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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역] 건강파시즘: 잘못 인도된 반악덕 서약 - LA Times
  • 인권뉴스
    조회 수: 12219, 2013-05-03 12:13:10(2013-02-14)

  • 인권뉴스 편집부

    [소개글]
    지금 우리 사회에는, 영국의 빅토리아 왕조나 구한말 이 땅에 들어왔던 외국 선교사들의 청교도주의 행태처럼 ‘성ㆍ담배ㆍ술’에 대한 절제 요구가 도를 넘어 파시즘의 생활화가 크게 우려된다. 이는 자본가 권력이 노동자민중들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목표로 한 이른바 건강파시즘(Health Fascism)으로, 사회 저변을 장악하는 통치이데올로기로써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건강파시즘이 최근 법제도적으로 강화된 경향은 2004년 성매매특별법(성특법)의 제정과 시행에서 비롯되어 강제성 금연정책으로 확대 진행 중이지만, 성특법이 어떤 배경 아래 제정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다음은 국내 성특법이 미 부시 정권의 대외정책과 긴밀하게 맞물려 있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미 LA Times(2005.3.20) 관련 사설을 옮긴 것이다. [편집부]


                  


    잘못 인도된 반-악덕 서약
    A Misguided Anti-Vice Pledge


    카톨릭과 우파 기독교도들에게 지원받은 의회 내 보수주의자들이 공중보건을 희생해 전 세계의 성규범을 지배하려는 새로운 전투에 나섰다. 

    이번에 시도하는 전략은 에이즈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미국의 단체들에 서약을 부과하려는 것이다. 반에이즈 단체들은 해외 단체들에 요구되었듯이 의료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연방 기금을 수령하기 위해 "매춘과 성인신매매에 반대하는 정책"을 지지한다는 서약을 해야한다.

    이 서약은 전세계에 함구명령을 내렸던 부시 행정부의 또 다른 조치들을 연상시킨다. 부시 행정부는 미국의 기금을 지원받는 국제가족계획단체들에게 기금을 받는 대신 낙태를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에 대한 토론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요구했다. 

    이것은 또한 UN이 지원하고 있던 주사바늘 교환 프로그램(역주: 약물 중독자들의 주사바늘을 새 것으로 교환해주는 프로그램. 에이즈 확산을 막는 데 크게 기여한 프로그램임)을 철회시키려고 했던 시도와 유사하다. 

    미국의 이런 정책은 에이즈 확산을 막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불법적이고 안전하지 못한 방법으로 낙태할 수밖에 없던 여성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 줄스 데이비드 작 '경찰에 의해 체포되는 매춘부' (위키갤러리)


    에이즈 전문가들은 반매춘서약이 원래 의도했던 목적과 정반대되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 정책은 지원단체들이 도움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여성들 - 질병의 확산에서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 에게 접근할 수 없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 서약은 2003년에 의회에서 통과된 법이 시초이지만, 아직까지는 기금을 지원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그렇지만 부시 행정부가 내년에 에이즈 방지 기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의회에 요청한 32억달러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3세계에서 에이즈와 전투를 벌이는 단체들 - 어린이를 구하라Save the Children, 국경없는 의사회Doctors Without Borders, 옥스팜Oxfam같은 - 이 매춘을 좋아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어리석인 일이다. 그러나, 에이즈와 전투를 벌이기 위해 필요한 가장 막중한 일에는 매춘여성들과 함께 일하고 그들이 기꺼이 치료를 받고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포함된다. 

    서약은 이 단체들이 매춘 여성들에게 콘돔을 주거나 반종양바이러스 약품을 나누어주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많은 경우에 이들의 활동을 방해하며, 매우 해로운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방글라데시의 현장활동가들은 때때로, 지역민들에 의해 맨발로 걸어다닐 것을 강요당하는 사창가의 성노동자들에게 신발을 나누어준다. 이것이 에이즈를 방지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에게 신뢰를 얻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자기존중의식을 북돋는 한 가지 방법이 된다. 이런 자기존중감이 없으면 그들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매우 힘들다. 

    이런 활동이나 성노동자들에게 개인위생에 관한 상담활동을 베푸는 것이 반매춘서약을 위반한 것인가? 서약의 모호한 단어들은 이 점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 명백한 것은 이 서약이 정치인들이 좋아하지 않는 단체들에게 기금을 주는 것을 거부하는 데에 쉽게 이용된다는 것이다. 


         
    △ 보수기독교 단체 하이패밀리(소장 송길원 목사, 명예이사장 옥한흠 사랑의교회 목사)는 "성매매거절 10만 남성 서약운동 전개 캠페인"등을 전개, 성매매특별법 시행에 적극 앞장섰다는 이유로 2005년 노무현 정부로부터 국민포장을 수여받았다.[인권뉴스]  


    지난해, 상원 다수당 대표 빌 프리스트Bill Frist (R-Tenn.)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미국의 단체들에 2003년의 법률을 적용하는 것을 연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올해는 방관자의 입장에 서있다. 먼저, 그는 의사로서 아프리카를 정기적으로 여행했던 전문가로서 그의 동료들보다 현실을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그는 그의 보수주의자 친구들에게 반대해서 그 서약에 반대하는 발언을 해야 한다. 해외에서 일하는 미국 단체들도 그것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 

    이 단체들은 매춘이 개발도상국가의 공중보건에 질병을 가져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여성들에게 보다 좋은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지, 강제나 도덕적 교훈을 주기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성병에 대한 상담을 하고 가정 폭력을 막기 위한 활동을 하고 문자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등의 사회적 지원활동을 벌여 그들을 돕는다. 그들은 그들의 활동을 억압하는 무기로 사용될 서약에 서명함으로써 자신들의 신실성을 증명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 

    보수주의자들이 만약 제3세계의 매춘을 추방하고 싶다면, 매춘이라면 경악하는 종교단체들을 지원해 제3세계로 보내길 바란다. 에이즈와 전투를 벌이는 활동에 개입하는 것은 당사자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잘못된 정책이다. [LA Times]


    [관련 국내소식]
    국내 여성계 "콘돔 나눠주면 안 돼"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자, 여성계는 집창촌에 대한 질병관리차 콘돔을 배포해오던 보건당국의 정책을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불법 성매매현장에 정부가 의료보조행위를 하는 것은 성매매를 용인하는 것이라는 논리였다. 
    당시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의 한 관계자는 "단속을 피해 지속되고 있는 음성적 성매매 시, 증거를 없애기 위해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행위 등은 차후 심각한 보건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예전 군부대에 무료 배포하던 콘돔. 지금은 콘돔 대신 '성매매 방지교육'으로 바뀌었다.[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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