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뮤니스트 남궁원 동지 계승사업회
故 남궁원 동지에게 보내는 편지
  • 거기는 편안해?
  • 사랑
    조회 수: 2007, 2013-07-12 13:08:07(2013-07-12)
  • 자기야 그곳은 편안해?

    답장 없는 편지 그만 하고 싶었는데 맘이 허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어와 보다 오늘은 편지를 써.

    내가 많이 울어 힘들지?

    자기옷, 신발, 책 울남편 흔적들 정리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눈물이 흐르네.

    울 남편 아침밥, 저녁밥 차릴 때마다 억장이 무너져.

    밥 먹는 자기 모습 보고 싶은데 사진밖에 볼 수 없는 현실.


    마지막을 준비하지 못했어.

    꿈도 꿨는데,

    아가씨들이랑 그날따라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는데,

    그날은 만나는 사람마다 그만 보내주라고 했는데...

    울 남편 그렇게 내게 신호를 보낸건데 이 무딘 마누라는 몰랐네.

    알았더라면 그렇게 혼자가게 하지 않았을텐데...


    우리 아들 건이는 왜 울지 않았을까?

    오히려 지금은 건이가 편안해 보여.

    태풍이 몰아 닥치기전 고요함일까봐 두렵기도 해.

    나는 오늘이 힘든데, 우리 건이는 내일이 힘들거라네.


    나는 이렇게 매일 눈물 흘리다 점점 눈물이 마를꺼야.

    내 그리움이 이따위 눈물로 채워 질 순 없지만 지금은 흐르도록 놔 둘래.

    지금은 사람들 속에 들어가는 것이 힘들어.

    자꾸 울컥해서...

    건이가 밖에 나갈때 아빠의 부재를 알리는 머리핀을 못하게해.

    건이맘을 알듯 모를 듯해.

    10일 후면 이사를 가.

    그때까지는 자기를 그리워 하며 맘껏 울꺼야.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 다 쏟아내야지.


    건이랑 나 이사가서 잘 살아볼께.

    자기가 남겨 놓은 일 내가 어디까지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 해야겠지?


    자기야 거기서도 건이랑 나 지켜 줄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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