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뮤니스트 남궁원 동지 계승사업회
故 남궁원 동지에게 보내는 편지
  • 이제는...
  • 사랑
    조회 수: 1840, 2013-07-25 02:46:35(2013-07-25)
  • 사랑...

    나는 이제 자기를 보내려고 해.


    이삿날 새벽 미친듯이 퍼붓던 비가 이삿짐 나르면서 그치더라.

    자기가 좋아하던 밭에서 많이 울었어.

    자기가 바라보던 땅과 하늘 나도 똑 같은 자세로 쳐다보며, 남편 그리워 눈물이...


    이사한 집 습기도 없고, 바람도 잘통해.


    이사 하면서 사망신고 하고,  홀로 숨어 울었어.

    나 홀로 어딘지 모를 으슥한데 숨어 소리 지르며 울부 짖었어.

    울어도, 소리 질러도 내 아픔이 가라 앉지 않더라.


    모든 것이 너무 잘돼고 있어.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거 다 자기가 해주고 있는 거지?

    자기가 내 옆에서 다 해 주고 있는거 알아.

    그거 살아서는 안돼는 거였어?

    난 불편해도, 가난해도 자기가 살아 숨쉬면 좋겠다.


    자기야...

    사진속에 자기 표정만 봐도 어떤 맘인지 다 알겠는데, 지금은 자기 맘 어떤지 모르겠다.


    이제는 내 힘으로 살아야겠지?

    자기가 날 지켜 주니 두려 울 건 없어.

    잘 살꺼야.

    열심히 살께.

    건이 잘 키워볼께.


    내 눈물이 마르더라도 서운해 하지마.

    그건 내가 건이를 위해 살아보려는 발버둥이니까.

    내가 자기를 가슴에 품고 싶어 남겨 놓은 것들 가져가려 하지마.

    그건 내가 살아가는 힘이니까.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듣고 싶은 내맘 아무 것도 채워질수 없지만, 그맘으로 살아 갈께.


    나는 이제 남편, 남궁원, 건이아빠를 내 가슴속에 품으려고 해.

    내가 가는 그날까지 기다려 줄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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