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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펌]정치적 왕따 만들기는 좌파라면 절대 사용해선 안 되는 수단이다
  • 조회 수: 2406, 2014-12-11 17:17:26(2014-12-11)
  • 정치적 왕따 만들기는 좌파라면 절대 사용해선 안 되는 수단이다

    ‘도편(陶片)추방’이라는 말이 있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 민주정치의 일환으로 시행됐던 제도로, 시민들이 도자기 그릇의 파편에 잠재적 독재자의 이름을 새겨 ‘투표’한 결과 6천 ‘표’ 이상 ‘득표’한 인물은 10년간 국외 추방되는 제도였다.

    재판 절차와 무관하고, 처벌 조처가 아니라 예방 조처였다는 점에서 도편추방은 비이성적 제도였다는 비판이 주류 역사학계의 견해다. 그러나 위대한 마르크스주의 고대사학자 드생트 크로익스(크루아)는 정당이 없던 시대에는 이 제도가 비이성적 제도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정당’, 즉 정치단체(크든 작든)가 존재하는 오늘날에도 공정한 재판 절차와 무관한 예방 조처로서 도편추방, 즉 정치적 배척ㆍ외면ㆍ왕따 만들기가 이성적일까?

    왕따 만들기는 십대가 학교에서 하는 짓이든 정치단체가 하는 정치 행동이든 결코 이성적이지 않다. 정치단체는 자신의 정견을 공개하고, 다른 정견을 내놓은 다른 정치단체들과 공개적으로 토론ㆍ논쟁해야 한다.

    카를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 서문에서 공산주의자는 이제 그만 음모가적 조직 방법을 폐기하고 당당히 자기 견해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공산주의자가 전 세계에 자기 견해ㆍ목적ㆍ지향성을 공개적으로 발표해, 공산주의 유령 얘기에 당 자신의 선언으로 대응해야 할 때다.”

    비록 국가보안법이 아직 살아 있지만, 한국에서의 혁명에 관해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주장 대신에 에두르는 듯한 말로 표현한다면, 1980~90년대와는 다소 다르게 2010년대 한국의 혁명적 좌파도 마르크스의 선언대로 활동할 수 있다.

    그런데도 A지지모임과 그 후신인 성폭력대책위는 음모가처럼 활동해 왔다. 책임 있게 활동가 이름을 공개적으로 대중에게 드러내기를 꺼리는 듯하고, 실재의 공간보다는 SNS를 선호한다. 그리고 타단체의 정치적 견해와 실천을 고의로 왜곡하면서 그 단체를 왕따로 만들려 애쓴다. 한상균ㆍ최종진ㆍ이영주 선본 측의 3자연석회의 제안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들은 A의 피해 호소를 성역화하고는(‘2차가해’ 개념을 내세워) 실체적 근거 없이 다함께(2014년 2월 28일 이전의 일을 언급할 때는 이 옛 명칭을 사용할 것임)를 가해 단체로 몰고 있다. 

    그러나 A가 이정*이나 정아무에 대해서는 피해자였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다함께가 A를 가해했다는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고, 오히려 A와 류한수진이 다함께에 대한 (중상모략) 가해자라는 점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그러므로 우리 입장에선 그동안 그들을 참고 견디었던 셈이다.

    타단체의 정견을 오해할 수는 얼마든지 있다. 노동자연대나 그 회원들도 종종 그런 오류를 범한다.(오류가 발견되면 바로잡으려 애써 왔다.) 하지만 고의로 왜곡하는 짓을 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그러도록 애쓴다.

    음모적

    고의로 타단체의 견해와 실천을 왜곡하면서까지 타단체를 왕따로 외면받고 배척당하게 만들려는 집단은 그렇게라도 해야 자신의 정체성을 굳힐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외부 세계가 자신에게 적대적이라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자기 자신도 왕따당한 적 있는 사람이 남을 왕따로 만드는 일에 앞장서는 경우를 종종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왕따 만들기나 그걸 위한 중상모략은 진정한 토론과 논쟁을 가로막고, 실제로 이 효과를 의식적으로 노려 그런 비도덕적 방법을 사용하는 집단과 개인들이 있다.

    다른 한편, 일부 좌파들이 중상모략 당하는 개인이나 집단을 둘러싸고 서로 야비한 거래를 하는 일도 있다.

    이 모든 일은 본질적으로 패배감과 사기 저하의 산물이다. 

    자신의 전술이나 전략의 오류로 겪은 실패와 패배를 남 탓으로 돌리면 당장의 내부 결속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솔직하지 못한 방식은 좀더 긴 눈으로 보면 단체나 개인에게 종파주의와 기회주의를 내면화한다.

    대개 왕따당하는 집단은 많은 사람들이 일탈자로 여기고 심한 편견을 보이는 집단이기 쉽다. 적어도 성폭력 문제에 관한 한 노동자연대는 좌파의 컨센서스와 다른 이론(혁명적 마르크스주의의 여성해방론)을 갖고 있다.

    여성을 피해자로만 보는 여성주의에는 이 이론이 기이한 일탈로 보이는 점을 이용해 류한수진과 A지지모임, 대책위는 우리 단체를 마초 단체로 모략해 여성들로부터 배척받고 좌파 사상 경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만들려 해 왔다. 

    그러나 여성주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 마초라는 식의 일부 소종파들의 주장은 비판을 원천 봉쇄하고 자기방어 막을 쳐 자신을 위한 안전 영역을 확보하려는 시도일 뿐이다. 

    또한 그것은 매우 자기중심적인 생각이고 심지어 자아도취다. 여성주의는 오늘날에는 여성 해방 운동의 가장 우세한 조류이긴 하지만 하나의 조류일 뿐이다. 한 세기 전에는 알렉산드라 콜론타이와 클라라 체트킨 등을 통해 혁명적 마르크스주의 여성 운동이 가장 우세한 조류였다.

    좌파라면 거짓되고 왜곡된 뒷담화 수준의 글로 타단체를 모함할 게 아니라, 당당하게 양지로 나와 토론과 논쟁으로 관심 있는 사람들을 설득하려 애써야 한다.

    최일붕

    출처 : <노동자 연대> http://wspaper.org/article/1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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