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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뮤니스트 18호] 자본주의 ‘안전한 섬’을 뒤흔든 3일
  • 자본주의 안전한 섬을 뒤흔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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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시작된 노동쟁의와 파업 물결이 이제는 복지 국가이자 자본가들의 낙원인, ‘안전한 섬으로 알려진 스칸디나비아 전역으로 퍼졌다. 지난 수십 년, 이 지역에는 이렇다 할 계급 분쟁징후가 드러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발생한 쟁의는 부르주아지의 공격에 대한 노동계급 행동의 전 세계적 본질을 설명한다. 노동자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체념케 하는 모든 공격을 더는 견딜 수 없는 까닭이다. 노동계급은 전 세계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핀란드 운수 노동자들이 일으킨 파업으로 열 곳의 주요 항구가 타격을 입었으며, 목재 산업 및 제지 산업을 강타했다. 헬싱키의 경우 철도 파업이 벌어졌다.1)

     

    노르웨이에서는 지난주에 수만 명의 노동자가 실질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였다.2) 이는 비록 조합을 통해 조직된 것이지만, 지난 20년 이래로 최초의 대규모 파업인 데다가 중앙 임금 협상이 충돌이 벌어진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벌어진 것이기에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3)

     

    하지만 스칸디나비아에서 벌어진 파업 가운데 가장 중요했던 것은 스웨덴에서다. 2021년 스톡홀름 교통 위원회는 202331일부터 철도 경비원을 감시 카메라로 대체하기로 했다. 기관사의 주장은 디지털화와 자동화란 그저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그렇게 하면 운전자와 승객의 안전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거였다. 그들이 핵심적 안전 조치를 없애는 계획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철도 회사, 정치인, 노동조합이 알아야만 한다는 점이 확고했다.

     

    414, 외곽 지역의 기관사들은 철도 경비원의 복직 및 안전 조치 의무 사항을 요구하면서 와일드 캣(비공인)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4) 파업 참가자들은 그것이 자신과 승객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객 응대 노동조합(the Unite of SEKO)은 불법 파업을 적발했지만, 자신의 조합원들에게 출근을 권유했을 뿐, 이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만약 (노동)조합이 노동계급의 조직이라면, 와일드 캣 파업이 발생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노동자들은 왜 자신의 조합을 떠나는 것인가? 노동자의 권리를 거짓으로 옹호한 이들은 다음의 성명을 냈다.

     

    우리는 불법 파업이 계획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스톡홀름에 통근 열차를 요청했다. 우리는 조합원들 모두가 현장에 복귀하리라 여기고 있다.”5)

     

    또한, SEKO는 특정 와일드 캣 파업, 불법 파업을 조직하는 것이 현 협상에 해만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는 철도운수업체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단체 협상을 시도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스톡홀름의 공공운수업체 조합원들도 포함된다. 협상에서 우리는 조합원들의 노동 환경 및 조건개선에 관한 주요 사항을 타진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불법 파업과 비공인 파업을 조직하는 것은 협상을 어렵게 만들 뿐이다.”6)

     

    이러한 언급에도 단념하지 않고 기관사들은 파업위원회를 조직하고, 417일 새벽 3시를 기점으로 중앙기차역 밖에서 피켓 시위에 착수, 3일 동안 와일드 캣 파업을 벌인다고 알렸다. 80%의 기관사들이 참여했으나, 이들은 수습기관사들뿐이었다. 덧붙이면, 노조 대표자들과 활동가들은 거부했다. 수습기관사들은 해고될 것이기에, 그들의 입장은 당연하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노동자들의 조직이라면, 노조의 대표자들과 활동가들은 피켓의 전면에 나설 의무가 있다. 이번 파업의 여파로, 80%의 외곽 지역 열차 운행이 중단되었다.

     

    철도 기관사들 간의 연대는 놀라울 정도였다. 그뿐만 아니라, 이 파업에 대해 수많은 공적 지원이 있었다. 비단 임금에 관해서가 아니라 안전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승객들은 기관사들의 요구사항과 염려들을 수용했다. 프랑스에서 벌어진 최근의 쟁의들 역시 여론에 영향을 끼쳤는데, ‘조금 더 프랑스처럼 되는 게 필요한느낌이 그것이다. 다음과 같은 견해에서 밝히듯, 공적 담론 역시 와일드 캣 파업의 본질에 지지를 시사했다:

     

    와일드 캣 파업이 성과를 거두었다!’

    와일드 캣 파업 만세! 정말 영감을 얻었다!’

    모든 권력을 우리 열차 노동자에게! 이 파업이 불법이기에 분명 잠재력을 지녔다!’7)

     

    기관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파업 기금이 조성되었는데, 3일간 약 150만 크로나가 모금되었다. 기관사들은 와일드 캣 파업을 벌인 것에 대해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할 것이라 예상하여, 자금은 기본적으로 노동의 법정 비용과 손해비용 충당에 사용될 것을 알렸다.

     

    스톡홀름 지역 의회(사회민주당, 녹색당, 중앙(농민)) 대부분의 지원을 받는 철도 회사(MTR)는 운전기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그들에게 즉각적인 업무 복귀를 요구했다. 평소 손해배상액의 두 배를 청구한 것이다. 회사는 파업 손실금을 표준화한 금액 회당 1인 별 3천 크로나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한다.8) 표준액이 책정된 이후 화폐 가치 상승으로 회당 16천 크로나를 요구하라고 고용주 단체는 추천했다.9) 기관사들이 와일드 캣 파업을 벌일 것이 분명 해지자, MTR은 이를 와해시키기 위해 손해배상 청구, 해고, 노동 법원에 제소 등 여러 위협을 가해왔다. 이들 위협은 무력했으며, 파업 참가자들을 저지하지 못했다.

     

    녹색당원이자 교통 담당 지역 의원은 파업 중인 노동자들을 상대로 격렬히 공격했고, 그들을 갈취 및 승객을 인질로 잡은것에 대해 고소했다. 이 공격은 민주적 결정을 사보타주한 혐의를 받는 민주적 공무원들에게까지 확대되었다. 스웨덴 기업 연맹의 부회장 마티아스 달(Matthias Dahl)은 노동자들이 자행한 사보타주에 반대하며 언급했다. (그는 매우 민주적이고 깨어있는 인물이다)


    이러한 행동은 처벌받을 수 있으며 또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민주적으로 내려진 결정들을 사보타주할 수는 없다와일드 캣 파업은 스웨덴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와일드 캣 파업은 노조의 승인 없는 파업을 의미한다. 이것은 불법 쟁의 행위이다. 공동결정법(MBL)에 따르면 노조는 반드시 파업을 종료시켜야 한다.”10)

     

    SEKO는 자의적으로 파업과 거리를 두었다. (Dahl)은 노조가 스웨덴 산업계의 자부심임을 선언하였으며, 거리 의회를 내건 노동자 총궐기에 명백한 반대 의사를 표출했다.

     

    스웨덴 노동 시장 및 스웨덴 노동 시장 모델 규칙을 옹호하는 노조에 경의를 표한다. 우리 당원들은 민주적 결정에 반하지 않고,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강구 할 것이다노동 법원은 파업활동가들 대한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또한 그들은 해고될 위험이 있다와일드 캣 파업은 스웨덴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노동 시장이을 표출하는 사회적 결속을 두려워해야만 한다. 우리 스웨덴에서 거리 의회란있을 수 없는 일이다.”11)

     

    MTR 기관지 주간 에릭 죄데르베르크(Erik Söderberg)의 보고에 따르면, 그들은 노조와 긍정적 협상을 벌였으며 노조를 협상에 중요한 동료로 간주한다. 지역노조 관료 중 어떤 이는 자신이 와일드 캣 파업을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모든 협상과 조치들이 노조 계획 내에서 시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6년째 지역노조 대표를 맡은 그는 와일드 캣 파업에 조금의 공감도 없었으며, 노조 규정 틀 내에서 협상과 쟁의 행위를 신뢰했다.”

     

    반대로, 노조 활동가, 공무원, 스웨덴에서 권위 있는 이들의 주장과는 상반되게, 대중의 의견과 견해들은 턱 밑까지 차오른 분노를 드러냈으며, 노조를 향한 거부감과 적개심을 표출했다.

     

    기관사들이여 용기를 내자! 그리고 여러분이 그곳에 있는 까닭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노조여, 부끄러운 줄 알아라!’

    현재 노조가 너무도 소극적이기에, 우리는 와일드 캣 파업이 늘어나기를 원한다.’

    기관사들을 응원한다. 포기하지 말자! 계속 싸워나가자! 노조는 무용지물이다.!’

    스웨덴의 노조는 자신의 경계를 상실해 버렸다. 노조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거기에 남아 있는 것이 낭비로 여겨진다.’

    ‘SEKO(노조)와 다른 노동조합에 올바른 비난을 해라. 여러분은 자신의 의무를 저버렸다. 만약 여러분이 노동자를 대표하지 않는다면, 존재한 권리가 없다.’12)

     

    노동조합은 노동자 투쟁 질서를 어지럽힐 뿐만 아니라, 상황이 필요로 한다면, 노동 현장에 경찰까지도 등장시킬 것이다. 보기를 들면 영국에서,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 세계에서, 최대 노동조합인 유나이트의 간부가 노동자의 고용을 막기 위해 정치적으로 부적합한 견해를 가진 노동자 블랙리스트를 작성, 고용주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생산과 산업에 확고한 안정성을 꾀했다.13)

     

    스웨덴 부르주아지는 사사건건 강조했던 민주적 정치인들에 의한 민주적 의사-결정논리에 따라, 노동자에게 불안정한 노동 환경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려고 했다. 이번 사흘 간의 와일드 캣 파업의 중요성은 노동자들이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스스로 희생했을 뿐 아니라, 민주적 결정에 도전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스웨덴 부르주아지에도, 노동조합에도 매우 도전적인 것이다. 사흘 간 이어진 이번 와일드 캣 파업은 노동조합에 눈엣가시였기 때문에, 얼마 있지 않아 그들은 사전에 계획된 파업을 추진하고, 노동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과격한 언어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이렇게 급진적 모습을 내비침으로써,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에게 잠복해있는 분노를 궁극적으로 노동계급의 패배로까지 연결하려고 할 것이다.

     

    이들은 서방 국가에서 노동계급을 상대로 가장 반()노동적 정책을 펴고 있는 노조들로, 심지어는 시위하는 노동자들을 브랙리스트에 올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자본의 좌파는 노조 간부들의 종이 연대를 유럽 노동자들의 계급적 연대와 동일시하고 있으며, 주변 자본주의 국가들의 노동계급과 동일시 한다. 서류상 연대는 세계적 수준의 노동계급 대대들이 그들의 진정한, 실질적 계급 연대를 실현하는 것을 가로막는다.

     

    자본주의의 낙원 안전한 섬을 뒤흔들었던 사흘 간에 걸친 역사적 와일드 캣 파업에 참여한 기관사들은 영웅이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심각한 취약점도 있었다. 비록 대중들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다고는 하나, 기관사들은 자신들의 계급적 형제자매들을 언급하지 않았다. 파업이 다른 영역으로까지 확대된 것도 아니며, 시작부터 사흘 간만 지속할 것으로 결론지어진 것이었다.

     

    우리 모두 공감 파업을 해야 한다.’, ‘우리 여행자들도 파업을 벌여야 하며, 기관사들을 지지해야만 한다.’와 같은 타인의 의견들이 중요했다. 우리는 오로지 다른 산업으로 투쟁을 확산시켜, 우리의 형제, 자매 계급과의 연대를 확보함으로써 우리의 요구사항을 부르주아에게 부과할 수 있다.

     

    임금 노예가 존재하는 한, 자본주의는 존재한다. 지상의 지옥이 노동계급, 임금 노예를 기다리고 있다. 계급투쟁만이 유일한 해답이다. 우리 계급이 나아갈 길은 아직도 멀었다. 부르주아지는 무엇보다 계급투쟁의 유령을 두려워한다. 계급투쟁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자본주의 체제를 혁명적으로 붕괴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이 야만적인 자본주의 체제, 추악한 자본주의 체제는 무너져야만 한다.

     

    미래는 계급투쟁에 달려 있다!

     

    국제주의자 목소리(Internationalist Voice)

    2023324

     

    <>

    1) 철도 파업

    2) 노르웨이의 파업

    3) 역사적인 파업

    4) 1970년대 스웨덴에서 와일드 캣 파업은 흔한 것이었다. 1975년에는 약 300건의 와일드 캣 파업이 있었으나, 1991년 이후 거의 없었다.

    5) 고객응대 노동조합(The Union for Service and Communications Employees)

    6) 본문 참고

    7) SVT

    8) 2017년 여름 청소노동자의 와일드 캣 파업에 대해 2018년 노동 법원은 불법으로 단정 짓고, 그들에게 각각 2500에서 3500크로나에 이르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9) 보기를 들어, 한 명의 기관사가 3일간의 파업 기간에 2교대로 근무 시, 그는 손해액 12천 크로나를 갚아야 한다.

    10) 스웨덴기업연합

    11) 10) 참고

    12) 7) 참고

    13) 유나이트 노조의 간부들은 마흔 곳의 기업과 함께 작업, 32백 이상의 노동자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노조의 간부들은 경고와 함께 자신들의 리스트에 폭력적임’, ‘말썽꾼’, ‘관리대상세 그룹으로 노동자들을 분류했다. 블랙리스트의 결과로 노동자 상당수가 장기간 공석으로 방치되었다. 장기간의 실직은 민주주의국가 영국의 노동자들에게 고통스러운 문제를 초래했다. 아래의 링크를 통해 가디언의 보도를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theguardian.com/politics/2017/apr/04/unite-officials-face-allegations-of-collusion-with-firms-that-are-blacklisting-activists

     

    <출처>

    https://en.internationalistvoice.org/three-days-that-shook-the-safe-island-of-capit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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