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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미국의 반매춘 서약: 부시의 성도덕주의 환타지 - 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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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수: 13789, 2013-05-06 09:20:09(2013-02-05)
  • [지성수 칼럼] 미 부시의 성性도덕주의 환타지2013·02·05 12:53

    지성수(목사, 호주 시드니 사랑방공동체)

    성 절제운동 기금은 '정치적 보조금(political pork)'

    밴더빌트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한 엘 고어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고 자칭 ‘거듭난’ 기독교인인 조지 부시가 미국 대통령이 된 것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났다. 

    그 중에서도 미국 기독교의 영향이 온갖 영역에서 전 세계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심지어는 젊은이들의 성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것을 눈치 챈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딴지일보식 표현을 빌리자면 “조지 부시가 청춘들의 명랑빠굴생활에 테러를 가한 격"이다. 

    조지 부시는 퇴역 군인 의료 보장 기금, 공공 주택 기금, after-school programs, Temporary Assistance for Needy Families grants, 에이즈 약품 지원 프로그램 등등의 예산을 삭감한 반면 신앙에 기초한 절제 운동에 예산을 대폭적으로 지원 했다. 

    미국 연방 기금이 절제 교육에 제공되기 시작한 것은 클린턴 때인 1996년부터였지만 부시 행정부 하에서 극적으로 확장되었다. 그가 취임했을 때 9,750만 달러였던 것이 다음 해의 2억 7천만 달러로 뛰었고 돈을 받는 단체 가운데 꽤 많은 수가 복음주의 종교 단체였다. 



    △"미국은 반매춘 충성 맹세를 폐지하라" (traffickingpolicyresearchproject.org 그림) 


    그래서 비판가들은 절제 운동 기금을 "정치적 보조금(political pork)"이라고 부른다. 

    부시는 절제 운동에 개입한 것은 10 여 년 전부터지만 그것은 단순한 선거 정치학적인 것만은 아니고 우파가 과학을 뒤집어엎는 한 케이스이다. 보수주의자의 아이디어가 주류 과학자들에 의해 거부되자, 정치 영역에서 그들의 이론을 떠받칠 과학 인프라를 건설했다. 

    이 행정부는 반인텔리겐치아적인 우파로부터 과학자를 충원하고 전통적인 성교육 대신 절제 운동 프로그램을 가르치기 위해 납세자들의 돈을 긁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20 여 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포함된 The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는 60여명의 과학 권위자가 서명한 성명서와 함께 행정부가 과학을 남용하는 것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과학 지식이 그 정치적 목적과 대립되는 것을 발견했을 때, 행정부는 종종 과학이 그 결정과정에 진입하는 과정을 조작했다.", 

    부시의 과학 무시의 한 사례로 보고서는 부시가 ‘신뢰성에 의문이 가는’ 의사라는 평판을 듣는 조 맥클라니 박사(Dr. Joe McIlhaney)를 HIV/AIDS 대통령 자문 위원회와 질병통제 및 예방 센터의 자문 위원회에 임명한 것을 들고 있다. 

    맥클라니는 "HIV 및 여타 성감염 질환 확산을 막기 위한 콘돔 사용에 대해 공공연한 경멸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임신 비율을 실제로 축소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절제 운동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선전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부는 연방 기금을 받는 프로그램이 "결혼 제도 바깥에서의 성행위가 심리적 신체적 해악 효과를 불러오기 쉽다"라고 가르칠 것을 요구함으로써 절제 운동 교육이 섹스의 위험을 사실상 과장하도록 지시한다. 

    미국 사회학회지에 출판된 2001년 연구에 따르면 많은 절제 운동 프로그램의 주요 요소로 들어가는 "처녀성 서약"에 공적으로 서명한 학생들은 그들의 동료들보다 1년 반 가량 늦게 섹스 했다. 그러나 그들이 섹스 했을 때, 그들은 피임기구를 3분의 1가량 덜 사용했다. 

    The National Longitudinal Study of Adolescent Health의 최근 연구는 결혼할 때까지 처녀성 서약을 한 10대들은 성기 섹스를 하지 않은 다른 10대보다 오럴 섹스와 항문 섹스를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절제를 서약한 남자아이들은 항문 섹스를 4배 더 많이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서약자들은 서약을 하지 않고 절제하고 있는 10대보다 6배 더 많이 오럴 섹스를 하고 있다. 

    Metro Atlanta Youth for Christ의 절제 프로그램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인 챨스 에디(Charles Eaddy)의 말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섹스를 하려면 콘돔을 사용해라.‘라고 말 할 수 없도록 법률에 의해 제한되어 있습니다. " 
    "수 십년 동안의 10대 임신과 HIV를 막는 효과에 근거한 공중 보건 실행 정책을 제거하고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인 접근법으로 그것을 대체했을 때, 여러분들은 정치적 축구 게임에서 청소년들을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결과로 저울추 위에 올라가는 것은 그들의 건강과 생명입니다." 

    아마도 그것이, 부시가 주지사로 있는 동안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절제 운동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텍사스가 가장 높은 10대 임신율을 보이는 주 가운데 하나로 여전히 남아 있는 이유일 것이다. 

    2002년 기사에서 뉴스위크는 유일하게 효과가 있는 성교육 프로그램은 절제와 피임을 동시에 가르치는 프로그램들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무시하는 부시행정부의 고위 관리 자문위원의 말을 인용했다. 그 자문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가치가 데이터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미국 10대들에게 결혼하기 전에 섹스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은반지 로그램이 있다. 12달러를 내고 사는 은반지는 그들이 결혼할 때까지 성적으로 순수한 상태로 남겠다는 서약의 상징이다. 

    "반지는 젊은이들의 손가락에서 끊임없이 상기시켜준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반지는 매일 매일 부딪치는 유혹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창건자 더니 페틴의 말이다. 


          
    △ 1900년대 초 금주운동에서도 미국의 여성기독교 '절제운동(The Temperance Movement)'의 정치적 영향력은 거셌으며, 이는 다양한 보수 기독교 세력들과 함께 오늘날 '성' 절제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1917년에 작성된 한 여성의 절제운동 서약서(nationalprohibition.weebly.com 사진)   


    70만 달러의 연방 기금을 수령하는 은반지 프로그램과 같은 많은 절제 단체들은 신앙에 기초한 단체이다. 창건자인 데니 페틴은 세미나의 정적의 순간에 세상의 종말이 다가왔고 예수가 한 세대 안에 재림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신앙을 고백한다. 

    그렇다면 절제는 이러한 비전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가?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절제는 신을 알리기 위해 젊은이들에게 접근하는 도구이다. 예수 재림에 대비해서 그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다.” 

    이 운동은 은반지 20,000개를 미국 십대들에게 팔았고, 이제 이들은 자신들의 믿음을 설교하고 은반지를 10파운드에 팔면서 영국 투어를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처녀들로 구성된 한 미국 복음주의 단체가 영국 십대들에게 결혼할 때까지 섹스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다음은 2005년 8월 28일 볼티모어 선(Baltimore Sun)에 실린 기사다. 

    부시 대통령은 2003년에 150억불의 세계 에이즈 기금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신앙에 기반 한 (faith-based)‘ 단체들에 상당히 많은 기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세계 에이즈 계획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의회는 "매춘과 성매매를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은 단체들"에게는 기금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제적 활동을 벌이는 단체들이 수령할 때는 부시행정부가 서약을 할 것을 의무사항으로 부과했고, 지난봄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에까지 그것을 확대했다. 

    그러나 우파 기독교 집단이 벌이는 반매춘 십자군 운동은 전 세계의 홍등가에서 HIV감염을 막기 위해 전투를 벌이고 있는 공중 보건 단체들과 충돌하고 있다. 

    왜냐하면 심사기준이 ‘신앙에 기반한 접근법’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바뀌어감에 따라 연방기금수령을 위한 재계약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 상태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공중보건 활동가들은 에이즈를 줄이려면 콘돔과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정보를 성노동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비영리집단인 세계 에이즈 동맹(Global AIDS Alliance)의 대표 폴라 자이츠Paul Zeitz는 이렇게 말한다. 

    "에이즈를 다루고 예방하는 가장 기초적인 지식을 이해하지도 않고, 이 종교적 보수주의 집단은 거친 이데올로기적 아젠다 만을 남발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주의 단체는 이렇게 말한다. 
    "매춘을 눈감아주는 집단에 돈을 주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매춘을 눈감아주는 것은 매춘을 지지하는 것이다" 

    이들은 매춘여성들과 협력해 일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사악한 행위라고 본다. 또한 그것은 미국인의 생명만이 아니라 부시는 다른 나라가 절제 운동 교육을 홍보하도록 강제하기 위해 미국의 권력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의 한 법률은 세계적으로 에이즈와 싸우기 위한 미국 원조 가운데 3분의 1이 절제 교육에 사용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이것은 '결혼할 때까지 절제' 주장을 미국 정부의 HIV/AIDS 예방 개입에서 가장 중대한 활동으로 만들고 있다"라고 한 보고서가 말한다. 

    한편 미국은 세계의 다른 국가들에 반(反)콘돔 아젠다를 강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2002년 12월에 Politics & Science가 보고하듯, 
    "유엔이 후원한 아시아 태평양 인구 컨퍼런스에서 미국 대표는 HIV감염을 막는 수단으로 '지속적인 콘돔 사용' 승인을 삭제하려고 시도했다. 미국 대표는 콘돔 사용 권장이 미성년자 섹스를 북돋을 것이라는 이유로 이 입장을 택했다." 

    미국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전 세계 가난한 나라의 젊은이들은 안전한 섹스를 위한 콘돔을 사용할 수가 없는 형편이니 콘돔 없이 목숨을 걸고 섹스를 하든지 아니면 결혼 할 때까지 굶든지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아! 가난도 억울한데 섹스마저 미국 대통령 눈치를 봐야 하는 가난한 나라 젊은이들이여~. 


    2007.06.24 


    지성수 블로그 
    http://blog.daum.net/sydneytaxi/


    [소개글] 
    지금 우리 사회에는, 영국의 빅토리아 왕조나 구한말 이 땅에 들어왔던 외국 선교사들의 청교도주의 행태처럼 ‘성ㆍ담배ㆍ술’에 대한 절제 요구가 도를 넘어 크게 우려된다.  이는 자본가 권력이 노동자민중들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목표로 한 통치이데올로기로서 이른바 건강파시즘(Health Fascism)으로 진화해 사회 저변을 장악하는데 매우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건강파시즘이 최근 법제도적으로 강화된 경향은 2004년 성매매특별법(성특법)의 제정과 시행에서 비롯되지만, 성특법이 어떤 배경 아래 제정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2003년부터, 미 부시 대통령은 대외적으로 ‘반매춘 서약(Anti-Prostitution Pledge)’을 강권하면서 이를 전제로 한 HIV/AIDS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그리고 2개월 뒤 이라크를 침공, 이 성性도덕적 정책을 둘러싼 국제정치적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인권뉴스는 현 오바마 정권 하에서도 큰 변화가 없는 미국의 ‘반매춘 서약’ 정책과 관련하여,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지난 문건들을 번역 및 칼럼을 통해 지속적으로 게재하고 있다.(편집부)


    [관련기사]
    [번역] 미국의 반매춘 서약 : 수정헌법 1조에 대한 도전

    [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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