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뮤니스트 남궁원 동지 계승사업회
故 남궁원 동지에게 보내는 편지
  • 다른 삶
  • 사랑
    조회 수: 1397, 2013-06-29 10:22:38(2013-06-29)
  • 남편~

    날씨가 많이 더워.

    땀은 흐르는데 더운걸 모르겠네.

    추워도 추운걸 모르고, 더워도 더운걸 모르겠어.

    오늘은 무슨요일인지 빨간날인지 아닌지 그것도 잘 모르겠어.

    날씨나 요일 그런 것들이 아무 의미 없네.

    눈뜨면 일어나 자기 보러 가는거 집에 돌아와 건이 보는거 외에 다른 것들은 그냥 딴세상 얘기야.


    엄마가 아침 일찍 와서 마늘을 캐고 있어.

    나오는길에 보니 마늘농사가 잘됐더라.

    남편이 봤다면 좋아 했을텐데...

    남변과 함께 수확의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면 행복했을텐데...

    애물단지가 되버린 마늘을 엄마가 해결해주네.

    건이아빠가 봤으면 좋아 했텐데 하며 한숨으로 마늘을 캐고 있는 엄마를 두고 나왔어.

    밭에 나와 담배 입에 물고 이것 저것 보며 뿌듯해하던 남편.


    이제 다른 삶이 시작 되는거 같아.

    우리가 버리지 못해 미련스럽게 쥐어 잡고 있던 것들, 이제 다 놓고 새로 시작해야지.

    우리 앞 뒤를 다 막았던 장애물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어.


    어제 건이 보고 활짝 웃으시는 반쪽이 되신 어머니, 일 끝내고 오느라 지친 엄마를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어.

    어머니, 엄마를 위해서라도 더욱 기운을 내야겠어.

    다시 침울해지고, 눈물이 나려고 하는 나에게 자기가 힘을 주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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