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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천』 복간 6호 :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
  • 권두언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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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11 15 사회실천연구소 사회실천연구소에 참여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하면서 문을 열었다. 17년 전의 일이다. 그 글의 몇몇 부분을 옮기면서 지금의 우리를 되돌아보자. 그리고 우리는 무엇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를 다시 묻는다. 

    “그동안 남한에서 좌파를 자임하는 세력은 사상이념의 생산과 유통에 무능했거나 게을렀던 것이 사실입니다. 노동계급 투쟁이 개량주의에 물들어 간 데에는 이론의 빈곤도 주요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사회민주주의나 제3의 사상이념을 내세우는 정치세력과 관계 맺은 연구자들은 이른바 정책대안을 사민주의 정치 세력화에 제공함으로써 부르주아지의 이해에 간접적으로 복무해 왔습니다. 더구나 부르주아지와 자본의 지원을 받은 연구소들의 정책 생산능력은 자본의 좌파세력뿐만 아니라 혁명세력의 능력을 훨씬 앞질렀습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의 역사에 우리가 얻은 교훈은 남한의 특수성을 인정하면서도 세계자본주의 체제의 증폭된 모순과 격화되는 계급투쟁을 노동자 관점에서 분석하고 노동운동의 미래를 전망하는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연구소가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사회실천연구소는 사회주의운동 종합연구소를 지향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밑바닥을 다지면서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노동계급 해방을 위한 사상이론을 곧추세우는 일에 나서려고 합니다. 우리는 실천 운동에 물줄을 댈 마르지 않는 저수지이고자 합니다. 철학, 사회과학, 역사학, 과학 등의 연구자뿐만 아니라 구체적 실천에 복무하는 활동가도 참여하여 함께 연구하고 실천하는 연구소가 될 것입니다.”

    17년 전 우리가 보았던 세상과 그 자본주의 체제를 혁명적으로 폐절시키고 자유로운 인간이 연합하는 코뮤니스트 사회건설이라는 혁명적 맑스주의자의 전망과 역사적 과제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는 사실, 그리고 더 나아가 최근 몇 년 동안 우리가 심각하게 경험한 팬데믹, 기후 위기, 일반화된 세계 제국주의 전쟁의 가능성 등이 자본주의의 막다른 골목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번 우리가 누구인가를 확인한다. 맑스주의에 확고하게 기반을 두고 모든 부문과 현장에서 혁명적 실천을 해야 하는 맑스주의자들의 연구소가 사회실천연구소가 아닌가. 지금까지 수많은 연구소가 부침하고 생기고 있지만, 여전히 자본에 기생하고 자본주의 체제와 반()혁명 정치세력의 이데올로기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적어도 사회실천연구소는 지금까지 우리가 출발하며 제안했던 맑스주의의 사상이론과 실천이라는 임무를 놓치지 않으려 했고 부족했던 맑스주의적 실천을 반성하고 있다. 초기에 집중했던 정세토론과 맑스주의 학교의 복원은 앞으로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과제들이다.

    이번 실천 복간 6호에는 맑스주의 이론을 복원하는 의미로 두 편을 재수록한다. 첫 번째 글은 2007 9월호에 실린 폴 매틱(Paul mattick) 노동자 통제.

    “자본주의 체제로 전통적인 노동 조직의 통합은 계급 협조에 의해 약속받은 실제의 이득을 보증할 수 있는 한에서만 자본주의 체제의 자산이다. 이러한 조직들이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억압의 도구가 될 때 그 조직들은 노동자의 신뢰를 상실하고 그와 더불어 부르주아지에게 가치가 없어진다.” “자본주의가 자체의 발전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계급의식의 형성을 낳는 조건을 재창조하게 될 때 그것은 또한 사회주의에 대한 요구로서 노동자 통제에 대한 혁명적 요구를 소생시킬 것이다. ... 그래도 노동계급이 자신의 해방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은 처음에는 제한적일지라도, 자기 결정의 경험을 통해서 뿐이다.”

    두 번째 글은 2007 10월호에 실린 빅토르 세르주의 러시아혁명 이후 30이다.

    “볼셰비즘의 독특한 특성들, 즉 볼셰비즘에게 볼셰비즘 자신도 대체로 공유하고 있는 공통의 정서를 함께 가졌던 자신의 경쟁 정당들에 견주어서 부인할 수 없는 우월성을 선사한 그 특성들은 다음과 같았다. a) 볼셰비즘의 마르크스주의적 확신들, b) 혁명에서 프롤레타리아트의 지도권에 대한 교의, c) 고집스런 국제주의, d) 사상과 행동의 통일. 상당한 사람들 사이에서 사상과 행동의 통일은 그들 자신의 결의에 대한 확신을 낳는다.”

    “승리하여 의기양양하던 첫 10년과 뒤이은 암흑의 10년이 지나고 나서, 우리가 러시아혁명에서 옹호할 것은 무엇이었는가? 엄청난 역사적 경험,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기억들, 귀중한 사례들, 이미 상당한 양에 이르는 모든 것들이다. 다른 한편으로 프롤레타리아트의 교의와 전술은 비판적인 검토를 요구한다. 너무도 많은 변화들이 이 혼돈스러운 세계에 발생하였기에 1920년에는 유효했던 단일한 마르크스주의적 – 아니면 이 점에 대해서는 사회주의적 – 계획은 이를 최신식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본질적인 수정들 없이는 현실에 적용될 수 없을 것이다. ... 나는 미래의 투쟁들에서 “프롤레타리아트의 독재”가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에서 약속한 대로 사회실천연구소의 공개 정세토론회를 개최하는 첫 번째 기획으로 국제정세를 다루는 글과 국내정세를 다루는 글을 싣는다. 이형로의 일반화된 전쟁으로 향하는 자본주의와 계급투쟁 전망, 홍수천의 제국주의 간 패권경쟁과 다극 세계질서이다.

    대중적으로 열려는 공개 정세토론회에서는 세계적으로 솟구쳐 올라오는 노동계급의 투쟁에 기반을 두고 자본주의를 넘어서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혁명적 전망을 모색하고 구체적 실천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2023년 11월

    사회실천연구소를 대신하여

    오세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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