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뮤니스트 남궁원 동지 계승사업회
故 남궁원 동지에게 보내는 편지
  • 여보야 당신...
  • 사랑
    조회 수: 662, 2016-05-28 02:36:12(2016-05-28)
  • 여보야 당신

    몰랐어

    이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만이 자기를 그렇게 부를 수 있었다는 거.

    자기가 내게 "당신" 그럴 때마다 어찌나 오글거리던지.

    "당신" 그소리가 듣고 싶네.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당신"이란 말로 자기를 불러 보고 싶네.


    아버지.

    우리 아들 건이는 이렇게 자기를 불러 볼 수 없어.

    아빠로 떠난 내님을 건이는 흰머리가 나도록 아버지가 아닌 아빠로 기억하고 부르겠지!

    조금만 더 기다려 주지.

    건이가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을 때까지만 곁에 있어주지.


    여보 당신, 아버지

    난 평생 이소리가 들릴 때마다 가슴이 아리고 눈물이 날 거 같아.

    울 남편 여보 당신, 아버지 소리 한 번 못 듣고 먼길 떠나 버렸네.

    여보 당신, 아버지

    그 의미만큼의 애증을 쌓아가며 내 곁에, 건이 곁에 머물렀어야 할 내 소중한 사람.


    흰머리가 늘어가고 있어.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 자기 곁으로 가는 날만 기다리고 사는 건 바보같은 짓이지?

    떠나는 날만 기다리고 사는 건 참 많이 아픈 거 같아.

    이제 그만 아프고 싶다.

    자기 그리워 하며 나 오래 살래.

    건이가 나를 "어머니"라고 부를 때까지 살래


    같이 걸어가는 다정한 부부를 볼때마다 질투가 나.

    사무실에서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낄때마다 자기가 없는게 서러워

    힘들때마다 술한잔 하고 싶은 사람이 내남편 남궁원인데 곁에 없어서 외로워.


    그래도 자기가 우리 기다려 준 시간.

    힘껏 잡아 주던 그 따스한 손길.

    그거면 충분해.

    나 잘 살 거야.

    울 아들 건이 멋지게 살거야.


    제발 하늘 처다보며 중얼거리는 내게 없다고만 말하지 말아줘.


    난 아직도 당신 여보야가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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