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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연대·대학문화성폭력사건 관련 민사소송 판결에 대한 대책위의 입장
  • 조회 수: 2994, 2014-11-28 10:35:47(2014-11-19)
  • 노동자연대·대학문화성폭력사건 관련 민사소송 판결에 대한 대책위의 입장

    판결문에 대한 왜곡과 2차 가해를 중단하라!



    지난 10월 29일 노동자연대(舊 다함께)·대학문화 성폭력사건 관련 민사소송의 판결이 나왔다. 판결 이후 가해자 측의 음해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1월 17일이 항소 기한이었기 때문에 대책위는 재판의 최종 종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작년 2월 12일 가해자 중 하나가 피해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이래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성폭력 사건에 대한 많은 명예훼손 소송이 그렇듯이 이 재판은 피해자로 하여금 문제제기를 철회하도록 압박하고, 피해자에 대한 신뢰를 허물기 위해 기획된 그 자체로 커다란 가해 행위였다. 때문에 피해자와 대책위는 이 사건이 사법기구로 넘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방어를 위해 반소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재판과정에서 피해자는 유흥업소를 다니려고 하지 않았느냐, 트위터에 자꾸 개인적인 글을 쓰는 이유가 뭐냐, 가해자를 좋아한 것 아니냐 등등 사건과 무관한 가해자 측 변호사의 집요한 2차 가해성 질문과 가해자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2차 가해자의 비상식적인 폭언에 시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부는 이미 이번 판결에 앞서 두 차례나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첫 번째 화해권고에 대해 가해자 측은 자신들이 제출한 근거 중 하나라도 판결문에 채택되면 만족한다며 화해권고를 거부했다. 3개월 뒤, 다시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졌지만 이번에는 1차 화해권고문에는 없었던 향후 이 사건에 대해 다시 일체의 재론(온·오프라인 포함)을 해서는 안 된다는 문구가 들어있어 피해자와 대책위로서는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야말로 이 사건의 공론화를 막고자 하는 노동자연대 등 가해조직과 가해자들이 바라던 바였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은 재판 결과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페이스북과 노동당 게시판 등에 판결의 취지를 왜곡하고, 피해자를 음해하는 2차 가해를 자행하고 있다. 그들은 마치 이 판결이 자신들의 무고함을 증명한 것처럼 떠들고 있지만, 그들의 주장과 달리 판결문의 핵심요지는 피해자의 문제의식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2.

    가해자 측은 네 가지 건에 대해 피해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에 피해자와 대책위도 가해자 측에 네 가지 건을 걸어 반소했다. 판결은 양측 모두에게 똑같이 300만 원 씩 벌금을 물었다. 그러나 판결문의 내용을 보면 주요한 문제들에 대해 피해자의 주장을 수용하고 있다는 걸 곧 알 수 있다.

    가해자가 제기한 네 가지 명예훼손 중 재판부가 위법성을 인정한 것은 피해자가 온라인상에 가해자들이 평소 교지편집부에서 일상적으로 성적인 대화와 성희롱을 했다고 쓴 부분 단 한 가지뿐이다. 그리고 이런 판단이 내려진 것은 피해자의 말 이외에 다른 증거가 없었고 피해자에게 직접 동영상을 보여준 또 다른 가해자 B의 증언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사건을 고소한 가해자 A가 강제로 야동을 보여주는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사실을 확증 받지 못했다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 판결의 가장 중요한 요지는 성폭력 상황 및 그에 대한 묵인과 방조에 대해서는 사법부도 인정을 했다는 점이며, 피해자가 인터넷상에 이 사건을 알린 것은 반성폭력 운동이라는 공익성에 근거하므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판결문에 의하면 사건의 공론화는 “편집장의 성폭력 가해행위를 폭로하고 이에 대한 노동자연대 학생그룹인 대학생 다함께의 방임을 규탄하면서 성폭력 사건의 해결책을 촉구한 것으로 그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그 취지는 원고가 편집장의 행위에 동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편집장에 대한 성폭력 행위나 대학생 다함께의 대처행위가 미온적이라는 그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된다고 했다. 즉, 성폭력 사실과 이에 대한 공론화 자체는 법리적으로도 타당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반면 재판부는 피해자의 반소에 대해서는 네 가지 중 두 가지를 인정했다. 무엇보다 가해자 두 사람의 행위가 그것이 강요든 묵인·방조이든 간에 피고의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사건 자체를 해석하는 프레임에 있어 사법부는 피해자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리고 소송의 당사자인 가해자 A 역시 이 사건의 가해자라는 사실 또한 판결문은 적시했다.

    “살피건대, 앞에서를 인정한 사실을 종합하면, 적어도 동영상 사건 당시 원고의 행위는 편집장인 B가 피고에게 음란 동영상을 보게 하는 행위를 용이하게 함으로써 이를 방조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로 인하여 피고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함으로써 피고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 할 것이므로, 원고는 그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판결문)”

    가해자 측이 피해자가 성추행 가해자라고 주장한 것이나, 피해자가 야동 시청을 동의했다는 주장이 허위사실이라는 피해자의 제기는 가해 조직인 노동자연대와 가해자인 B의 증언 때문에 인정받지 못했다. 이 점에 있어서 사법부는 끼리끼리 서로를 변호하는 가해자들의 증언을 받아들이는 우를 범했다. 그러나 공익성을 위한 피해자의 공론화와는 달리 가해자 측이 자기 방어를 위해 이런 주장을 게시한 것은 부당하다는 사실은 재판부도 인정했으며, 피해자가 유흥업소에 다니려 했다는 허위주장을 퍼뜨린 점에 대해서는 그것이 허위주장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그 행위가 다른 2차 가해자의 짓이었고 여기에 A의 가담 사실을 증명하기 힘들기 때문에 기각된 것일 뿐이다.

    판결문의 전반적인 취지를 검토한 결과, 우리는 여성주의적인 감수성이 여전히 부족한 이 나라 사법부 판결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이번 판결이 사건 자체의 본질을 침해하는 판결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3.

    물론 우리는 이번 판결에서 가해자 A의 구체적 행위들에 대한 판단여부를 회피한 점, 다른 가해자와 가해조직의 증언을 채택한 점 등은 사법기구가 가진 본래적인 한계이며 판결에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미 이 사건은 시립대학교 양성평등상담실에서 진상조사를 통해 가해자들의 성폭력 행위를 사실로 판단하고 경고와 성평등 교육이라는 징계성 처분까지 내린 사건이었다. 피해자와 대책위는 애초 이 사건에 대한 합리적인 운동적 해결을 원했을 뿐 사법기구로 가져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가해자 측은 양성평등센터의 판정에 불복하고 2012년 12월 형사고소를 시작으로 이 문제를 계속 법정을 끌고 갔다. 이 형사소송이 피해자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까지 가서 피해자의 진술이 진실로 판명되며 무산되자, 작년 2월 2500만 원 짜리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그리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소속단체이자 가해조직인 노동자연대는 이 소송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개입했다.

    이런 행위는 학생인 피해자가 감당하기 힘든 벌금으로 그녀 개인에게 압박을 가해 공론화를 위축시키려는 의도에 의한 것 뿐 아니라, 조직이 저지른 성폭력 가해행위를 개인 간의 법리 분쟁으로 축소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었다. 당연히 노동자연대는 그 수혜를 톡톡히 챙겨 왔으며, 그 단체의 회원들은 최근까지 법정에서 문제의 시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면피해왔다.

    노동자연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국의 사회주의노동당은 작년에 조직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사법부가 아니라 조직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해놓고 가해자를 옹호하는 결론을 내놓아 국제적으로 빈축을 샀다. 그런데 또 여기 한국에서 노동자연대는 반대의 태도로 똑같은 짓을 자행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조건적인 가해자의 옹호와 조직보위였다. 그리고 이제 “부르주아” 사법부는 가해자들의 성폭력이 사실이고 그 단체의 태도는 잘못이었으며 피해자의 공론화는 정당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4.

    이 사건의 본질은 판결문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두 사람의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야동을 보여주며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함으로써”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한 성폭력이다. 피해자는 당연하게도 자신과 가해자 중 1인이 소속된 노동자연대에 문제제기를 했으나, 그 조직의 반응은 집단적인 2차가해와 소송까지 불사하는 피해자에 대한 공격이었다.

    피해자와 대책위가 그동안 가해자들과 가해조직들에 요구한 것은 명료하다. 이 사건에 대한 명확한 입장, 가해자 및 2차 가해자들의 진정성 있는 공개사과 및 그들에 대한 징계, 성폭력 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반성폭력 내규지정, 가해자들에 대한 반성폭력 교육 이수. 그러나 가해조직과 가해자들은 이 중 단 한 가지도 수행하지 않았다. 노동자연대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는 자신들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발을 빼고 실질적으로는 2차 가해를 자행해 왔을 뿐이다.

    재판이 끝났다고 노동자연대·대학문화 성폭력사건이 끝난 것은 아니다. 사법부와 현 사회의 법체계의 한계로 말미암아 완전한 승리를 받아내지 못했지만 여전히 운동적인 해결방식이 남아있다.

    운동진영에 촉구한다. 위에 요구한 이러한 조치들이 선행되기 전까지 성폭력 가해조직인 노동자연대와 연대 활동은 재고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여성주의 관련한 문제에 있어 성폭력 가해조직인 노동자연대의 사업에 협력하거나 연대하는 것은 중단되어야 한다. 이는 노동자연대의 반여성적 본질을 은폐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장장 20개월 동안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가해자와 그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2차 가해자들은 지속적인 거짓말, 폭언으로 피해자와 대책위를 괴롭혀왔다. 그리고 판결이 나오자 그에 대한 왜곡까지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이런 거짓말과 폭언들은 지금 바로 가해자의 페이스북과 노동당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동당을 비롯하여 이들이 소속된 조직들은 가해자들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내려주기 바란다.

    사법부의 판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은 초석에 불과하다. 이를 단초로 피해자와 대책위는 앞으로도 계속 가해자들 및 가해조직과 끈질기게 투쟁해 나갈 것이다. 이 투쟁에 운동진영의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를 촉구한다.

    11월 19일

    노동자연대·대학문화성폭력사건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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