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뮤니스트 남궁원 동지 계승사업회
故 남궁원 동지에게 보내는 편지
  • 자기야
  • 사랑
    조회 수: 499, 2016-05-01 03:12:51(2016-05-01)
  • 자기야 나 잘 버티고 있어

    자기가 그토록 바라던 공무원도 됐어

    꿈에도 그리던 정규직이 된거지

    그런데 남궁원은 없네


    도망치고 싶었어

    나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에게 안심하라고 말하고 싶었어.

    건이의 흔들리는 눈빛에 말하고 싶었어.

    "엄마 괜찮아. 아빠는 늘 우리 옆에 있어"


    살아가는 목표가 필요했어

    바닦으로 떨어진 내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었어.


    애써 내 슬픔을 외면하며 목표를 향해 달려 왔어

    목표를 이루었지

    끝임없이 남편에게 꿈을 이루게 해달라고 외쳤던 것처럼 나는 꿈을 이뤘어.

    그런데 내남편은 없네


    이 공허함은 뭘까?

    빈 집에 홀로 앉아 흐르는 눈물은 뭘까?

    아침에 눈을 떠 빈 옆자리가 익숙해 지는 것이 왜이리 슬플까?


    시청사람들은 아직도 말해

    가족들이 자랑스러워 하겠네요.

    남편이 제일 좋아하지요?

    나는 그냥 웃으며 대답해

    "네, 너무 좋아해요. 말은 안하지만"


    난 아직도 자기가 그리워

    3년이 지나면 보내야 한다지?

    자긴 벌써 떠난나?

    떠나 보낼 수는 있어도 그리움은 버릴 수 없는 거잖아.

    해가 갈 수록 자기 얼굴은 희미해지는데 그리움은 커지네


    미안하지만 나 자기 미워할래

    나랑 살면서 나 힘들게 했던거만 되세겨 볼래

    그러면 조금 내 아픔이 작아 질 것 같아


    건이는 자기가 그랬던 것처럼 아빠에대한 그리움이 커지는 것 같아

    나는 미웠던 기억으로 내 아픔을 치유하고 있는데 건이는 다른 방식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있는 것 같아.

    나름 도망치지 않고 잘 정리하고 있는 것 같아


    나는 소망해

    세상이 자기를 잊이 않기를

    내가 기억하는 만큼, 내가 사랑하는 만큼, 세상이 자기를 기억하기를

    그것이 욕심이라면 적어도 건이만큼은 내가 기억하는 만큼 기억해주기를


    자기야

    난 왜 아직도 자기가 그립지?


    어쩌면 자기가 그리워서 잘 살아가도 있는지도 모르겠다.


    부탁이야

    멀어지지마

    희미해지지마

    꿈속에서 살아지지마

    내 기억속에서 살아지지마

    자기 모습이 아직은 내가 살아가는 희망이야.


    나 잘 살고 있어

    아직은 자기 모습이 남아 있어


    나 잘 살거야

    사라지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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