이익 또는 손실입니다.

     

    3. 자본주의회계에서 기업의 주인은?

     

    아래의 <00연구소> 사례를 이용해, 자본주의회계에서는 기업의 주인이 누구라고 주장하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표 1>은 <00연구소>의 20xx년 12월 30일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일일 찻집 영업을 개시하기 직전의 <재무상태표>입니다.

     

     

    <표 1>의 <재무상태표>에서 자산은 <00연구소>가 2018년 12월 30일 일일 찻집 영업 시작 직전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종류와 금액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00연구소>는 현금 10만 원, 임차료를 미리 지급하여 식당을 이틀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나타내는 선급 임차료 50만 원, 커피, 설탕 등의 커피 재료 15만 원, 음료수 5만 원, 커피기계 20만 원으로 이루어진 총 100만 원의 돈을 버는 데 기여하는 자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일 찻집 영업에 필요한 총 100만 원 어치의 자산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를 부채와 자본을 통해서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00연구소>는 100만 원 어치의 자산을 마련하기 위해서 지인으로부터 40만 원을 빌렸다는 것이 부채에 차입금으로 나타나 있으며, 연구소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60만 원을 조달했다는 것이 자본에서 자본금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결국 <표 1>의 <재무상태표>는 <00 연구소>의 일일 찻집 영업을 위한 자산과 이러한 자산을 구입하기 위하여 어떻게 자금을 부채와 자본을 통하여 조달했는지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표 1>의 <재무상태표>는 또한 <00연구소>가 12월 30일 보유하고 있는 총 100만 원 자산의 주인은 돈을 빌려준 채권자와 스스로 돈을 마련한 연구소 회원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좀 더 분명히 알기 위해서, <00연구소>가 영업 시작 직전에 갑작스럽게 일일 찻집 운영을 취소했고, 임차료, 커피기계, 커피 재료, 음료 등은 모두 현금으로 환불 가능하다고 가정하죠. 그럼, <00연구소>는 현금 100만 원을 마련할 수 있을 텐데, 이 현금 100만 원은 어떻게 분배될까요? 이를 법률적 용어로 ‘청산절차’라고 하는데, 100만 원에서 먼저 지인한테 빌린 돈 40만 원을 돌려준 후, 나머지 60만 원은 연구소 회원들에게 각자 투자한 액수인 3만 원씩 돌려주면 됩니다.

     

    여러분은 일일 찻집 영업이 취소되었다면 투자한 금액만큼 채권자(지인)와 주주(연구소 회원)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니냐고 반문하실지 모르겠네요. 네. 아직까지는 그렇게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정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본주의 회계에서 <재무상태표>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자산의 주인은 기업에 돈을 댄 자본가(채권자와 주주)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4. 기업이 번 돈은 어떻게 분배되나?

     

    <00연구소>는 애초 계획한 대로 12월 30일 일일 찻집을 시작했으며, 이틀간의 영업 결과는 다음과 같다고 가정해보죠.

     

     

    <표 2>는 <00연구소>의 일일 찻집 영업활동 결과를 정리한 <손익계산서>입니다.

     

     

    <표 2>는 <00연구소>가 이틀 동안 200만 원의 수익과, 이러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하여 117만 원의 비용이 발생했고, 이익은 68만 원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손익계산서>는 또한 수익 200만 원이 어떻게 분배되었는지도 보여줍니다. 장소를 빌려준 식당 주인 50만 원, 커피 재료와 음료수를 판 상인 20만 원, 바리스타와 홀 서빙 직원은 50만 원, 광고업자 10만 원을 배분했고, 최종적으로 이익 68만 원은 <00연구소>의 회원들이 가져갈 몫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손익계산서>는 기업의 수익이 임대인, 상인, 노동자, 광고업자, 회원(주주) 등에게 어떻게 나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5.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연결되나?

     

    20xx년 12월 30일과 31일 이틀 동안의 일일 찻집 영업을 통해서 <00연구소>의 재무 상태는 어떻게 변화되었을까요? <표 3>은 <00연구소>의 12월 31일 영업 종료 시점의 일일 찻집 <재무상태표>입니다.

     

     

    현금은 영업 시작 직전에 10만 원이 있었고, 이틀 동안 총 200만 원의 현금이 들어왔으며, 임금과 광고비로 각각 50만 원과 1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했기 때문에, 영업 종료 후의 현금 잔액은 15만 원입니다. 선급 임차료는 2일 동안 장소를 사용할 권리를 나타내는데, 이틀 동안 빌렸고 더 이상 빌릴 권리는 없으니 0원입니다(회계에서는 0원인 항목은 따로 나타내지 않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서 표시합니다). 커피 재료와 음료도 남은 것이 없으니 각각 0원이며, 커피기계는 새 것의 가치는 20만 원이었지만 이틀 동안 사용했고 하루에 1만 원 가치가 감소한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영업 종료 시점의 커피기계 가치는 18만 원이 될 것입니다.

     

    <표 3>의 <재무상태표>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하는 것은 자본에서 새롭게 나타난 이익잉여금 68만 원입니다. 이익잉여금은 <00연구소>가 이틀 동안의 일일 찻집 영업을 통해 얻은 <손익계산서>의 이익이 <재무상태표>의 자본에 반영된 것입니다. 따라서 <00연구소> 회원의 몫인 자본은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100만 원이었지만 영업을 끝낸 후에는 168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보다 자세히 <00연구소> 일일 찻집의 재무 상태에 있어서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서, <표 4>는 12월 30일 영업 시작 직전의 <재무상태표>와 12월 31일 영업 종료 직후의 <재무상태표>를 비교했습니다.

     

     

    <00연구소>의 자산은 영업 시작 직전에는 총 100만 원이었으나 영업 종료 시점에는 168만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자산이 증가했다는 것은 기업이 장차 돈 벌 수 있는 능력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12월 31일 시점의 <재무상태표>는 168만 원의 ‘자산’을 보유하기 위한 자금 조달은 어떻게 했다고 보고하고 있을까요? ‘부채’와 ‘자본’의 항목을 살펴보면, 40만 원은 남의 돈(부채)으로 조달했고, 128만 원은 자기 돈(자본)으로 조달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기 돈(자본)은 연구소 회원들이 일일 찻집에 최초로 투자한 원금 60만 원(자본금)과 이틀 동안의 영업활동에서 번 이익 83만 원(이익잉여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00연구소>가 12월 31일에 일일 찻집 영업을 종료하고 ‘청산’을 한다고 가정하면, 현금 168만원(현금 150만 원에 커피기계를 팔아서 마련한 18만 원을 합친 금액)은 어떻게 분배되어야 할까요? 우선 168만 원에서 먼저 지인한테 빌린 돈 40만 원을 돌려준 후, 나머지 128만 원은 연구소 회원 20명이 균등하게 30,000 투자했으니 똑같이 64,000원(128만 원/20명)씩 나누어 가지며, 투자수익률은 113%[(64,000-30,000) /30,000]입니다. 일일 찻집의 청산 과정을 통해서 <재무상태표>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자산의 주인은 자본가(채권자와 주주)라는 것을 나타낸다는 것을 보다 분명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표 4>와 같이 2개 시점 이상의 <재무상태표>를 동시에 보여주어서 기업의 재무 상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특정 기간 동안의 손익계산서를 함께 보여주어서 기업의 재무 상태가 변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마치 시점이 다른 2장 이상의 사진(재무상태표)과 시점들 사이의 기간 동안에 찍은 동영상(손익계산서)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과 같습니다.

     

     

    기업은 사진(재무상태표)과 동영상(손익계산서)을 1년에 한 번은 의무적으로 만들어 보여주며, 많은 경우는 1년에 4번, 분기별로도 만들어 보여줍니다. 자본주의회계에서는 기업을 서로 다른 시점에서 찍은 두 장 이상의 사진(재무상태표)과 그 사이 기간을 촬영한 동영상(손익계산서)을 ‘세트’로 동시에 보여주면서, 기업의 모든 것을 ‘투명’하게 보여주었다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이제 자본주의회계가 드리운 ‘베일’을 벗겨내야 할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회계가 숨기고자 했던 진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질문이 필요합니다.

     

    첫째, 자본주의회계에서는 기업이익의 원천을 무엇으로 보는가?

    둘째, 자본주의회계에서는 기업 존재의 이유를 무엇으로 보는가?

     

    6. 자본주의회계에서는 기업이익의 원천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앞에서 <재무상태표>의 자산은 “기업이 특정 시점에 보유하고 있는 돈 버는 데 기여하는 재화나 권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표 1>의 <재무상태표>는 <00연구소>가 12월 30일 영업 시작 직전에 현금, 선급 임차료, 커피 재료, 커피기계로 이루어진 총 100만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00연구소>가 커피 제조와 손님 접대를 위하여 고용한 바리스타와 홀 서빙 직원은 자산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바리스타와 홀 서빙 직원과 같은 노동자가 자산에서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산은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서 소유하고 있는 재화나 권리라고 정의하면서도, 기업의 <재무상태표>에 노동자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본주의회계의 <재무상태표>에서 자산에 노동자가 없는 이유는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는 자본가가 소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조선시대에 양반이 소유하고 있는 노비와 같이 노동자도 자본가에게 법률적·인격적으로 예속되어 있다면, <재무상태표>의 자산에 노동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는 자본가의 ‘개, 돼지’가 아닙니다. 자본주의회계에서 <재무상태표>의 자산에 노동자가 없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가 봉건제 사회보다는 ‘발전한’ 생산 관계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노동력의 소유자와 화폐 소유자인 지본가는 한 쪽은 판매자이고 다른 쪽은 구매자라는 점뿐이고 양쪽 모두 법률상으로는 평등한 사람들이며 ... 만약 그가 노동력을 한꺼번에 몽땅 판매한다면, 그는 자기 자신을 판매하는 것으로 되며, 따라서 그는 자유인으로부터 노예로, 상품소유자로부터 상품이 될 것이다. (「자본론」 제1권 6장 노동력의 구매와 판매)

     

    자본주의회계에서 노동자를 <재무상태표>의 자산에 포함하지 않는 것은 한편으로는 봉건제 사회보다 발전한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 관계를 반영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이익의 원천은 ‘노동자가 없는 자산’이며, 자산의 법률적 소유자인 자본가만이 모든 이익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는 자본가의 이데올로기를 전달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 노동자를 전적으로 배제하고 잉여가치를 ‘독식’할 수 있는 이유를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화폐가 자본으로 전환되기 위해서 화폐 소유자는 상품 시장에서 '자유로운' 노동자를 발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 서 자유롭다는 것은 이중의 의미를 갖는다. 즉, 노동자는 자유인(free individual)으로서 자기의 노동력을 자신의 상품으로 처분할 수 있다는 의미와,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노동력 이외에는 상품으로 판매할 다른 어떤 것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으며, 자기의 노동력의 실현에 필요한 일체의 물건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자본론」 제1권 6장 노동력의 구매와 판매)

     

    따라서 노동력이 이외에는 상품으로 판매할 어떤 것도 소유하지 않은 노동자는,

     

    자본가의 작업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의 노동력의 사용가치, 다시 말해 그것의 사용(즉, 노동)은 자본가의 것이 된다. 자본가는 노동력의 구매를 통해 노동 그 자체를 살아있는 효모로서(역시 그의 것인) 죽어 있는 생산물 형성 요소와 결합시킨다... 자본주의 노동과정이 보여주는 두 가지 독특한 현상은, 첫째, 노동자는 자기의 노동을 소유하는 자본가의 감독하에서 노동하며... 둘째, 생산물은 자본가의 소유물이지 직접적 생산자인 노동자의 소유물이 아니게 된다. (「자본론」 제1권 7장 노동과정과 가치증식 과정)

     

    자본주의회계의 <재무상태표>는 자산에서 이중의 의미에서 ‘자유로운’ 살아있는 노동자를 배제하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은 ‘노동자가 배제된 자산’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생겨났다는 자본주의의 물신화된 계급 이데올로기를 전달합니다. 또한 이러한 자산(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는 계급이 자본가이기 때문에 자산을 이용하여 창출한 이익(잉여가치)도 자본가가 독점적으로 향유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회계가 <재무상태표>에 걸쳐 놓은 베일입니다.

     

    7. 자본주의회계에서는 기업 존재의 이유를 무엇으로 보는가?

     

    자본주의사회에서 기업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가요? 그 이유는 당연히 ‘이윤 창출’, 즉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그럼, 기업의 이윤은 누가 가져갈까요? 자본주의회계에서는 자본가가 기업의 이윤 창출에 기여하는 모든 자산(현금, 원재료, 상품, 제품,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가만이 기업 이윤을 몽땅 가져갈 유일한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자본주의회계에서 기업 존재의 이유는 이윤 창출을 통한 자본가 몫의 증가, 즉 ‘자본증식!’입니다. 주식회사의 경우에는 이를 ‘주주가치의 극대화!’라고도 말합니다.

     

    가치의 증식이 그의 주관적 목적이 되고 추상적 부(富)를 점점 더 많이 취득하는 것이 그의 행동의 유일한 추진적 동기로 되는 한, 그는 자본가로(즉, 의지와 의식이 부여된 인격화된 자본으로) 기능한다. 그러므로 사용가치는 결코 자본가의 진전한 목적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되며, 또한 어떤 하나의 거래에서의 이윤도 그렇게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 끊임없는 이윤추구 운동만이 그의 진정한 목적이다. (「자본론」 제1권 4장 자본의 일반공식)

     

    <표 6>의 <손익계산서>는 <00연구소>가 바리스타와 홀 서빙 직원의 노동력을 구매하기 위하여 지급한 임금 50만 원이 비용이며, 수익에서 비용을 뺀 모든 이익은 자본가의 것이며, 노동자에게 지불하는 임금을 줄일수록 자본가의 이익은 늘어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본주의회계에서 노동자는 <재무상태표>에서는 보이지 않는 ‘유령’과도 같은 존재이며, <손익계산서>에서 노동자는 자본가가 가져갈 이익을 줄이는 비용으로 나타날 뿐입니다.

     

    그러나 과연 수익에서 비용을 뺀 이익 모두가 자본가(주식회사의 경우는 주주)의 몫이란 <손익계산서>의 이데올로기는 설득력이 있을까요? 이와 관련하여 마르크스는 자본을 불변자본과 가변자본으로 구분하고, 잉여가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자본 중 생산수단(즉 원료·보조재료·노동수단)으로 전환되는 부분은 생산과정에서 그 가치량이 변동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이것을 자본의 불변부분 또는 간단하게 불변자본이라고 부를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자본 중 노동력으로 전환되는 부분은 생산과정에서 그 가치가 변동한다. 그것은 자기 자신의 등가물을 재생산하고 또 그 이상의 초과분, 즉 잉여가치를 생산하는 데. ... 그러므로 나는 이것을 자본의 가변부분 또는 간단하게 가변자본이라고 부를 것이다.” (「자본론」 1권 8장 불변자본과 가변자본)

     

    마르크스는 재무상태표에 표시되는 자산(원재료, 토지, 건물, 기계 장치 등)을 불변자본이라고 했으며, 이러한 불변자본은 생산과정에서 어떠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며 단지 가치를 새로운 생산물에 이전할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본 중 노동력으로 전환되는 부분(가변자본)은 생산과정에서 노동자의 노동력의 가치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내며, 이것을 잉여가치라고 하였습니다.

     

    <표 6>의 <손익계산서>에서 노동자에게 임금으로 지불한 50만 원은 임차료, 재료비, 감가상각비, 광고비와 같은 종류의 비용일 뿐입니다. 자본주의회계에서 <손익계산서>는 가치를 단지 생산물에 ‘이전’할 뿐인 불변자본과 새로운 잉여가치를 ‘생산’하는 가변자본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똑같은 비용으로 취급함으로써, 노동자가 노동과정에서 잉여가치를 만든다는 것을 숨깁니다. 그리고 자본가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을 최대한 줄이거나 최소한 현 임금수준에서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자본가의 이익 증진을 위해서는 자본가가 마음대로 노동자의 해고할 수 있는 ‘유연한’ 고용체계가 필요하다는 자본가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합니다.

     

    8. 새로운 사회에서의 회계는...

     

    지금까지 자본주의회계에서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는 무엇이며, 이 <표>들이 자본가의 계급이데올로기를 어떻게 은폐하면서 교묘히 전파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재무상태표>는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서 어떠한 자산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자산을 갖기 위한 자금의 조달을 어떻게 남의 돈(부채)과 자기 돈(자본)을 통하여 조달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산의 소유자가 자금을 댄 자본가이기 때문에 자산을 이용하여 번 이익 모두를 자본가가 갖는 것이 정당하다는 이데올로기를 전달합니다.

     

    <손익계산서>는 기업이 번 돈이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재료판매자, 임대업자, 광고업자 등)에게 어떻게 배분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분배과정에서 자본가는 최종적으로 남겨진 이익이 얼마이든 간에 그 이익에 대한 절대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을 통하여 창출한 잉여가치의 향유에서 소외되어 자본가의 이익을 줄이는 비용으로 취급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이데올로기를 퍼트립니다.

     

    ‘성경’은 아담이 에덴동산의 선악과를 따 먹었기 때문에 인류에게 ‘원죄’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그럼, 자본주의사회에서 한쪽에서는 다른 사람의 노동력을 구매해 부를 증식하는 자본가가 만들어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자신의 노동력 이외에는 아무것도 팔 게 없어 노동력 판매를 통해서만 살아가야 하는 노동자가 생기는 이유는 어떠한 ‘원죄’가 있기 때문일까요?

     

    자본주의회계의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에 드리워진 베일을 벗겨내면, 자본가가 자산, 즉 생산수단을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든 ‘비극’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자본가가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생산수단을 전 사회적인 공동소유로 바꾸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사회적 소유가 된 생산수단과 인간 노동의 결합을 통하여 만들어진 이익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공동적 향유로 나타날 것입니다. 이것이 생산수단의 사적소유라는 자본주의사회에서의 ‘원죄’의 사슬을 끊어 낸 새로운 사회에서의 회계가 아닐런지요?   <계속>

     

     

    노동자를 위한 회계Ⅰ
    http://communistleft.jinbo.net/xe/index.php?mid=cl_bd_05&document_srl=339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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