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주의코뮤니스트포럼
  • [김수행 선생 7주기] 마지막 거리 강연
  • 조회 수: 1636, 2022-09-08 14:16:07(202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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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행 선생 7주기


    제가 런던대학에서 경제학박사를 받을 때 박사 논문이 ‘맑스의 공황이론’이에요. 지금 상황과 딱 맞는 얘기이에요. 맑스는 ‘자본주의가 언제 망할까?’에 대해, 공황이 주기적으로 자꾸 발생해서 자본주의가 형편없는 경제체제, 사회체제, 정치체제라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널리 알려질 때 결국 자본주의가 망한다고 이런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자본주의가 경기가 좋을 때는 자본주의의 나쁜 면(진짜 속성)이 잘 안 나타나는 데 지금 이렇게 불황이 오고 공황이 오고 이럴 때는 ‘자본주의는 이런 사회구나’라고 분명히 드러나게 되고 그러면서 자본주의를 타도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이 더 확신하고 노력하게 됩니다.


    사실 또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이렇게 어려울 때 우리 노동자들만 어려운 것이 아니고 실제로 자본가들도 상당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전 세계 시장이 자꾸 좁아지니까 자기들도 어떤 식으로든 탈출해야 하는데 탈출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거죠. 그러니 서로가 싸움이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봐야 합니다.


    자본가들이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하면서 점점 더 자기들의 적대세력을 만들어 냅니다. 노동자들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만들어 노동자를 착취하고 임금수준을 낮춥니다. 노동자는 거기에 저항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할 거예요. 먹고 살 수 없다고 가만히 죽을 수는 없죠. 저항은 점점 더 커집니다. 그러면 자본가계급과 기존의 세력들은 이것을 극복하려 노동자계급과 모든 사람이 단결하고 조직되지 못하게 압박을 가하고 억압을 가합니다. 그게 사실 히틀러와 같은 파쇼정권입니다. 파쇼가 그런 데서 나온 겁니다.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것은 1933년 대공황이 일어난 때입니다. 자본가들이 자기의 힘으로는 해결을 못 하니까 그런 히틀러와 같은 깡패를 대통령에 앉히고 총통에 앉히고 이래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죠. 지금 다른 나라도 똑같아요.


    미국에 오바마가 처음 대통령 된다고 선거운동 했을 때는 엄청나게 좋아했어요. 흑인이 대통령 되는 게 처음 있는 일이고 그때는 오바마가 말도 참 잘했죠. 그러면서 부시가 하는 정책은 전부 다 거꾸로 하겠다고 했죠. 전쟁 종식하겠다! 민주주의 하겠다! 빈부격차 없애겠다! 이런 소리 다 했다고요. 그런데 대통령 딱 되니까 마음이 확 달라졌죠. 마음이 달라졌다는 것이 무슨 얘기냐 하면 결국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대통령 자기 혼자 똑똑해도 소용없습니다. 사회 전체를 자본가계급이 잡고 있으면 대통령이 무얼 할 수 있겠어요? 전쟁을 끝냈습니까? 전쟁을 계속하고 있죠.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민주 정부를 세워서 모든 사람 잘살게 한다고? 무얼 잘 살게 해. 전부 거짓말이죠. 사기꾼들이에요! 원래 사기꾼들이에요! 거기에다가 사태를 점점 악화시키죠. 


    공황이 시작된 게 보통 2008년이라고 하는데. 2008년에 리먼 브라더스가 망하고 주식값이 바닥을 쳤습니다. 그런데 2009년 중반쯤 되면 주식값이 바닥을 넘어 자꾸 승승장구한다고요. 그래서 자본가들 얘기하는 것은 ‘아! 경제가 살아난다.’고 하는데. 살아나긴 뭐가 살아납니까? 주식값만 자꾸 올라가면 뭐 해요. 여러분이랑 아무 관계없는데. 돈 좀 있다는 중산층들은 주식가격 올라간다고 해서 주식 사서 홀딱 망한다고요. 그렇게 해서 빈부 격차가 점점 심해진다는 걸 알아야 해요.


    지금은 이렇게 보면 돼요. 지금 기업들이 임금도 낮아지고 일을 무자비하게 많이 시켜 이윤을 엄청나게 얻습니다. 이윤이 많이 났는데도 그것이 생산적으로 공장을 확대한다든지,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준다든지, 교육을 한다든지, 새로운 기계를 가져온다든지, 이런 데는 한 푼도 안 쓰고 노는 사람들, 쓸데없는 사람들, 필요 없는 사람들만 자꾸 부유하게 한다고요. 사회가 망할 징조가 딱 되어있는 것에요. 아시겠어요. 그걸 알아야 해요.


    지금 그런 상황이 유럽에도 그대로 진행되고 있는 거예요. 그것이 사실 1980년부터 진행된 신자유주의라는 사상이에요. 신자유주의라는 게 뭐냐면 자본가들에게 돈을 많이 벌게 해주면 그래서 자본가가 잘살면 보통 사람들도 거기에서 나오는 국물, ‘국물 먹고 보통 사람들도 잘살 수 있다.’ 그런 주장인데. 말이 안 되는 주장이에요. 그 사람들이 새로운 생산을 해야지. 생산을! 일자리를 만들어야 내야 소득을 만들어내야지. 지금 이렇게 해서 무슨 국물이 생기냐고요.


    우리가 단결하고 정신을 차려서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할까? 굉장히 연구를 많이 해야 해요. 내가 「마르크스가 예측한 미래사회」라는 책을 썼는데. 그것은 소련도 아니고 북한도 아니고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이라 맑스가 원래 이야기한 거예요.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이란 어떤 사회냐면 여러분이 회사를 전부 차지하는 거예요. 노동자들이 회사의 주인이 돼서 여러분이 민주적이고 자유롭고 평등한 대화를 통해서 집단적인 이성을 통해서 회사를 바로 운영하는 나가는 것이에요. 모든 회사가 그런 식으로 된다면 자본가가 이윤을 얻기 위해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사라지는 거예요. 사라진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금의 물적, 인적 자원으로도 훨씬 더 잘 살 수 있는 거예요.


    우리가 박정희 이후부터 굉장히 우리 노동자계급이 희생했는데, 지금 엄청나게 잘 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낸 건데. 그게 언제까지 계속 갈 수 있냐고요. 계속 안 가기 위해서는 자본가계급이 회사의 주인이고, 자본가계급이 모든 재산을 가지고 있는 그 체제를 없애야 해요. 그 체제를 없애지 않으면 어찌할 수가 없어요. 이 사람들이 주인이니까 건물을 가지고 있고, 기계를 가지고 있고, 돈을 가지고 있고, 이러니까 우리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는 것이 없고, 우리한테 "이것 해라, 저것 해라. 몇 시간 일해라. 너희는 비정규직이다" 자꾸 이러는 거예요.


    자본가들의 재산이 늘어난 것은 결국은 노동자들의 잉여노동이에요. 노동자들이 뼈 빠지게 일한 그 덕으로 돈을 자꾸 버는 거예요. 이제는 모두가 함께 일하고 모두가 함께 나누어 갖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맑스가 생각한 아이디어예요. 기본적 아이디어.


    자꾸 공부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사회민주주의를 자꾸 얘기해요. 사민주의가 뭐냐면, 좀 사람이 양심적이고 그래서 그들이 법도 굉장히 공정한 법을 만들고, 경찰도 공정하고, 정보기관도 공정하고, 법원도 공정하고, 깨끗한 사람이 들어와서 소득분배를 공정히 하면 모두 잘 살 수 있게 하지 않겠느냐? 자꾸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게 엉터리예요! 그게 안 된다고요. 


    자본가계급이 재산을 가지고 있는 한 소유주가 그들인 한 안 되는 거예요. 자본가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내어 주어야 하는데 안 내주잖아요. 그들을 없애야 하잖아요. 없애려면 맑스가 얘기한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이라는 상태의 사회를 만들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노예로 살아간다고요. 맑스가 ‘자본주의에서 임금을 받는 임금노동자들은 임금 노예다.’ 이랬어요. 임금에 딱 매여 있잖아요. 임금 못 받으면 죽잖아요. 그게 임금 노예야. 자유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래서 임금노예 상태에도 벗어나서 공장을 전부 차지하고, 함께 경영하고 모두가 얼마나 기분이 좋아요. 일할 마음이 확 나는 거야. 자율적으로 능동적으로 엄청나게 일해도 우리 모두를 위해서 같이 하는 일이니까 피곤하지도 않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그렇게 된다는 겁니다.


    (2015년 6월 26일, 김수행 선생의 마지막 거리 강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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