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뮤니스트 남궁원 동지 계승사업회
故 남궁원 동지에게 보내는 편지
  • 살아가고 있어...
  • 사랑
    조회 수: 1772, 2013-06-26 10:41:11(2013-06-21)
  • 자기야~

    오늘은 울 남편 어떤 모습으로 날 기다리고 있을까?


    날씨에 3한4온이라는게 있지.

    내 감정의 기복이 그 비슷한거 같아


    하루는 자기 사진 보며 울다 멍때리다를 반복해.

    하루는 쉼없이 반찬을 만들고 건이 간식 준비하며 부엌에 붙어 있어.

    하루는 미친듯이 청소를 해.

    청소하며 참 많은 것을 버렸어.

    "다 필요 없어. 남편이 집에 없는데, 쓸사람도 없는데"

    울다 악에 바쳐 하늘 쳐다 보며 저주를 퍼붙기도 해.

    "남궁원이 뭘 잘못했는데? 

    착하게 산게 죄야?

    힘들게 산 사람 이지경 만들어 놓으니 속 시원해?

    나는?

    내가 잘못해서 그런거야?

    내가 뭘 그리 잘못했는데?

    나도 힘들게 살았어.

    나는 행복하면 안되는거야?"


    너는 내운명 영화 기억하지?

    딸을 잃은 여자주인공이 하늘을 쳐다보며 저주를 퍼붙잖아.

    그모습이 내모습이 되네.


    이러다 정신줄 놓는거구나,

    이러다 미치는거구나,

    생각이 들때,

    "엄마" 하고 건이가 들어와.

    그럼 "그래, 난 엄마야. 건이를 지켜야지"하며 놓았던 정신줄을 다시 잡게돼.


    이런 힘든 며칠을 보내고 나면 평온이 찾아와.

    평온이라기보다는 아무 감정이 없는 상태.

    이럴땐 큰소리로 웃기도 하고, 사람들이랑 수다도 떨어.

    억지로 좋은 생각을 하기도 해.

    밥하는 시간이 줄었네.

    반찬을 조금만 만들어도 되는구나.

    건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가 집에 있구나.

    간식도 챙겨 줄수 있네.

    반찬 이것저것 챙겨 맛난 저녁 아들이랑 같이 먹을 수 있네.

    울 남편 지금도 우리 옆에 있으니 다행이다.

    슬픔을 같이 나눌수 있는 가족이 있어 고맙다.

    남편 동지들, 학교 식구들 모두 우리 걱정해주고 도와 주니 얼마나 좋아.


    점점 평온의 시간을 늘려 가도록 노력 할꺼야.

    살아가야하니까.

    내남편이 이렇게 잘 이겨나가고 있는건 나보고 잘하라는 뜻이니까.


    자기야 

    자기가 이렇게 말하는거 같아.

    "너 뭐하냐? 정신차려야지. 어이 정신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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