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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래는 맑시즘 연사 김공회 선생의 페북 글입니다.
  • 평등세상
    조회 수: 3540, 2015-02-06 11:58:19(2015-02-06)
  • 나는 내일부터 열리는 <맑시즘 2015> 행사에 연사로 참여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요즘 아시는 분들은 아시듯이.. 이 행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좀 있다. 해서 며칠동안 고심 끝에..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행사를 주최하는 노동자연대 측에 보냈다. 부디 일이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혹시 모를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아래 결정은 나 혼자서, 스스로 내린 것이다. 노동자연대 지도부의 좀 더 적극적인 반응을 촉구하고자 이메일을 여기에 공개한다.

     

     

     

    안녕하세요. 이번 "맑시즘 2015"의 연사를 맡은 김공회라고 합니다.

     

    최근 맑시즘 행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1년 여름에 벌어진 한 성폭력 사건(이하 '사건')과 관련된 것인데요, 행사가 열리는 고려대학교 몇몇 학내자치단체를 포함한 대학단체들이 성명도 냈더군요. 그래서 저도 사안을 조금 살펴보았는데요,

     

    일단 저는 위 '사건'과 관련, 노동자연대가 직접적으로 성폭력을 자행한 단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건'의 처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대응하신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부터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사태를 해결하려고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몇몇 조직원들 차원에서 우왕좌왕하면서 불필요하게 사태가 커진 것도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3년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사태가 정리되지도 않았고 성폭력의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행사에서 맑시즘 2015 운영진이, 노동자연대를 대표해 그간 피해자 측에 반박하는 글을 써오신 분들을 페미니즘 관련 연사로 모신 것은 커다란 실수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마지막 사항은 지극히 실망스럽습니다. 만약 제가 생각하는 대로 맑시즘 행사가 노동자연대라는 특정 조직의 '집안잔치'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변혁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의 축제의 장이라면(저도 그렇기 때문에 연사로 참여하는 것을 흔쾌히 결정한 것입니다), 위 '사건'의 피해자들도 (공격하고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보듬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적어도 페미니즘 연사는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분이었어야 합니다(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저는 해당 연사분들과 어떠한 개인적 원한도 없습니다). 물론 그 반대로, 아예 이번 맑시즘 행사를 페미니즘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의 장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그리고 기왕에 지면과 sns를 통해 수많은 논쟁이 오가기도 했으므로, '사건'의 성폭력 피해자 측의 인사들까지 망라하여 종합적인 토론, 나아가 화해의 장을 만들었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맑시즘 행사는 전혀 그래 보이지 않습니다. 소극적으로나마 '중립'을 가장하지도 않았고, 적극적인 문제해결의 의지도 보이지 않습니다. 기왕에 벌어진 문제를 깔끔하게 털어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도, 오히려 맑시즘 2015와 같은 대중행사를 통해 상대를 압도함으로써 기존의 갈등을 강압적으로 끝내고자 하는 의지까지 보입니다. 조직보위에만 급급하다는, 노동자연대로서는 어쩌면 억울할지 모를 혐의를 스스로 만들어낸 꼴입니다. 이를 지켜보며, 저는 한 가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혹시 이러한 태도로, 지금까지 '사건'의 피해자를 대해온 것은 아닌가요?

     

    이러한 상황에서, 제가 애초 계획대로 맑시즘 2015 행사에 연사로 참여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피해자의 고통에 눈을 감고, 제가 답답하게 생각하는 노동자연대 지도부의 행태에 동참하는 것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번 맑시즘 2015 행사를 '사건'의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간의 오해와 잘못을 바로잡는 장, 그리하여 나아가 우리 운동사회를 좀 더 건전하게 가꿔나갈 수 있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노동자연대 운영진의 명확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연사로서 참여하겠다는 결정을 철회할 것입니다.

     

    노동자연대는 '맑시즘'과 같은 행사를 명실공히 한국사회 최대의 마르크스주의 잔치로 가꿔내신 데 대하여 자랑스러워할 자격이 있습니다. 부디 현명하게 결정하셔서 이러한 자랑꺼리에 흠집을 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행사가 시작되는 2월 6일 금요일 오후 1:30까지 가시적이고 긍정적인 답변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김공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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